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9월 시민경제교실 후기_
'검은 9월의 충격과 한국경제'를 듣고


후기는 박재민 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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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경제교실에 참가한 사람들이 강연을 열심히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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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인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


참여연대시민경제교실에 처음 참석했다. 참여연대에 들어와 본 것도 처음이었다. 여러 모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처음에 일찍 와서 기다리다가 화장실에 들어가 볼 일을 보려는데, 먼저 들어왔다 나가던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어 왔다.

- 여기 사람 있나요?
- (응?) 네 있는데요.
- 그럼 불 켜 두고 갈게요.

아하. 보통은 화장실 불도 계속 켜 두는 법인데(아예 전원 스위치가 외부로 드러나 있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이곳은 늘 절전을 생활화하는구나.

강의실 안에서도 직접 가져온 개인 컵으로 정수기 물을 받아 마시는 참석자의 모습을 보며 괜시리 마음 한켠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환경은 모두의 것이고 모두에게 영향을 주니 그 분 덕택에 나 또한 종이컵 하나를 아낀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참여연대에서 마련해 준 간식거리-빵, 과자, 차 종류-를 와구와구 먹으며 나도 깊이 반성했다.개인 컵을 소지하겠단 결심을 한지가 언제인데 여직 마련하지 않았다니 이번에는 기필코 마련하리라. 특히 회사에서 종이컵이나 나무젓가락 같은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번 기회에 이를 꼭 끊겠다고 결심했다.

이번 강의를 미리 신청한 덕분에 참여연대 측에서 마련해 준 선물도 받을 수 있었는데 나는 카드집과 책 중에서 책 선물을 골랐다. 모든 선물은 예쁜 비닐 포장지로 곱게 포장 돼 있었다. 포장지를 뜯을 때는 과연 어떤 책일까 하는 두근거림에 재미도 있었지만 막상 다 뜯고 나니 한 줌의 쓰레기로 변해버린 비닐이 많이 아쉬워졌다. 요즘은 부러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고 포장 자체도 줄인다고 하던데. 참여연대도 다음부터는 다른 방법으로 선물을 준비해 주시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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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기 전에 경제학 서적을 한 권이라도 읽고 와야지 하고 벼렀었는데 이유는 내가 워낙 경제 쪽으로 문외한인데다 신문이나 뉴스를 볼 때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시민'을 위한 경제교실이니까 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경제학 교수님께서 하시는 강의니 만만치 않을 거란 예상도 들었었다.

역시, 강의가 시작되자 전문 용어가 막 나왔다. 그리고 역시, 생각만 하고 실천은 하지 못한 나는 예상대로 만만치 않은 강의를 따라잡느라 힘겨웠다. 파생금융상품이라던지 하는 부분은 쉽고 재미나게 설명해 주셔서 귀에 쏙쏙 와 박혔지만 그런 부분은 사실 몇 가지뿐이었다.

하지만 신기한 일은 그 다음 날 일어났다. 어제 들을 때는 분명히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이해도 안 가는 부분이었었다. 그런데 오늘은 신문을 보니 무슨 얘기인지 좀 알아듣겠는 거다.
난 심봉사 눈 뜬 마냥 1면부터 경제섹션까지 신나게 챙겨 봤다.

거기다 어제 질의응답 시간에 쏟아져 나온 질문들과 연관된 내용들도 대서특필되어 있어서 신기해 하며 읽었다. (누군가 투자은행 설립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 물었었는데 투자은행의 위험성에 관련된 기사가 한겨레 2면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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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세세한 부분까지 다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한 번이라도 강의를 듣고 나니 어렵게만 느꼈던 단어들이 더 가까이 다가오고 개념도 구체적인 틀을 갖추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 거 같다.

경제를 어려워하며 피하던 보통의 수많은 시민들도 이런 기회를 자꾸 가지다 보면 더 많은 것에 눈을 뜨고 삶을 고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고민하며 비판하고 생각하다보면 지금보다 더 나은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

지금의 경제 위기도 그런 시민들의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극복할 수 있게 될 때 정말로 우리는 경제 위기를 이겨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암담한 현실 때문에 허황된 꿈밖에는 되지 않겠지만 꿈마저 잃는다면 얼마나 참담한 세상일까?

꿈 꿀 수 있는 기회와 자리를 참여연대에서 계속해서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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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정작 '경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골치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신문을 봐도 경제섹션은 건너뛰기 일쑤지요.

참여연대는 '시민경제교실'을 마련합니다. '시민의 눈으로 보고 시민의 머리로 생각하는' 경제 공부를 통해 경제와 가까워지고, 소수를 위한 경제가 아닌 '시민을 위한' 경제를 이야기합니다.

시민이 이야기하는 경제는 뜨거워지기 마련입니다. 9월 경제교실도 10시가 될 때까지 질문이 오고가는 뜨거운 밤이었습니다. '시민을 위한 경제'는 바로 우리들의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 아닐까요?

9월 시민경제교실 후기를 보내주신 박재민 님께는 참여연대가 마련한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시민경제교실 문의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이진영 간사 (regina@pspd.org, 02-723-4251)

2008/09/22 14:42 2008/09/22 14:42

9월 시민경제교실_ 검은 9월의 충격과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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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will be next?"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사진에서 본 문구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터지기 시작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는 그야말로 도미노처럼 미국 금융기관의 연쇄 붕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미국 5대 투자은행 중 세 곳(베이스턴스,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이 파산을 신청하거나 매각이 결정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보험으로 잘 알려진 AIG 또한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줍니다.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요?”

