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강연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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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듣고 있는 2기 인턴들. 맨 앞이 후기를 쓴 김여진 씨.


첫날 인턴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업무지원을 시작했다. 아직 어리둥절하기만 한 상황에서 업무지원은 2기 인턴들에게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참여연대 내부 구성과 그 역할, 하지만 그 흐름만 알아서는 큰 뜻을 이룰 수 없으니, 인턴들은 시민단체의 한 일원으로서 시민사회에 대한 생각과 지식을 다질 필요성을 재차 느꼈다.

7월 1일이 오리엔테이션과 소개교육이었다면 7월 4일은 본격적인 스터디와 강연이 있었다. 스터디는 90년대 미국 유권자운동을 주제로 한 ‘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라는 책을 둘러싼 토론이었고 강연은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의 ‘21세기 민주주의, 거인과 싸우다’라는 주제로 현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이 와중에서 스터디 책의 서장 발제를 맡았다. 막상 맡았을 때는 별 부담이 없었지만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부담감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었다. 스터디를 처음으로 이끌게 되는 중책을 맡은 사람에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주제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묘한 아우라가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현실을 찌르고 있기 때문에 그 눈덩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껍질’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세대의 정체성을 찾아라

스터디 준비를 하면서 90년대 미국 유권자운동이 지금의 촛불집회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당시의 새로운 세대인 X세대와 지금 촛불집회의 주체가 된 시민들 사이의 공통점, 이른바 정체성이 이번 스터디를 이끄는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다른 발제자가 유권자운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주었다. 처음 만나서 하는 스터디라 어색하기만 하고 진행도 녹록치 않았지만 진정한 민주사회를 위한 열정은 그것과 상관없는 에너지였다. 애초에 오전에 기획된 스터디도 강연 이후 시간까지 연장되었다. 그렇게 좌충우돌 스터디가 끝났을 때 처음의 눈덩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토론과 인턴들의 생각에 대한 내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이 흐름을 다시 참여연대와 소통하게 되기만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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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들에게 강연 중인 조효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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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이후에 조효제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조효제 교수가 번역한 '직접행동'의 서문을 읽고 강연을 들으니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강연은 놀라우리만큼 기본에 충실해 있었다.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 매우 역동적인 시민사회를 가진 우리나라는 서구의 정치이론으로 100%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내용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사회과학의 기본에서부터 우리 사회를 이해해야 할 텐데 사회과학 중 하나인 정치학의 기본, 정치의 궁극적 문제를 가지고 우리사회를 둘러싼 이슈들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다. 대의민주주의, 인권, 종중심주의 등에서 과연 우리가 얼마나 우리 이슈들을 감싸고 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 결국 우리사회를 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스터디의 사회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역할이라 굉장히 긴장이 되었다. 사회 역할을 맡으니 다른 인턴들의 발언도 유심히 듣고 정리해야 하고 다시 발언을 유도하고 진행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아마 다들 마찬가지였을 텐데 막상 스터디라고 해놓고 우리가 얼마나 이것을 고민했을까? 그냥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듯 그냥 스터디도 우리에겐 적당히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닿으니 꽤나 섬뜩했다. 이런 것은 전혀 부담을 느끼지 못 했었다. 새삼 토론 진행자 분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우리 사회 공통의 합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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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현실. 공공의 영역에 다가서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다원적 사회 내 공통의 합의’라는 이야기로 현재의 우리 사회의 갈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틀을 배울 수 있었다. 어떤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라도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공통의 합의(overlapping consensus)’을 가지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여러 갈등들이 위치해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공통의 합의를 가지고 일련의 갈등들을 비추고 있을까? 때로 우리는 공통의 합의라는 것을 잊고 우리 사회의 기틀을 깨뜨릴 때가 있다. 물론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HID의 진보신당 폭력사건은? 그것은 명백한 백색 테러이다. 이 사건과 조효제 교수의 강연을 연관시키면서 공통의 합의란 것 또한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한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조효제 교수의 매끄러운 강연도 대만족이었다.

본격적인 첫 강연이라서 그런지 정말 새로운 것 투성이였다. 하지만 대학 수업이 아닌 자발적으로 강연을 듣게 된 것이 얼마만인가? 나름의 반성을 하다 보니 다시 '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가 생각났다.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과 문제제기를 어떻게 실천의 문제로 나아가게 할 것인가? 정신없이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또 떠오르는 것들은 새로운 문제들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스터디, 강연을 나름대로 마무리했다. 눈덩이는 어느새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 있었다. 다음주, 계속되는 스터디와, 국민참여재판, 업무지원이 다시 기다려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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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턴 김여진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하게 됩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7월 4일 후기를 남겨준 김여진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7/08 13:53 2008/07/0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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