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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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방청을 기다리고 있는 인턴들


벌써 참여연대의 인턴으로 활동하게 된 것도 1주일이 넘었다.
참여연대 2기 인턴중 유일한 공학도로써 나름대로 경제,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얼마나 몰랐던 것들이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2주차이기는 하지만 참여연대 인턴활동을 하면서 많은것들을 배워나가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친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나 요즘 참여연대에서 인턴활동해서 못 놀러가."

"참여연대가 뭐하는곳이야?"

"... 시민이 참여하는 연대지 뭐긴 뭐야."

그러나 이제는 "
참여연대는 우리세상을 지키는 가장 깨끗하고 바른 힘!"이라고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참여연대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참여연대 인턴들은 월요일, 금요일은 교육프로그램을 받고 화수목은 업무지원활동을 한다. 그 중 교육프로그램의 하나로써 7월 7일 월요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향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법원이라는 곳에 가게 된 것이었다. 법원이라고 하는 곳은 국가의 중요기관이니 1층에서 어느정도는 출입을 통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낯설지 않으면서도 어색한 법정 풍경

분위기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처음 가본 법원의 분위기를 표현하자면 "
구청에 민원업무를 보러 온 느낌"이었다. 물론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는 법정에는 분위기가 그렇지 않겠지만 법원의 딱딱하고 무서운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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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호 재판정 앞의 검문대


드디어 재판이 열리는 303호 앞으로 향했다.
생각 외로 방청할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는 303호 법정 앞까지 아무런 통제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예정에는 개정이 10시 30분이었지만 12시가 다 되어가도록 재판이 열리는 303호 앞 복도에서 기다렸다. 시작이 늦어지는 이유는 배심원선정 등의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점점 지연되는 시간을 틈타 사법감시팀 박근용 팀장이 인턴들에게 재판을 방청하는 요령 및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려주었고 그것이 거의 끝나가는 12시가 다 되어 재판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대로 재판장에는 삼엄한 분위기가 우리를 압도시켰다. 워낙 언론매체를 통해 많이 봤던 곳이라 크게 낯선 느낌은 없었고 곧 시작될 재판을 기대하고 있었다. 재판 시작 전에 법원경찰은 사전 주의사항을 간단하게 교육했다. 주의사항으로는 껌을 씹지 말고 불량한 자세는 삼가하고 사진은 판사의 허락이 있어야만 한다 등이었다. 한마디로 "이곳에선 판사가 지배하는 공간이니 생각있게 행동해라"는 느낌이었다. 간단한 법원경찰의 교육 후 자리가 정리되자 판사 3명이 입장하고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어떤 일을 해도 먼저 알고 하면 능숙하게 할 수 있듯이 국민참여재판도 박근용 팀장이 알려준 대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보다 능숙한 자세로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최초설명 및 판사의 진행이 시작되었으며 판사는 이미 교육받았을 법한 배심원들에게 다시한번 공식적으로 사전 안내사항을 교육하고 선서를 주관했다. 이 모습을 보니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국민참여재판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했으면, 국민참여재판이라는게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교육을 받고 사전에 이미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했던 인턴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보통 배심원이라 하면 법률적 지식을 가진 국민들이나 하는것인 줄 알았는데
만 20 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배심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국민참여재판 방청

드디어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재판장의 진행에 따라 재판이 시작되었고 진행순서에 따라 피고가 입장했다.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피고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죄수복을 입고 헝클어진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국민참여재판의 신청은 피고인이 하게 되어 있다. 자신에게 판결을 내릴 배심원들 앞에서 좋은 인상을 줘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고 입장 후 선서와 설명, 검사 진술, 피고인 진술, 변호인 진술, 원고 · 피고 · 증인에 대한 검사 신문 · 변호인 신문, 최후 변론, 평의, 평결 및 판결 순으로 이루어졌다.

재판은 변호인 진술까지 듣고 점심시간을 위해 휴정했다. 우리는 법원 지하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지금 피고인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죄를 생각하면 그에 합당한 응보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20대의 창창한 나이에 그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점심식사 후 재판이 다시 시작되었다. 처음 입장과 같이 재판부가 들어올 때는 먼저  일어서야 했고 피고인이 경찰과 함께 입장했다. 변호인 진술을 거쳐 검사 진술이 이어졌다.

평결과 판결 그리고 남은 과제들

오후 6시 모든 증인신문이 끝나고 평의가 시작되었다. 이 시간을 틈타 저녁식사를 하러 갔고 배심원들은 평의실로 가서 평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같은 평범한 국민의 입장으로써 배심원들의 식사가 걱정되었지만 박근용 팀장이 평의 중 간단한 간식을 제공한다고 알려주었다. 저녁식사 중 우리는 한사람의 인생이 달린 시간이기도 한 그 재판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대화들이 오갔다.

"
공소내용만 본다면 그건 폭행죄니까 무죄가 되지 않을까?"

"아니야 그런 사람은 검사의 말대로 4년 정도 감옥에 있어야 해."

"
강제추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한거 아닌가?"

"그런 건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무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대화속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시간은 벌써 9시가 되었다. 바로
다시 법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의외로 평의가 빨리 끝나 있었다. 방청했던 사람들끼리도 무죄다 유죄다 하면서 논쟁을 펼쳤는데 말이다. 우리들은 진행되고 있는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황급히 방청석에 앉았다.

일단 판사는 배심원들의 평의결과를 말하였다. 무죄로 나온 평결이 조금 못마땅하면서도 법이란 저런걸까 하고 생각했다. 배심원들 중에 여자들의 수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무죄라는 평결이 나왔다. 이 결과가 선뜻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것도 단시간에 만장일치라니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진행과정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또 한번 반전이 있었다. 재판부는 평결을 인정하지 않고 징역 3년에 처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하면서 재판장을 빠져나왔다.

방청을 마치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앞으로 죄짓고 살지 말자!" 라는 것이었다. 또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더 열린 재판이 어느 정도 정착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앞으로 국민참여재판이 더 확대되어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학생의 신분에서 사회로 나가기 앞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어떤 위치에 있든 깨끗하고 바른, 따뜻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시한번 마음먹었다.

앞으로 3주 남은 인턴활동도 매우 기대되며 참여연대 인턴활동을 통해 어느때보다도 유익한 방학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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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앞 복도에서 참여재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근용 팀장과 인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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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인턴 장익수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하게 됩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7월 7일 후기를 남겨준 장익수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7/22 18:02 2008/07/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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