이 위기는 비단 미국이라는 한 국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 발 검은 폭풍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습니다. 주가는 폭락했고 환율은 급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시기 전까지 당분간 안전한 자산을 보유하려고 할 테니 아이러니컬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달러를 사들일 것입니다. 유동성은 고갈되고 한국경제 역시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9월 참여연대 시민경제교실은 세계를 강타한 ‘검은 9월’의 실체를 알아봅니다. 지금의 위기가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경고 신호음이 울려왔던 시스템의 위기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단이 제대로 되어야 올바른 처방도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위기를 보면서 우리의 경제 구조를 돌아보고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경제의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요?

○ 물가?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임금은 그대로.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가계 소비를 줄여 내수를 위축시킵니다.

○ 가계 부채?
가구당 부채 규모만 4천만원. 전체 700조에 이르는 가계 대출의 절반 정도는 주택담보 대출이라고 합니다. 2005년에서 2006년 새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가계빚도 함께 커졌다고 합니다. 집값, 이제 올라도 떨어져도 문제가 됐습니다.


○ 외환?
‘9월 위기설’이란 무시무시한 소문이 돌 정도로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이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했습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부실화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론은 한국을 덮쳤고 ‘제2의 IMF가 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 정부의 대책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는 방법에 따라 대책도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연초부터 강만수 경제팀이 취했던 고환율 정책은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지금의 고물가와 환율급등에 대한 일정 책임은 이러한 정부의 ‘판단 착오’에 있는 게 아닐까요? 현재 정부가 내놓고 있는 대책을 짚어 봅니다. 감세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경기 부양? 정말 가능할까요? 혹시 또 다른 잘못된 진단과 대책을 내놓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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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

9월 18일,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와 함께 알아봅니다. ‘카더라’식의 이야기가 아닌 구체적인 데이터를 직접 살펴보고 정확한 진단과 전망을 알아봅니다.

▷ 시민경제교실

모두가 ‘경제’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 경제’가 나와는 상관없는 소수를 위한 경제는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시민의 눈으로 보고 시민의 머리로 생각합니다. 함께 공부하고, 좋은 생각을 나누어요.

9월 18일 목요일 저녁 7시 반, 참여연대 시민경제교실에서 만나요.


<참여연대 9월 시민경제교실>
주제 : 검은 9월의 충격과 한국경제 * 강사 :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
일시 : 2008년 9월 18일 (목) 저녁 7시 반
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문의 :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이진영 간사 02)723-4251 regina@pspd.org
*참가비(오천원)를 받습니다.
*미리 신청해 주신 분들께는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아래 첨부된 참가신청서를 작성해서 메일(regina@pspd.org)로 보내주세요.

2008/09/10 22:31 2008/09/10 22:31
미국의 인간행동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녀 간의 가슴 뛰는 사랑은 18~30개월이면 사라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녀가 만난 지 2년을 전후해 사랑의 호르몬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오히려 사라진다는 것인데, 과연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는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2년도 너무 긴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어쨌든 뜬금없이 남녀 간의 애정으로 서문을 연 까닭은 따로 있다. 만약 미국의 저러한 연구소의 결과가 맞다고 가정한다면, 남녀 간의 죽고 못사는 마음이 2년을 전후해 시들해지듯이 처음 내가 가졌던 참여연대의 인턴으로서의 열정과 의지도 직접행동을 즈음하여 점차 시들해져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인턴들 모두 4주차로 접어들면서 얼굴색이 눈에 띄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시쳇말로 정말 ‘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반복되는 단순 업무와 스터디 준비, 슬슬 다가오는 입법청원과 간간히 이어지는 술자리로 이제 더 이상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중복을 향해 치닫는 여름 날씨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냥 적당히 피하고 살던 내 인생에 극한의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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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행동을 위해 만든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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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서 피켓을 만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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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행동에 나서기 전날 행동수칙을 함께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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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을 만드는 모습


직접행동에 대한 주제와 거시적인 수준에서의 방법에 있어서는 문귀현 인턴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7월 31일에 있을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을 고취시키고 올바른 교육감을 선택하자는 취지로 이루어진 이번 직접행동은 시의적절한 주제였음은 분명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칫 선거법 위반으로 걸릴 수도 있는 문제들이 몇 가지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박준홍 인턴이 제시한 폴리페서가 더 마음에 들긴 했지만, 대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폴리페서를 하게 되면 촛불집회에서 써먹었던 엽서보내기 캠페인만 해도 충분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나친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음을 솔직히 고백하겠다. 그에 반해, 교육감 선거 홍보를 하게 되면,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길바닥에서 몇 시간이고 구호를 외치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면서 덜컥 겁부터 났다. 그래서 이왕 할꺼면 대형 마트로 장소를 잡자는 의견을 소심하게 내놓았지만, 아주 간단히 무시당했다. 장소는 명동과 종로부근으로 정해졌고, 방법은 나의 상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해졌다. 각자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고, 나는 몇 몇 여자 인턴들과 팜플렛을 만드는 작업을 담당했다. 선동적인 구호나 흔해빠진 식상한 글귀 따위에는 가뜩이나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씨도 먹히지 않을 거란 생각 하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참신한 몇 가지 팜플렛들을 탄생시켰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에 억눌린 아이들의 심경을 잘 묘사한 퍼포먼스의 기획, 각 후보들의 공약을 알기 쉽게 정리한 전단지까지 완성을 하고 나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당연히 무거울 수밖에...

