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시민운동 현장체험⑦] 당신의 생각을 '직접행동'하라
시민교육 :
2007/06/19 14:02
한미FTA, 괴물인가 선물인가⑦ 참가자 직접행동의 날
'직접행동'은 참여연대 현장체험 프로그램 중에서 단연 백미였다. 여러 토론과 강연 과정을 통해 정리한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아는 바와 생각을 더 구체적이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어떤 주제로 할까? 어떻게 하면 더 잘 한미FTA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두 가지 방법을 기획해냈다.

▲ 미친소잡기 게임에 참가하는 어린이
하나는 이름하여 ‘미친소잡기 게임’이었다. 광우병이 의심되는 미국 쇠고기의 수입은 한미FTA의 선결 조건이었다. 우리는 미친소 가면을 쓰고, 두더지 잡기 게임 대신 광우병 소 잡기 게임(탈을 쓴 사람이 안에 들어가 두더지 잡기 게임의 두더지처럼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는 것)을 하기로 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근거를 적은 리플릿을 나눠주고 이벤트 참여를 권유하기로 했다. 시민들에게 뿅망치를 주고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광우병 소를 때려잡게(!) 하고, 그런 다음에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도록 하기로 했다.
또 하나의 계획은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 안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이었다. 지하철 열차 안에서 광우병 의심 쇠고기를 먹은 사람이 쾅하고 쓰러진다는 설정이었다. 그러면 그 주위에 사람들이 달려와 연극적인 대사와 피켓으로 광우병 의심 쇠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극을 꾸몄다.
처음 아이디어를 세울 때는 참신하고 좋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이것을 막상 실행에 옮길 생각을 하니 고려해야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 재미있어 하는 어린이들
미친소 잡기 게임을 하려면 참가자가 필요한데, 어떻게 주의를 끌어서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또 미친소 역할을 할 사람이 들어갈 만한 큰 상자를 구해야하는데, 상자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상자가 너무 높으면 사람들이 뿅망치로 소를 잡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리플릿은 어떤 내용으로 해야 참신하고 재미있고 잘 읽힐까?
지하철 안에서의 상황극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대사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퍼포먼스가 시작할 때부터 주의를 끌 방법은 없을까? 열차 안에 사람이 너무 붐비면 퍼포먼스를 할 수 없을 텐데, 언제 어느 곳에서 해야 좋을까? 등등. 고민은 한도 끝도 없었다.
내 머릿속에 있는 ‘한미FTA 반대’라는 한 다발의 추상적인 생각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으로 현실에 구현되기 위해서는 정말로 수많은 물음의 산을 넘어야 했다. 그리고 이런 고민들 하나하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서로 머리 맞대고 상의하는 과정은 너무 재밌고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

▲ 너무 세게 때리는 시민과 그를 말리는 친구

▲ 모두 숨어서 나오지 않는 미친소들

▲ '나도 한마디'를 적고 있는 시민들

▲ 포스트잇에 글씨를 쓰는 모습
기획과 준비 과정을 거쳐 토요일에 직접행동에 돌입했다. 나는 ‘미친소’ 역할을 맡아 인사동 길거리에서 다른 두 명과 함께 미친소 가면을 쓰고 신나게 뿅망치 세례를 받았다. 특히 이 이벤트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수많은 아이들이 참여해 신나게 광우병 소를 때렸다. 머리가 아프면서도 즐거웠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도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집안 식탁에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관심을 가지고 반대 메시지까지 남기고 가는 것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이 진행한 '국민이념성향'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업군으로 분류하면 ‘가정주부’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계층이라고 한다. 그런 주부들을 상대로도 한미FTA의 문제점을 설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고, 보람도 많이 느꼈다.

▲ 지하철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모습

▲ 광우병에 걸린 사람을 열연하는 참가자
인사동 캠페인이 끝나고, 참여연대 사무실에 들러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잠깐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겨 지하철로 향했다. 인사동 캠페인으로 참가자들 모두가 많이 지친 상태라 지하철에서의 퍼포먼스는 딱 3번만 하기로 했다. 어색함을 무릅쓰고 시도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과 박수까지 받았다. 처음에는 다들 ‘과연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흰 종이봉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I ♡ USA'라는 로고까지 박힌 자체제작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 김영익 씨가 용감하게 앞장서자 다들 과감히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오히려 끝날 때쯤에는 다들 재밌어하면서 한 번 더 해볼까 하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끝나고 나자 앞으로는 어떤 캠페인이든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캠페인에 필수(!)인 두꺼운 얼굴 가죽이 한층 더 두터워진 느낌도 들었다. ^^

▲ 상황극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뒤풀이를 하러 갔지만, 나는 가족 행사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져야 했다. 캠페인 과정에서 겪은 재밌었던 일들과 느낀 점에 대해 풀어놓고 싶은 이야기보따리가 한가득 있었는데…. 직접행동 참가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참신하고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우리 생각을 알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더 많은 행동과 아이디어로 한미FTA 반대 여론과 운동이 풍부해지고 강해졌으면 좋겠다.

▲ 인사동 거리에서 찍은 단체사진
![]() ▲ 참가자 서범진 이 글은 현장체험에 참가한 서범진 씨가 이 날 프로그램을 마치고 느낀 점을 정리한 후기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후기는 인터넷참여연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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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생각
참 좋은 방법들이네요. 젊은 친구들의 생생 튀는 아이디어 "미소죽임"카페로 담아갑니다.
여럿이 모여 이런 방법을 시도해 보아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