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후기] 옥상에서 청와대가 보이는 참여연대, 그곳에서의 첫 날
7월의 첫 날이 왔다. 나머지 11개월을 건너 매년 오는 7월 1일이지만, 이번의 그 것은 16명의 대학생에게는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음직하다. 16명의 참여연대 2기 인턴 참가자들의 첫 활동일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참여연대 2008년 2기 인턴들
참여연대 가는 길은 면접 이후의 두 번째 경험이지만 면접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면접 날에도 청와대 인근이라는 이유로 전경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오늘의 그 것은 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바로 전 날, 한국진보연대와 함께 참여연대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경복궁 역 주위에 있는 전경은 청와대 지키랴, 유사시에 참여연대 압수수색 팀에도 연대(?)하랴 이중의 고통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내 또래 친구들인데 말이다. 뭐 어찌하랴, 마음대로 논산에 있는 우리 친구들 끌고 가놓고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 운운하는 토론불가의 사람들이 권력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시민운동과 노동운동 등 진보운동 진영에 대해 권력화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참여연대 옥상에서 보이는 청와대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전경 한 명 한 명을 지나갈 때마다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예정대로 10시부터 일정을 시작했다. 6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는 시간이자, 시민참여팀의 정형기, 이진영 두 간사와의 부대낌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면접 당시, 설정인지는 모르겠으나 계속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시던 정형기 간사는 조금은(?) 유쾌한 분이시라는 것을 알기 시작한 시간이기도 했다.
약 1시간여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5층 건물의 참여연대 곳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느티나무 홀을 나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고 곧이어 3층, 4층, 5층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오전에는 간사들 모두가 회의 중에 있어서 주인 없는 책상만을 바라보았지만, 오후에 다시 건물을 돌면서 얼굴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사무실보다 도리어 나에게 강하게 인상 남은 곳은 옥상이었다. 옥상에서 술도 마시고 놀기도 한다는 간사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고개를 뒤로 돌리니 청와대가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청와대를 내 눈으로 직접 보다니’ 따위의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참여연대 옥상에서 청와대가 보인다는 것이 너무나 상징적인 장면으로 다가왔다. 권력 감시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참여연대와 권력 감시의 가장 대표적 대상인 청와대의 관계를 암시하는 듯 했다.

박영선 참여연대 기획위원장이 참여연대 소개를 하고 있다

강의를 필기하고 있는 인턴들
점심식사를 마치고 박영선 참여연대 기획위원장에게 참여연대 14년의 역사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워낙 오랫동안 활동을 하신 분이라 그런지 끊기는 것이 없이 참여연대 역사의 큰 줄기를 잡아주셨다. 그러다보니 예상일정보다 1시간이나 일찍 끝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그 남는 시간은 시원한 느티나무 홀의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간이 되어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설명하고 있는 박근용 참여연대사법감시센터 팀장
이후 4시가 되어서는 박근용 사법감시센터 팀장에게 얼마 전부터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강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법원에서 내놓은 ‘국민참여재판’ 광고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영상의 주인공인 판사의 목소리가 너무 차분한 관계로 졸음이 쏟아졌다. 졸음의 시간 이후, 박근용 팀장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겉핥기 정도로만 알고 있던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대략적인 틀과 형태를 설명해주셔서 다음 주 월요일에 있을 ‘국민참여재판’ 방청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아,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해주는 것도 좋았다.
오늘이 첫 날이긴 했지만 내일 역시 또 하나의 첫 날이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각 부서별 업무지원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내일이 둘째 날이면 어떻고, 첫 날이면 어떠랴. 익숙함을 느끼면서 편안해지는 데는 둘째 날로 생각하는 것이 좋고, 항상 처음 같은 의욕을 가지려면 첫째 날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터, 까짓것 그 유명한 실용주의로 처음과 두 번째를 섞어가며 6주를 보내는 것이 좋겠다.

2기 인턴 고재석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첫 번째로 후기를 남겨준 고재석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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