다음날 아침, 기상예보대로 태양이 미친 듯이 내리쬐는 뜨거운 날씨였다. 누가 내 어깨를 아주 미세하게 스치고 지나쳐도 화가 머리끝까지 날 것 같은 불쾌한 날씨였다. 다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빨리 대충 끝내놓고 집에 돌아가길 바라는 눈치였다. 우선 처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종로 한복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그늘이라고 찾아가 장소를 잡긴 했지만, 덥긴 매한가지였다. 한 손으론 연신 부채질을 하고, 다른 한 손으론 전단지를 나눠주고 목이 터져라 구호도 외쳤다. “내일 교육감 선거가 있습니다. 꼭 투표하세요~” 관심있게 찾아와 질문을 건네주시는 시민들도 간혹 있긴 했지만, 대다수는 무관심하게 지나칠 뿐이었다. 하긴 내가 저들이라도 충분히 그랬으리라. 이해는 되면서도 일면 서운한 것도 사실이었다. 전단지 한 장 받아가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마치 우리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못마땅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걸 직접 쏟아내는 인턴들도 몇몇 있긴 했지만, 차마 같이 그러기엔 가뜩이나 땅에 떨어진 사기를 짓밟는 꼴이 될 것 같았다. “날씨가 더우니 우리가 이해하자...” 는 말로 그들의 상한 마음을 달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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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뒷마당 앞에서 첫 번째 캠페인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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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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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줬다. 이날 하루 동안 1900장을 돌렸다.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젊음의 거리 명동. 젊은이들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나 있을려나 의심쩍은 마음이 들긴 했지만, 촛불을 들고 거리를 가득 채웠던 그들이기에 한번 믿어볼만도 했다. 하지만 의심은 곧 현실이 되었다. 오전보다 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 심지어 참여연대에 적대적인 시선과 독설을 퍼부어대는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에 여린 심성을 가진 우리 인턴들은 고스란히 상처를 받았다. 길에 서서 오가는 사람을 붙잡고 아무리 전단지를 나눠주고, 구호를 외쳐대도 귀 막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그저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나는 전략적으로 다가가기로 했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오연주 인턴과 함께 은행을 공략하기로 했던 것이다. 사실 시원한 곳을 찾아 들어간 곳이 하필이면 은행이었던 탓도 있었다. 우선, 은행 문을 가로막고 서서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은행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준다. 고마워서라도 한번 쳐다봐주는 사람들. 그때가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생긋 웃으면서 다가가 전단지를 재빠르게 나눠주고 빛의 속도로, 그러나 귀에 쏙쏙 박히게 우리의 의도를 설명해 드린다. 결과적으로 열에 아홉은 반드시 전단지를 받아 들었다. 그것도 아주 기꺼이...나는 전단지를 맡았기 때문에 퍼포먼스나 다른 인턴들이 맡은 구역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 수 없었다. 그들의 후일담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충 상황 파악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5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다. 참 2MB스런 여름 날씨와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에 녹초가 되어버린 인턴들은 명동에서 4시쯤에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그날의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쉬어갈 겸 들른 까페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저마다 앞에 두고 편한 자세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가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직접행동은 엄청나게 힘들고 어려웠다. 직장에서도 가장 힘든 부서가 영업부서라고 하지 않는가. 말 그대로 그날 나는 엄청나게 까칠한 고객들만 대상으로 한바탕 영업을 벌린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모두 경험이려니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알 수 없는 뿌듯함도 밀려들었다. 그 뿌듯함은 아마도 세상 밖으로 뛰어나와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시도했다는 나름의 위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아쉽게도 우리가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후보는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선거의 결과는 아직 풀리지 않은 피로를 안고 출근한 나를 잠시 동안 멍 때리게 만들었다. 물론 단 몇 시간 동안 이루어진 직접행동으로 무언가가 크게 바뀔 것이라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선거의 결과와 상관없이 직접행동만 따로 떼어놓고 보자면, 인턴기간 중에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활동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기점으로 나의 인턴생활은 다시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었다. 직접행동 중에 인턴들 간의 사소한 감정대립도 있긴 했지만, 오히려 그걸 계기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 사이끼리만 느낄 수 있는 끈끈한 연대감이 새롭게 형성되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나는, 직접행동을 통해 잠시 동안 소강상태에 빠져있던 나의 인턴생활에 남녀 사이로 따지자면 위기의 2년째를 잘 넘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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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턴 박희라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했습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7월 30일 후기를 남겨준 박희라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8/23 10:00 2008/08/23 10:00

통인동 132번지

인턴 활동도 어느덧 4주차에 접어들었다. 총 6주간의 일정 중 절반 지점을 넘어서고 보니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여연대가 아니었더라면 매일같이 인왕산과 북악산의 산세를 멀리서 구경하는 즐거움도 누리지 못했을테고, 통인동과 효자동 골목을 빠짐없이 지키는 전경들도 마주하지 못했을테니 가는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함께하는 인턴들과 매일 얼굴을 맞대는 통인동 132번지가 너무나도 친숙한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업무지원과 교육활동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직접행동이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어서인지 문화연대로 향하는 발걸음이 마냥 신나지는 않았다. 오늘은 열여섯 명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어떻게 직접행동으로 만들어 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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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회의실의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책장

약속시간이었던 오전 열시, 종로경찰서 앞. 나는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바람에 종로3가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쉬엄쉬엄 인사동 가게들이 문을 여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안국쪽으로 걸어갔다. 간사님들을 기다리던 인턴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우리를 기다린 것은 다름아닌 문화연대의 이사 소식! 지난 가을에 공덕역으로 위치를 옮겨갔다고 한다.

