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5가지 쟁점 4강] 대안적 한국경제의 발전모델을 찾아서



참여연대가 시민강좌를 마련했습니다. 부설기관 참여사회연구소의 주최로 5월 29일부터 6월 26일까지 총5회에 걸쳐 '대한민국사 5가지 쟁점'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강좌는 시민들과 함께 시민사회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적으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좌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이 글은 4강에 대한 후기로 수강자 임광순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5강은 6월 26일 '53년 분단체제의 미래와 동북아 평화'라는 주제로 동국대 박순성 교수가 강의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편 참여사회연구소는 이번 기획강좌 강연내용 뿐 아니라 진보적 연구자 22명의의 원고를 묶어 <다시 대한민국을 묻는다-역사와 좌표>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이다. 대선을 앞두고 진행하는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제문제’의 해결을 차기정부에 희망하고 있다. 이는 굳이 대선국면이 아니라도 대다수 사람들에게 ‘경제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자 골칫거리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미FTA로 온나라가 시끌벅적한 오늘날, 한국사회의 경제적 대안은 무엇인가. 성공회대학교 신정완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가에 대하여 2시간에 걸친 강의와 토론의 시간이 있었다.

왜 경제적 대안을 이야기하는가

신정완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경제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빈민으로 부를 수 있는 비정규직에게는 “열심히 일을 해도 생계유지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찾아오는 위기감과 불만”이 있으며, 지배엘리트 또한 “개발독재 시대와 같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내지 못하는 경제사황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경제의 불만원인으로 신정완 교수는 첫째, 7~8%의 고도성장 시대를 거쳐온 한국인들이 3~4%의 평균적인 경제 성장률에 목마르다는 것. 둘째, 짧은 시간동안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급속도로 받아들이면서 경쟁의 패배자들을 위한 사회적 완충장치가 없었다는 점, 셋째, 사회양극화가 경제적ㆍ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정완 교수는 한미FTA에서 드러나듯 한국사회 지배엘리트 사이에 ‘리틀 아메리카’를 지향하는 합의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취약한 사회보험 체계와 빈곤문제를 안고 있는 ‘리틀 아메리카’ 모델이 중산층과 서민들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스웨덴 모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스웨덴 모델이란 무엇인가

스웨덴 모델의 경제성장방식이란 무엇인가. 한미FTA가 한국사회에서 주요한 쟁점이 된 후 더욱더 활발해진 경제대안의 논의 속에 등장한 스웨덴 모델은 성장과 분배를 대립적 개념이 아니라 상충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음을 스웨덴의 사례를 통해 벤치마킹하자는 것이다.

신정완 교수는 스웨덴 모델의 특징으로 첫째, 노사관계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였을 때 정부의 개입없이 중앙단체교섭을 통해 쟁점을 일괄타결하는 노사관계가 형성. 둘째, 대기업 중심의 자유주의적, 성장주의적 경제정책. 셋째, 거대한 규모로 정교하게 발전한 사회복지국가 모델. 넷째, 각 이익집단이 정부의 입안정책과 집행에 활발히 참여한다는 것. 다섯째,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실용적인 결정을 중시하는 정치문화. 이렇게 다섯가지를 꼽았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스웨덴 모델의 경제가 제대로 운용될 수 있었던 까닭은 세계1,2차 대전의 화염으로부터 안전했으며 20세기 초반 혁명 러시아의 주변부에 있었다는 지정학적ㆍ역사적 조건과 노조의 높은 조직률, 사민주의 정당 지도부의 뛰어난 지적능력, 조합주의적 의사결정구조라는 역사적 유산 등 스웨덴 내적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더 관대하거나, 스웨덴의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더 불만이 없다거나 하는 선천적인 이유가 아니라 이러한 스웨덴의 객관적 토대가 스웨덴 모델을 형성하고 운영할 수 있었던 진정한 이유라는 것이다.

스웨덴 모델의 위기와 극복

물론, 승승장구하며 세계 제일의 복지를 자랑하던 스웨덴에서도 경제정책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철강, 조선 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 노동운동의 급진성으로 말미암은 노사관계 갈등의 확산과 같은 역사적 경험 속에서 스웨덴은 경제적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사민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초긴축적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사용하고 사회복지지출을 대거 삭감하면서 위기로부터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이러한 사민당의 정책결과 스웨덴은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지만 더불어 복지정책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빈부격차문제, 실업문제, 이민자의 사회통합 문제 등은 여전히 스웨덴 사회의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강의가 끝나고 시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스웨덴 모델이 형성된 역사적 맥락, 스웨덴과 한국의 비교를 통한 현실적 차이 등에 대한 질문과 의견이 오고 갔다.

신교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와 사회운동의 성장을 통해 한국 노동계급의 세력이 더 강화되어야 스웨덴과 같은 노-사-정의 평등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한국정부가 조금 더 노동자 친화적이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한EU FTA에 대해서는 “한EU FTA 또한 한미FTA의 기준에서 진행될 것이며 단순한 조항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를 이식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위기’라는 한국경제에 대한 여러 진단과 해결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여러 정치세력, 이익단체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스웨덴 모델’은 이러한 갈등을 뛰어넘어 ‘성장’과 ‘분배’를 대립항이 아니라 상충적 관계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대안을 고민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신정완 교수의 지적처럼 스웨덴으로부터 배우면서도 처한 조건이 다른만큼 우리의 역사속에서 우리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임광순(강좌 수강자)
2007/06/26 12:07 2007/06/26 12:07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CivicEdu/trackback/2001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