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인턴 후기⑪] "등록금 죽어야 내리겠습니까?"
시민교육 :
2008/02/29 21:48
쉬운 일일거라 여겼다. 우린 쉽게 준비를 시작했다. 웃으며 아이디어를 냈다. 고스톱을 치고 삽질과 곡괭이질을 해보자고 했다. 동기 하나는 소를 한마리 데려와 사진기자들 앞에 내놓자고 했다. 등록금 대신 소를 학교에 접수시킨 학생을 본 경험을 말하며서였다.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이어붙여 의견표명을 하자고 한 동기도 있었다. "영정사진을 제작해 보는 건 어때? 다들 죽겠다고만 하잖아, 진짜 죽겠다고 하는거야." 자리가 정리됐다. 눈빛이 오가고 더 이상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가닥이 잡혔다.

등록금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 죽겠다는 대학생들의 말은 어리둥절한 말이었다. 죽는다는 말은 말은 흔히 오가는 입말이었고 일상어였지만, 그 말대로 죽은 대학생들도 있었다.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충당하다 지쳐 세상의 끈을 놓은 이들이었다. 이 말을 전해듣자 자리가 숙연해졌다. 자세를 곧추잡고 이 일의 심각성과 행사의 시급함을 곱씹었다.
아이디어의 세안(細案)은 중구난방이었다. 영정과 관(柩)과 학사복과 학사모와 책과 발언을 어떻게 정렬할 지 의견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동기들은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등록금 인상은 우리의 일이었다. 당작 닥친 일이었고 헤쳐나가든 순응하든 반발하든 등록금 인상의 대응은 우리의 몫이었다. 일의 순서가 숙의와 숙고 끝에 잡혔다. 다음날, 우리는 인수위로 갈 것이었다.

당일, 서울의 아침은 추웠다. 손이 시렵고 발이 저린 날이었다. 날을 잘못 잡았다 싶었지만 하늘이 쾌청했다. 빛이 풍부한 하늘이었다. 사진발이 죽이게 나올 날인 것 같았다. 아침부터 몸을 재게 놀렸다.
현수막의 문구는 섬뜩하고 아찔했다. 내가 내놓은 문구였다. "등록금, 죽어야 내리겠습니까?" 전날 상(喪)을 치르고 복귀한 상주의 입에서 나온 불경한 문구였다. 그러나 절박했다. 다급한 문제였다. 하늘에 계신 분도 이해해 주실 거라 믿었다.

준비하며, 우리는 다시 생기발랄해졌다. 직접행동으르 처음 참여한다는 모 동기의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동기는 또 다른 동기의 지청구를 들은 후에야 웃음을 거두었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은 순조로웠다. 피켓에 들어갈 문구를 보며 우리는 낄낄댔다. 영정이 될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또 낄낄댔다. 사진이 이상하다고 타박을 늘어놓는 동기도 있었다. 일은 순조로웠다.
시간이 촉박해 김밥과 라면으로 추정되는 것들을 우겨먹었다. 우유로 추정되는 액체로 막힌 목을 뚫었다. "뭘 먹었는지 모르겠다." 택시를 타고 삼청동 인수위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동기는 말했다. 인수위 앞마당은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었고, 특정한 입장을 표명하려는 사람들의 말이 도열해 있는 곳이었다. " 이 곳에서 해?" 우리들은 수선거렸다. 상상으로 그리던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말은 늦었다. 일은 준비된 대로 진행되어야 했다. 약속이 잡힌 일이었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이었으며 우리의 일에 관한 약속이었기 때문이었다.

사회는 민생팀의 안진걸 간사가 맡고, 퍼포먼스 진행은 내가 맡았다. 다시 울렁증이 도졌다. 도저한 울렁증이었다. 동기들이 일과 입을 맞추었다. 나도 수첩에 글 몇자를 적으며 일을 기다렸다. 이윽고 학사모를 쓰고 학사복을 입은 채로 내 영정을 들었다. 사진이 잘 나와 흐뭇하던 참이었다.

식이 시작됐다. 인수위 앞마당에 기자들이 모였다. 그들의 카메라 렌즈가 우리를 향해 희번덕거렸다. 그러나 우리는 주눅들지 않았다. 차분히 우리의 말과 우리의 일을 그들에게 전했다.

이제와 적으려고 하는데 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처참, 참담, 비참, 치솟다, 배려, 책을 버리다, 학자금 대출 금리 폭등'등의 말을 한 것도 같다. 식이 끝나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이 우리에게 쇄도했다. 나는 그들의 뻔한 물음에 당연한 답을 했다. "알면서 뭘 묻냐!"고도 했다.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우리는 서로를 다독였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란 말을 나눠가졌다.