문화연대를 찾아서

조금 늦게 도착한 문화연대는 시장 옆의 골목길의 작은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화연대의 귀여운 간판을 알아보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해리포터 이야기에 등장하는 리키콜드런이라는 술집처럼 말이다(이 술집은 마법사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데, 밖에서 보면 아무도 술집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문화연대 회의실의 한 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문예지나 사상지가 많았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손톱에 예쁘게 매니큐어를 바른 이원재 사무처장이 "사무처장 치고는 생각보다 젊지 않냐"며 산뜻한 분위기에서 문화연대 소개를 진행해 주셨다(하지만 에어컨이 고장나 실제로는 무척 더웠다). 우리에게 친숙한 촛불집회 당시의 문화제를 비롯해 문화연대에서 진행했던 직접행동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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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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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에서 했던 직접행동들을 소개하고 있다.


생각보다 유쾌한 직접행동

사실 나는 '직접행동'이라는 말을 접할 때마다 언제나 약간의 엄숙함을 느껴왔더랬는데, 이 날 접했던 다양한 직접행동의 사례들 중에는 지금의 나로서는 웃음이 터지는 것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UIP가 영화를 직접배급하기 시작했던 1988년, 위기감을 느낀 영화인들이 '위험한 정사'가 상영되던 극장에 뱀을 푸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했다는 일화였다. 비교적 최근에도 스크린쿼터제 축소폐지와 관련된 영화계의 고민과 움직임이 있었기에 당시 영화인들의 위기감 역시 짐작할 만 했다. 하지만 '뱀을 풀었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거대한 희극적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뱀은 대체 어디서 구했을까?

공덕동 시장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참여연대로 돌아온 인턴들은 이제 우리들의 직접행동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화연대와 같은 그야말로 '직접행동의 프로페셔널'들이 만들어낸 유쾌한 결과물을 보는 것은 정말 즐거웠지만, 이제 우리 손으로 새로운 행동을 계획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한 사람씩 자기가 원하는 주제에 대한 발제를 하고 투표를 통해 하나의 주제를 선정했다. 법정 적정온도 지키기, 노인 공경 캠페인, 등록금 인상율 고지하기, 청와대 뒷산에서 스카이 다이빙하기까지 가지각색의 아이디어들이 그야말로 '범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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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공덕시장 전집 방문


기다려라! 교육감 선거

인턴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은 두 개의 주제는, "폴리페서 금지 캠페인"과 "교육감 선거 홍보 캠페인"이었다. 두 가지 모두 고른 지지를 받았지만, 교육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위기감(!) 때문에 선거 홍보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주제는 정해졌지만 더 큰 난관이 남아있었다. 어느 장소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법으로 홍보를 할 것인가의 문제! 결국 선거까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교육일정을 변경해 급히 직접행동 준비에 들어가게 되었다. 긴장이 풀리곤 하는 금요일의 퇴근이지만 알 수 없는 책임감으로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나쁘지만은 않은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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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턴 박정언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했습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7월 25일 후기를 남겨준 박정언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8/22 16:54 2008/08/22 16:54

7월 21일 후기

처음 참여연대 건물에 들어섰을 때가 기억난다.

인턴 면접날이었는데, 면접시간에 엄청 늦어버려서 두려움과 설레임에 두근대는 마음으로 면접을 준비했다. 다행스럽게도... 면접은 볼 수 있었지만 머리가 새하야져서 무슨 정신으로 질문에 대답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인턴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는 얼마나 기쁘고 뿌듯했는지 모른다. 내 대학시절의 가장 의미있는 일들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리고 어느새 엠티를 다녀오니 인턴생활의 반이 훌쩍 지나있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은 체험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번주 월요일의 과제는 조별 스터디 주제를 정하는 것과 입법청원 주제를 정하는 일이었다. 스터디와 입법청원은 우리가 직접 기획해서 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조원들과의 회의와 토론이 중요하다.

그동안 계속 어떤 주제를 선정할 것인지 논의를 해왔지만 뚜렷하게 정해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이야말로 끝장을 봐야했다. 그리고 결국 우리조의 스터디 주제는 얼마전에 강연에서 들은 프랑스 파리의 '68혁명'으로 정했다. 올해 40주년을 맞아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68혁명'은 특히 이번 촛불집회와의 비교 대상으로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우리의 흥미를 끌었다. 저번주 금요일의 강연을 듣기는 했지만 '68혁명' 자체에 대한 내용은 자세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좀 더 그 자세한 성격과 과정을 파헤쳐 보고, 촛불집회와 비교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이를 통해 앞으로 촛불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생각해 보는 걸로 정리했다.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68혁명'이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지 잘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대학생들이 주도한 일인 만큼 2008년에 대학생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도 생각해 봐야하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점심시간 후, 우리조는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찾아 이동한 다음 입법청원에 관한 토론을 했다. 그리고 각자 생각해 온 여러 의견 중, 김여진 조장이 제출한 '대부업 광고 관련 규제'를 우리조의 입법청원 법안으로 결정했다. 언제부턴가 특히 케이블 채널에서 마구 쏟아져 나오는 대부업 광고는 대상을 불문하고 노출된다는 점과 허위과장 광고, 유명연예인의 출연 등으로 많은 논란이 되어 왔다. 때문에 이것에 관한 좀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

