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참여연대에는 10시까지 출근이지만 보통 집에서 7시 반 정도면 눈이 떠지곤 한다. 좀 여유 부리면서 준비해도 늦지 않게 아니, 오히려 너무 이른 시간에 광화문역에 도착하고 만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광화문역에 도착해 세종문화회관을 한 바퀴 돌며 시간을 보낸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혼자 걷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바쁜 사람들 속에서의 여유라니, 조금 더 시간이 천천히 가준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궁합

참여연대에서 놀라운 것은 현재까지는 시간이 착착 맞아 스케줄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아무리 시간표를 만들고, 몇 날 며칠씩 고민을 해도 일정대로 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그러한 점에서 봤을 때, 이렇게 스케줄이 시간에 맞게 착착 진행되는 것은 담당간사들과 인턴들이 그리고 참여연대가 전체적으로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활기차

오늘도 몇 분 정도 늦긴 했지만 대체로 정해진 시간에 교육이 시작되었다. 참여연대에서의 교육은 앉아서 듣는 강의도 있지만 많은 부분 직접 눈으로 보거나 체험하는 위주의 교육이 차지하는 편이다. 오늘은 참여연대가 운영하는 인터넷참여연대, 그리고 회원의 공간인 활기차, 마지막으로 참여연대 발행물인 참여사회에 대해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대중 혹은 회원들과의 소통구조에서의 문제점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미리 정해둔 조에 따라 한 개씩 나누어 조사하는 방식이었는데, 내가 포함되어 있는 1조는 대상이 확실하고, 사이트의 크기가 크지 않은 활기차를 조사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내심 흐뭇해했다. ‘쉽게 끝나겠구나.’ 그러나 우리 조는 이것이 결정적 실수 이었음을 당시에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안 활기차

우리 조가 열어본 활기차 홈페이지는 한마디로 놀라웠다. 전혀 관리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일만 회원들의 공간이 이렇게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니. 우리 조는 서서히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에 몸서리쳐야 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사실 우리가 예상했던 것은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이었다. 어떻게 회원과 소통하는 공간을 좀 손봐서 더 나은 공간으로 탈바꿈 시킬 것인가 하는 것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문제가 달라졌다. 공간을 ‘조금’ 손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파트로 따지면 보수공사가 아니라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해야 될 판이었다.

리모델링

그러나 문제가 몇 가지 있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우리 조는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내린 결정은 리모델링이었다. 디자인을 바꾸고 그 안의 내용들을 해체해서 다시 새로운 카테고리로 묶어야 했다. 역시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답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시간은 가고 결국 우리 조는 시민참여분야 최현주 총괄팀장과 개요도 확실히 잡지 못한 채 만나야 했다.


대화

오후 2시 각 조는 조사한 자료를 가지고 시민참여분야 팀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 최현주 팀장은 인턴이 이런저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서 때로는 인정하면서, 때로는 원인을 짚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이끌어 주었다. 같은 팀에 있으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못해 봤지만 굉장히 꼼꼼한 분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 사실 조금 긴장도 되었지만, 그런 모습 보다는 오히려 너무도 다정하게 질문에 답해 주어서 사실 놀랐다. 최현주 팀장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 조는 가야 될 방향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마무리 되진 않았지만

그 이후에도 우리는 계속 고민해야 했다. 결국은 주말에 따로 다시 만나 이야기 해보기로 결론이 났다. 마무리가 되진 않은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시민단체와 사회구성원의 소통에 문제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활기차가 활기차지 않은 것은 관리의 소홀이라기보다 회원이 활기차에 참여하지 않는 데 더욱 큰 원인이 있다. 어찌해야 활기차가 활기차질 것인가. 더욱 고민해야 겠다.


왜 소통인가?
오늘의 교육은 나에게 하나의 질문과 답을 주었다. 그 질문은 ‘왜 소통인가’ 라는 것이다. 답은 민주주의 제도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라는 집을 짓고 보수하는 일이 의회나 정부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들은 단지 망치나 못을 던져주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만을 가르쳐 줄 뿐이다. 어디에 못을 박고, 어디가 잘못 지어졌는지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사회구성원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집단은 사회구성원 스스로 집을 짓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들이 살기 좋은 집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바로 그러한 점에서 사회구성원이 왜 스스로 망치를 들고, 못을 박아야 되는지 소리쳐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한쪽에서의 일방적인 외침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그들이 듣고,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하고, 인터넷참여연대가, 활기차가, 참여사회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왜 중요한지를 알았으니. 주말은 반납해야겠구나.

▲ 인턴 김진욱
▲ 인턴 김진욱
참여연대는 1월 2일부터 2월 29일까지 2008년 상반기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8명의 인턴이 두 달간 참여연대와 함께 북적대며 활동하는 모습들을 후기를 통해 인터넷참여연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2008/02/05 14:16 2008/02/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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