등록금 동결이니 인하니 인상이니 분납이니 금리인하니 후불제니 하는 말은 시민사회와 정부당국과 대학당국의 말이었다. 이날 우리는 우리의 말을 전했다. 높다, 죽겠다, 고쳐달라, 힘들다, 바로잡아달라, 어렵다 하는 말이 우리의 말이었다. 우리의 말을 그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그거면 된다. 이런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주면 더 좋고.

등록금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 죽겠다는 대학생들의 말은 어리둥절한 말이었다. 죽는다는 말은 말은 흔히 오가는 입말이었고 일상어였지만, 그 말대로 죽은 대학생들도 있었다.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충당하다 지쳐 세상의 끈을 놓은 이들이었다. 이 말을 전해듣자 자리가 숙연해졌다. 자세를 곧추잡고 이 일의 심각성과 행사의 시급함을 곱씹었다.
아이디어의 세안(細案)은 중구난방이었다. 영정과 관(柩)과 학사복과 학사모와 책과 발언을 어떻게 정렬할 지 의견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동기들은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등록금 인상은 우리의 일이었다. 당작 닥친 일이었고 헤쳐나가든 순응하든 반발하든 등록금 인상의 대응은 우리의 몫이었다. 일의 순서가 숙의와 숙고 끝에 잡혔다. 다음날, 우리는 인수위로 갈 것이었다.

당일, 서울의 아침은 추웠다. 손이 시렵고 발이 저린 날이었다. 날을 잘못 잡았다 싶었지만 하늘이 쾌청했다. 빛이 풍부한 하늘이었다. 사진발이 죽이게 나올 날인 것 같았다. 아침부터 몸을 재게 놀렸다.
현수막의 문구는 섬뜩하고 아찔했다. 내가 내놓은 문구였다. "등록금, 죽어야 내리겠습니까?" 전날 상(喪)을 치르고 복귀한 상주의 입에서 나온 불경한 문구였다. 그러나 절박했다. 다급한 문제였다. 하늘에 계신 분도 이해해 주실 거라 믿었다.

준비하며, 우리는 다시 생기발랄해졌다. 직접행동으르 처음 참여한다는 모 동기의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동기는 또 다른 동기의 지청구를 들은 후에야 웃음을 거두었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은 순조로웠다. 피켓에 들어갈 문구를 보며 우리는 낄낄댔다. 영정이 될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또 낄낄댔다. 사진이 이상하다고 타박을 늘어놓는 동기도 있었다. 일은 순조로웠다.
시간이 촉박해 김밥과 라면으로 추정되는 것들을 우겨먹었다. 우유로 추정되는 액체로 막힌 목을 뚫었다. "뭘 먹었는지 모르겠다." 택시를 타고 삼청동 인수위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동기는 말했다. 인수위 앞마당은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었고, 특정한 입장을 표명하려는 사람들의 말이 도열해 있는 곳이었다. " 이 곳에서 해?" 우리들은 수선거렸다. 상상으로 그리던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말은 늦었다. 일은 준비된 대로 진행되어야 했다. 약속이 잡힌 일이었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이었으며 우리의 일에 관한 약속이었기 때문이었다.

사회는 민생팀의 안진걸 간사가 맡고, 퍼포먼스 진행은 내가 맡았다. 다시 울렁증이 도졌다. 도저한 울렁증이었다. 동기들이 일과 입을 맞추었다. 나도 수첩에 글 몇자를 적으며 일을 기다렸다. 이윽고 학사모를 쓰고 학사복을 입은 채로 내 영정을 들었다. 사진이 잘 나와 흐뭇하던 참이었다.

식이 시작됐다. 인수위 앞마당에 기자들이 모였다. 그들의 카메라 렌즈가 우리를 향해 희번덕거렸다. 그러나 우리는 주눅들지 않았다. 차분히 우리의 말과 우리의 일을 그들에게 전했다.

이제와 적으려고 하는데 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처참, 참담, 비참, 치솟다, 배려, 책을 버리다, 학자금 대출 금리 폭등'등의 말을 한 것도 같다. 식이 끝나고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이 우리에게 쇄도했다. 나는 그들의 뻔한 물음에 당연한 답을 했다. "알면서 뭘 묻냐!"고도 했다.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우리는 서로를 다독였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란 말을 나눠가졌다.

등록금 동결이니 인하니 인상이니 분납이니 금리인하니 후불제니 하는 말은 시민사회와 정부당국과 대학당국의 말이었다. 이날 우리는 우리의 말을 전했다. 높다, 죽겠다, 고쳐달라, 힘들다, 바로잡아달라, 어렵다 하는 말이 우리의 말이었다. 우리의 말을 그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그거면 된다. 이런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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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의 인턴이 두 달간 참여연대와 함께 북적대며 활동하는 모습들을 후기를 통해 인터넷참여연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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