참여연대의 인턴으로 일하면서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한다는 것은 나에겐 큰 배움이고 기쁨이다. 앞으로 주어진 과제들을 잘 하고 업무지원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해서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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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했습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7월 21일 후기를 남겨준 박신영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8/22 15:39 2008/08/22 15:39
오전, 68혁명 강연을 듣다

처음 엠티 기획안은 오전에 출발하여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참배하는 것이 일정으로 되어있었지만 홍기빈 박사의 오전을 강연을 듣고, 오후에 출발하게 되어 참배는 취소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참배 취소로 인해 복장이 자유로워졌음을 안도했지만, 너무 늦은 출발로 인하여 제대로 놀지 못할 것을 염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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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인 홍기빈 박사. 이날 홍 박사는 68혁명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그것이 우리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남겼는가를 설명했다.


오전에 있었던 홍기빈 박사의 강연은 68혁명에 관한 강연이었는데, 68혁명 그 자체보다도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과정과 현재 갖는 의미, 그리고 혁명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것을 다루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적 체제로 바꾸기 위하여 파시즘을 일으켜 그 체제를 바꾼다는 점이었다. 전쟁이 중화학공업을 급속도로 발전시킨다는 점은 알고 있었고 그 배후에 파시즘이 있었다는 점도 알고 있었지만, 단순히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파시즘만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로 파시즘이 나타난다는 점은 재미있는 사실이었다.

한편 여전히 아쉬웠던 점은 인턴들 대부분이 질문하지도 않고, 질문하려는 의지도 없었다는 점이다. 비록 강연이 늦게 끝나기는 했지만, 강연이 끝난 후 질문은 강연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인턴 초반 나름 서먹서먹해서 그렇다는 핑계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적극성의 문제인지 강연에 대한 이해도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 문제는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깝다.

첫 일정, 인턴 중간평가

오후 4시 정도에 팬션에 도착하고 5시부터 6시까지 중간평가가 있었다. 인턴들 대부분은 교육일정을 강화하고, 자신이 맡고 있는 부서 이외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알고 싶어했다. 이런 요구에 대하여 간사들은 1기 때의 예를 들면서, 교육일정 강화의 부작용과 앞으로 입법청원이 시작되면 조금 힘들어질 것이고, 무엇보다 적극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 교육을 염려하는 듯 했다. 그리고 타부서의 업무는 현실상의 문제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타부서의 업무에 관한 이해는 홈페이지를 방문한 다음에 거기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그것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교육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물놀이,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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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 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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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부터 놀 애들은 놀고, 몇 명이 식사준비를 하였는데 밥 짓기랑 동시에 진행되어 고기를 다먹고 나서야 밥이 지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쌀부터 먼저 씻어놓고 평가할 때 밥을 짓고, 밥과 고기를 동시에 먹었어야 했었다. 밥은 거의 먹지 않은 채 다음날 아까운 밥이 대부분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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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러브랜드'


식사 이후에 팬션 뒤에 있는 ‘러브랜드’라는 간판에 혹하여 간사들과 임민경 인턴과 함께 다녀왔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산책으로는 괜찮은 것 같아 후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다녀오는 산책코스가 되었다. 어찌됐든 8시경부터 술자리가 시작됐는데, 게임으로 술마시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여대 출신이라 엠티를 많이 가보지 못해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OOO인턴과 술 마시기를 싫어하는 OOO간사가 같이 일어서면서 게임의 흥미가 떨어지고 도미노현상처럼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면서 술자리 전체의 흥미가 떨어져버렸다. 엠티의 가장 큰 두 가지 흥행요소는 술자리의 즐거움과 커플탄생인데 이 두 가지 모두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아쉬었다.

술자리

술자리 이후 1기 인턴과 2기 인턴간의 갈등은 술자리에서 흔히 벌어지지는 갈등이었지만, 주사의 한계는 상대방의 기분을 해치지 않은 범위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넘어서는 일이 일어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중에 화해를 해서 다행이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충격적인 이야기는 ‘소녀시대 태연’을 좋아하고, ‘OOO 인턴’보다 손예진이 더 아름답다는 나에게 ‘1기 윤상욱 인턴’이 “형은 언론의 포로”라고 규정짓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논리였지만 “OO의 포로”라고 규정짓는 건 처음이었기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태연이 좋고, 손예진이 아름답다는 데에서는 바꿀 생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돌아오는 길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서로 인사도 못하고 해장을 겸한 점심도 못하고 뿔뿔히 헤어졌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엠티는 아니었지만, 친구들이나 학교 애들끼리 가는 엠티와는 다른 종류의 엠티였다. 만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서로를 감싸고 있는 벽들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남은 인턴 기간 동안 조금은 친밀해지는 계기를 갖게 됐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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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턴 문귀현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하게 됩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7월 18~19일 후기를 남겨준 문귀현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7/30 16:39 2008/07/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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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겠다!’ 라고 생각하며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같이 경복궁역에 내려서 참여연대 건물로 발걸음을 향한 지 2주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처음 인턴을 시작하고 의정감시팀에 배치되어 여러 교육을 받았고 국회의원과 관련된 여러 가지 데이터를 정리해가며 정신없이 인턴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다. 아직 인턴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안된 것만 같은데 벌써 3주차를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놀랍다.


