[대한민국사 5가지 쟁점] 1강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사, 좌절의 역사인가 희망의 역사인가'



참여연대가 시민강좌를 마련했습니다. 부설기관 참여사회연구소의 주최로 5월 29일부터 6월 26일까지 총5회에 걸쳐 '대한민국사 5가지 쟁점'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강좌는 시민들과 함께 시민사회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적으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좌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강좌는 5월 29일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대한민국사, 좌절의 역사인가 희망의 역사인가'로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1강에 대한 후기입니다. 2강은 6월 4일 '식민지경제는 대한민국을 근대화시켰는가' 라는 주제로 충남대 허수열 교수가 강의에 나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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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울산에서 상경해서 달라진 것 가운데 하나는 마음을 먹고 시간까지 허락된다면 이런 뜻 깊은 강좌들을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언론매체에서나 접한 한홍구 선생님을 직접 뵙니 따뜻한 미소에 덥수룩한 수염까지 더해진 모습에 더욱 친근함이 느껴졌다.

<대한민국사 5가지 쟁점>에 담긴 주제들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을 해보았음직한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참여연대 회원과 일반시민들 뿐 아니라, 인터넷 언론의 기자들과 이웃단체 활동가들까지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한홍구 교수는 "한홍구는 왜 그렇게 비관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가?"라는 비판을 듣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신은 누구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역사 그 자체가 현재 나타나는 문제의 원인을 과거로부터 찾아 고쳐나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부분들을 놓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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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뉴스

한홍구 교수는 요즘 유행하는 개그코너 '같기도'의 이름을 빌어 '대한민국사는 민주화된 것도, 안 된 것도 아닌 같기도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런 '같기도의 역사'는 임시정부의 강령과 정책을 계승했다는 대한민국 건국사에서부터 태동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대한민국 건국사는 단지 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일제시대 반미를 외친 친일파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반공투사'로 변하며 친일 청산을 주장한 민족적 양심세력들을 역으로 처단하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40년대 이후 친일행위는 용서할 수도 있지만 친일파들이 저지른 해방 이후의 반민족 행위가 더 용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일 과거사 청산이 '누구의 아버지가 친일파다' 식의 '아버지 찾기'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고문경찰 이근안의 계보 위에 친일경찰 노덕술이 있음을 예로 들며, 우리 사회에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임을 이야기했다.



강좌 내용 가운데 흥미로웠던 건 '임시정부의 강령과 정책이 대한민국 현대사 그 어느 정치세력도 내걸지 못했던 급진적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8시간 노동제,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토지국유화, 중요산업과 대생산기관의 국유화, 파업의 자유와 권리 등을 정강정책으로 담고 있었다. 한홍구 교수는 "지금의 보수세력이 과거 자유당의 정강정책만 보면 국가보안법으로 신고하고 싶어질 정도"라며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이념 구도가 과거에 비해서도 후퇴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홍구 교수는 수강생들을 향해 "민주화 되어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었다. 누구도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한 교수는 "진짜 행복해진 사람은 재벌, 언론, 사립학교, 교회"라며 '민주화 이후, 서민이 행복으로부터 소외된 이유'를 "분배에 대한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사회양극화가 걷잡을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행복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시민운동도 그 노력 가운데 하나다. 변화의 방향과 에너지는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행동하는 시민이 세상을 바꾼다는 테제를 우리는 이미 스무해 전 87년에 증명하지 않았던가. 지금도 그 테제는 유효하고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바쁘고 더운 날, 참여연대 강당에 모이지 않았던가.

한홍구 교수도 이 점을 강조한다. 과거사 청산의 방향키를 바르게 움직이는 힘도 시민에게 나올텐데, 그러려면 시민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하고 참여하도록 시민사회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사 청산이 바로 '당신'에게 어떤 이익이 되어 돌아가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밥'의 문제를 핑계 삼으며 과거사 청산을 외면하는 세력들이 그 '밥'의 문제를 전유물로 삼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홍구 교수는 오늘날 젊은 세대 또한 민주화운동을 한 선배세대를 비판하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그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우리'를 구성하고, 스스로의 5월과 6월을 다시금 만들어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기획강좌를 시작하기 전에 음료와 케익에 잔잔한 음악까지 곁들이며 강좌를 들으러 온 시민들에게 여느 강좌와는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려 애썼다. 더 많은 참여연대 회원들과 시민 여러분이 참여사회연구소의 색다른 강좌를 맛볼 수 있길 바란다.

장동엽 (참여연대 간사)
2007/06/04 10:34 2007/06/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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