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에서 하는 '주경야독'이라는 강좌는 저자와 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여기서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위한 명랑 경제학’이라는 강좌를 한다기에 신청하게 되었다. 우석훈 박사는 『88만원 세대』『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라는 일련의 책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와 경제체제의 부조리한 면을 낱낱이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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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중인 우석훈 박사


세 번째 강의에서는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외국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 조직론의 한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강의 초반부에 <스팀보이>라는 재패니메이션을 잠깐 보여주었는데, 이 내용을 현재 일본이 처한 상황에 대입하여 여러모로 분석하는 방식이 매우 재미있게 느껴졌다. 또한, 1960년대 북부 이탈리아에서 생성된 ‘63 그룹’을 설명하며 현재 한국의 지식인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를 통해 우석훈 박사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조직론'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강의에서도 그 연장선상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시장과 조직을 양 극단에 놓고 효율성과 안정성의 양 측면에서 어떤 조직으로 진화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라는 어찌 보면 한물간 명제를 조직론 관점에서 다시 놓고 보는 것이고 해답은 그 양극단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조직론에 대한 학문적 연구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슨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는 분업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아담 스미스는 핀 공장의 예를 들면서, 분업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윌리엄슨의 생각에는, 이론적으로 본다면 (분업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 모든 공정은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이루어져야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 공정은 하나의 조직 내에서 분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어떤 공정은 시장을 통해 거래가 성사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조직론'이었고, 윌리엄슨은 이를 '거래비용'으로 설명했다. 지금 보면 너무 당연하게 들리는 얘기지만, 1980년대에 이 이론이 나올 당시만 해도 혁신적인 내용으로 여겨졌고 주창자에게는 노벨상 수상의 영광까지 안겼다. 그만큼 조직론 자체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었던 탓이다. 이후 조직론은 아오키에 의해 일본과 미국의 기업 조직을 비교하는 연구가 이루어지며 더욱 발전했다.

이러한 조직론을 우리나라 기업을 설명하는 틀로 가져온 우석훈 박사는 우리의 '팀제'는 아오키 식의 J-firm(일본식 기업조직)이 왜곡된 형태로 도입된 것이라고 평했다. 팀제는 팀장 이하 팀원 간의 수평적 조직과 정보의 원활한 유통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도요타와 같은 일본 기업을 모델로 한 것으로 연공서열제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연봉제와 함께 팀제가 도입되었다.

효율과 협력. 모든 조직이 분화하여 시장으로 넘어가지 않는 이유는, 적어도 조직 내부에는 '시장의 논리' 외에 '안정성'이라는 또 다른 논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이러한 안정성이 깨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더해 기업 내부 4~50대 남성 위주의 획일화된 문화 때문에 기업의 위기가 가속화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참여연대에서 매주 화요일 밤마다 듣던 '주경야독2-우석훈의 명랑 경제학’도 마지막 강의를 앞두고 있다. ‘조직’에 관한 세 번째 강의는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유익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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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을 듣고 있는 수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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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기 수강자

주경야독은 저자와 함께 좋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참여연대 시민강좌입니다.

11~12월에는 『88만원 세대』『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의 저자, 우석훈 박사와 함께 '88만원 세대를 위한 우석훈의 명랑경제학'을 진행 중입니다.

11월 13일부터 12월 4일까지 4번에 걸쳐 진행되는 이 강좌는 인터넷참여연대에서 수강자들이 쓴 후기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김영기(주경야독2 수강자)
 

2007/12/31 15:39 2007/12/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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