정신없이 가다보니 익숙한 3명의 뒷모습이 보였다. 매일같이 함께하고 있는 동기들이었다. 다른 날보다 더 반가웠던 건 왜였을까. 갑작스럽게 편안해지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참여연대 건물 지하의 느티나무홀로 들어갔다. 아직 시작하기 전이었는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끌어라, 못 하겠으면 떠나라

오늘은 90년대 미국 청년 유권자운동에 관한 교재인 『이끌어라, 못 하겠으면 떠나라』의 두 번째 스터디를 하는 날이었다. 프로그램 일정대로라면 스터디 후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의 모임’ 방문도 오늘이었지만 아쉽게도 다음 주로 미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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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사회를 맡은 이선민 인턴


정형기 간사의 “시작합시다.”라는 말과 함께 인턴들은 동그랗게 놓인 의자에 앉았다. 2조 조장 이선민 인턴의 사회로 스터디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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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라 인턴


첫 번째 발제자는 박희라 인턴이었다. 발제를 맡으면서 연습 좀 해왔다고 했다. 재치 있는 그녀의 입담에 인턴들은 웃으며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간략하게 교재의 맡은 부분을 요약하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우리 또래의 관심을 이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처음에는 모두 선뜻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토의는 활기를 띄었다. 확실히 첫 번째 스터디 때보다는 모두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인 방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근본적으로 깔려야 할 인식에 대한 의견이 많이 나왔다. 우선 어떤 직접행동을 하든지 길게 보고 끈기 있게 차근차근 한 발씩 나가야 한다는 의견에 큰 공감이 되었다. 또한 많은 동기들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고 나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의견의 일부가 상반되는 것이 있어서 분위기가 살짝 어색해질 뻔도 했지만 밖에서 청소하시던 분의 해맑은 웃음이 연신 들려와 우리는 또다시 박장대소를 하며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 발제자는 이선민 인턴이었다. 이선민 인턴의 발제 중에 교재가 되는『이끌어라, 못 하겠으면 떠나라』라는 단체가 3년만에 해체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그 말에 적잖이 놀랐다. 스터디를 하면서 이 단체는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직접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3년 만에 해체했다니... 역시 사회를 변화시키는 노력은 잘 안되고 힘들더라도 끈기 있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와 닿을 수 있었다.

이선민 인턴은 ‘주택문제’에 대하여 우리의 의견을 물었다. 서로의 다른 의견을 들으며 어떤 문제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들이 맞물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것처럼 스터디는 교재를 통하여 시작하지만 교재의 내용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확장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여러 사회문제나 상황에 대하여 함께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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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중인 인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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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발제자는 이혜림 인턴이었다. 이혜림 인턴은 직접행동과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관련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또한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이번 질문 또한 무엇이 옳다고 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였다. 하지만 의견은 하나로 통일되었다. 직접행동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습관화가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직접행동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꼭 거대한 일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 책의 주장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결론은 우리 모두 참여합시다!


홍기빈 씨와의 만남

스터디가 끝난 뒤 우리는 조금은 늦은 점심을 먹고 3층 회의실에서 조별 스터디 기획을 했다. 조별끼리 모여 한창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손님이 찾아오셨다. 바로 우리의 멘토를 맡은 ‘홍기빈’ 씨였다. 홍기빈 씨의 큰 키 때문이었을까, 들어오자마자 풍기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홍기빈 씨는 조별로 정한 주제를 듣고 기획하고 있는 조별 스터디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것에 대하여 조언을 들음으로써 후의 자유스터디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였다. 만남은 짧았지만 3주차에 예정되어 있는 그의 강의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갖기에는 충분하였다.


참여연대 인턴을 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새롭다. 사회가, 세상이 예전에 느끼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에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한다. 늘 생각하지만  참여연대 인턴으로서 ‘참여’ 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남은 프로그램을 통하여 또한 인턴이 끝난 후에도 ‘참여’를 통하여 내 자신의 내면을 더 채울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말만 한다면 바뀌는 것이 없다. 생각만 한다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참여이다. 인턴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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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를 하고 있는 인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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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턴 김지은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하게 됩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7월 11일 후기를 남겨준 김지은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7/28 15:41 2008/07/28 15:41

내가 할 수 있을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내가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던 중 참여연대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나게 되었다. 운 좋게 합격한 후 매일을 참여연대에 출근하면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세상을 바꾸는 너와 나’라는 문구에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3주째. 모든 게 낯설고 신기했던 처음, 동기들과 이야기할수록 내가 참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 월요일과 금요일은 교육, 체험활동으로, 화~목요일은 참여연대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의정감시팀에서 업무지원활동을 하며 바쁘게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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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청원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인턴이 필기한 노트


그리고 7월 14일 오늘. 국회에서만 입법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청원제도를 통하여 이 나라의 법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부푼 마음으로 참여연대로 향하였다.

간사회의와 입법청원 오리엔테이션 : 스스로 참여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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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의정감시센터 팀장이 입법청원안 작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입법청원 OT. 항상 교육을 받던 느티나무 홀은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어서 우리는 3층 중회의실로 올라갔다. 아! 여기서 인턴활동을 하니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것들도 자주 접할 수 있다. 오늘 있는 기자회견의 촬영이나 인터뷰를 위해 방송국, 신문사 등 언론사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하튼 오늘은 중회의실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그에 앞서 간사회의를 참관하게 되었다. 인턴 첫날에 사무처 조회를 통해 인사를 하긴 했지만 모든 분들과 인사를 나눈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사도 할 겸 간사회의를 보게 되었다. 인턴을 한지 3주차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소개라는 것을 해서, 또 모든 간사 앞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라 느낌이 색달랐다. 간단한 소개 후 바로 간사회의가 시작되었는데 참여연대는 처음 들어왔을 때도 그러했지만 여기 계신 분들의 말씀이나 말투 등을 들어보면 단호하고 강한 느낌을 준다. 뭐 요즘 시국도 그러하고 이곳이 복잡하고 힘든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 이제 3주째이지만 벌써 한 달은 된 듯 이 곳의 사람들과 분위기에 익숙해진 건지 어색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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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작성한 입법청원안을 보고 있다.


간사회의가 끝난 후 11시부터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의정감시팀의 이지현 팀장이 입법청원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였다. 내가 소속한 팀이고 업무지원활동을 할 때 항상 봐서 그런지 모든 인턴들과 함께 있을 때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참여연대의 주요운동방식과 정치참여방식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하여 입법청원의 법률적 배경이나 청원서 작성 시에 유의할 사항, 의안심사 절차 등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핵심을 콕 찌른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며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참여연대가 전에 제출했던 청원서를 보면서 우리가 해야 할 입법청원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예상할 수 있었다. 입법청원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시작하였는데 설명을 하나하나 들을수록 이게 웬걸, 굉장히 복잡하고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민변 방문 : 이상적인 법조인의 모습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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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방문


점심식사 후 1시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앞으로 줄여서 민변이라고 하겠다)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하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민변이라는 단체와 그 활동을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신문이나 방송 토론회 등에서만 보던 곳을 직접 방문한다는 것에 또 한 번 설레었다. 요즘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참여연대와도 연관되어 있고 둘 다 민주주의와 공익을 위해 운동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첫 방문지로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거의 한 시간에 걸려 도착한 민변은 생각보다 작은 사무실에 위치하여 있었다. 두리번거리며 회의실로 들어가 한택근 사무총장과 상근변호사로 계시는 송상교 변호사로부터 민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본부를 포함하여 전국 8개의 지부를 가지고 있는 민변은 다양한 분야에서 단체명처럼 민주사회를 위해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향한 노력하고 있었다. 보통 변호사라고 하면 우리사회에서 소위 엘리트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금전적으로 ‘잘’ 사는 것보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변호활동을 한다는 것이 나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이것이 바로 법조인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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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에서 나눠 준 자료


참여연대와 오늘 방문한 민변. 솔직히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이 사회에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겠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텐데 자신의 신념과 이 사회를 정말 변화시켜보겠다는 희망으로 주위의 수많은 유혹의 손길을 뿌리쳤다는 것에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안에서 과연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지 참여연대의 인턴을 하면서 배우면 배울수록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생각하는 대로 살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참여연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몸으로 실천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 총 6주의 기간에서 벌써 3주차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내가 인턴으로 활동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여 서운할 정도로 이곳에서의 생활이 ‘좋다’. 우리사회가 참된 민주사회가 되고 내가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참여연대. 밝고 강한 힘을 지닌 이곳에서의 내일을 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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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턴 나수진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하게 됩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7월 14일 후기를 남겨준 나수진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7/28 15:13 2008/07/28 15:13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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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방청을 기다리고 있는 인턴들


벌써 참여연대의 인턴으로 활동하게 된 것도 1주일이 넘었다.
참여연대 2기 인턴중 유일한 공학도로써 나름대로 경제,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얼마나 몰랐던 것들이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2주차이기는 하지만 참여연대 인턴활동을 하면서 많은것들을 배워나가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친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나 요즘 참여연대에서 인턴활동해서 못 놀러가."

"참여연대가 뭐하는곳이야?"

"... 시민이 참여하는 연대지 뭐긴 뭐야."

그러나 이제는 "
참여연대는 우리세상을 지키는 가장 깨끗하고 바른 힘!"이라고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참여연대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참여연대 인턴들은 월요일, 금요일은 교육프로그램을 받고 화수목은 업무지원활동을 한다. 그 중 교육프로그램의 하나로써 7월 7일 월요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향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법원이라는 곳에 가게 된 것이었다. 법원이라고 하는 곳은 국가의 중요기관이니 1층에서 어느정도는 출입을 통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낯설지 않으면서도 어색한 법정 풍경

분위기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처음 가본 법원의 분위기를 표현하자면 "
구청에 민원업무를 보러 온 느낌"이었다. 물론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는 법정에는 분위기가 그렇지 않겠지만 법원의 딱딱하고 무서운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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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호 재판정 앞의 검문대


드디어 재판이 열리는 303호 앞으로 향했다.
생각 외로 방청할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는 303호 법정 앞까지 아무런 통제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예정에는 개정이 10시 30분이었지만 12시가 다 되어가도록 재판이 열리는 303호 앞 복도에서 기다렸다. 시작이 늦어지는 이유는 배심원선정 등의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점점 지연되는 시간을 틈타 사법감시팀 박근용 팀장이 인턴들에게 재판을 방청하는 요령 및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려주었고 그것이 거의 끝나가는 12시가 다 되어 재판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대로 재판장에는 삼엄한 분위기가 우리를 압도시켰다. 워낙 언론매체를 통해 많이 봤던 곳이라 크게 낯선 느낌은 없었고 곧 시작될 재판을 기대하고 있었다. 재판 시작 전에 법원경찰은 사전 주의사항을 간단하게 교육했다. 주의사항으로는 껌을 씹지 말고 불량한 자세는 삼가하고 사진은 판사의 허락이 있어야만 한다 등이었다. 한마디로 "이곳에선 판사가 지배하는 공간이니 생각있게 행동해라"는 느낌이었다. 간단한 법원경찰의 교육 후 자리가 정리되자 판사 3명이 입장하고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어떤 일을 해도 먼저 알고 하면 능숙하게 할 수 있듯이 국민참여재판도 박근용 팀장이 알려준 대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보다 능숙한 자세로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최초설명 및 판사의 진행이 시작되었으며 판사는 이미 교육받았을 법한 배심원들에게 다시한번 공식적으로 사전 안내사항을 교육하고 선서를 주관했다. 이 모습을 보니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국민참여재판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했으면, 국민참여재판이라는게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교육을 받고 사전에 이미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했던 인턴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보통 배심원이라 하면 법률적 지식을 가진 국민들이나 하는것인 줄 알았는데
만 20 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배심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국민참여재판 방청

드디어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재판장의 진행에 따라 재판이 시작되었고 진행순서에 따라 피고가 입장했다.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피고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죄수복을 입고 헝클어진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국민참여재판의 신청은 피고인이 하게 되어 있다. 자신에게 판결을 내릴 배심원들 앞에서 좋은 인상을 줘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고 입장 후 선서와 설명, 검사 진술, 피고인 진술, 변호인 진술, 원고 · 피고 · 증인에 대한 검사 신문 · 변호인 신문, 최후 변론, 평의, 평결 및 판결 순으로 이루어졌다.

재판은 변호인 진술까지 듣고 점심시간을 위해 휴정했다. 우리는 법원 지하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지금 피고인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죄를 생각하면 그에 합당한 응보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20대의 창창한 나이에 그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점심식사 후 재판이 다시 시작되었다. 처음 입장과 같이 재판부가 들어올 때는 먼저  일어서야 했고 피고인이 경찰과 함께 입장했다. 변호인 진술을 거쳐 검사 진술이 이어졌다.

평결과 판결 그리고 남은 과제들

오후 6시 모든 증인신문이 끝나고 평의가 시작되었다. 이 시간을 틈타 저녁식사를 하러 갔고 배심원들은 평의실로 가서 평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같은 평범한 국민의 입장으로써 배심원들의 식사가 걱정되었지만 박근용 팀장이 평의 중 간단한 간식을 제공한다고 알려주었다. 저녁식사 중 우리는 한사람의 인생이 달린 시간이기도 한 그 재판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대화들이 오갔다.

"
공소내용만 본다면 그건 폭행죄니까 무죄가 되지 않을까?"

"아니야 그런 사람은 검사의 말대로 4년 정도 감옥에 있어야 해."

"
강제추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한거 아닌가?"

"그런 건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무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대화속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시간은 벌써 9시가 되었다. 바로
다시 법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의외로 평의가 빨리 끝나 있었다. 방청했던 사람들끼리도 무죄다 유죄다 하면서 논쟁을 펼쳤는데 말이다. 우리들은 진행되고 있는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황급히 방청석에 앉았다.

일단 판사는 배심원들의 평의결과를 말하였다. 무죄로 나온 평결이 조금 못마땅하면서도 법이란 저런걸까 하고 생각했다. 배심원들 중에 여자들의 수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무죄라는 평결이 나왔다. 이 결과가 선뜻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것도 단시간에 만장일치라니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진행과정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또 한번 반전이 있었다. 재판부는 평결을 인정하지 않고 징역 3년에 처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하면서 재판장을 빠져나왔다.

방청을 마치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앞으로 죄짓고 살지 말자!" 라는 것이었다. 또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더 열린 재판이 어느 정도 정착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앞으로 국민참여재판이 더 확대되어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학생의 신분에서 사회로 나가기 앞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어떤 위치에 있든 깨끗하고 바른, 따뜻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시한번 마음먹었다.

앞으로 3주 남은 인턴활동도 매우 기대되며 참여연대 인턴활동을 통해 어느때보다도 유익한 방학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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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앞 복도에서 참여재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근용 팀장과 인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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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인턴 장익수

참여연대는 매년 2회에 걸쳐 청년 인턴을 모집합니다. 2008년 제2기 인턴은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매일 참여연대에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업무지원도 하게 됩니다.

지난 6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최종선발된 16명의 인턴들과 함께 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인턴과 함께하는 참여연대의 즐거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7월 7일 후기를 남겨준 장익수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08/07/22 18:02 2008/07/22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