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인턴 탐구생활(9) - 노민식
대로를 걷든 소로를 걷든 길 밖으로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비틀거리더라도 다리를 절더라도 주저앉지는 않을 것 같다. 선풍기 앞에 있어도 앞머리는 날리지 않을 것 같다. 술을 한 말을 마셔도 혀는 꼬이지 않을 것 같다. 무엇을 하든 신중하되 망설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가끔 귀여워서 정 떨어지지는 않는 남자, 노민식을 만난다.
한길
참여연대 오기 전에 뭐했어요?
지난학기는 놀았죠. 대학교 2학년 때까지 밴드 동아리에서 건반하고 가끔 보컬도 하고. ‘법 사회학회’라는 학술 동아리를 했는데, 제대로 못하고 끝났어요. 2학년때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법대가 널널해요. 시험만 보고 과제 별로 없고. 알아서 하는 분위기인데, 뭘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거든요. 그 때 외로움이 어떤 건지를 안 것 같아요. 홀로서는 힘을 갖게 되는 경험이었고요. 3학년 1학기 때는 연애했고, 그 때부터 4학년 때까진 고시 공부했죠.
사시는 다시 볼 거예요?
봐야겠다는 생각이 좀 드는데, 고민이에요. 작년에 최선을 다했거든요.
유년 시절은 어땠어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일탈의 경험 있어요?
진짜 없네. 부모님과의 관계도 원만하고요.
행복해요?
행복하려고 노력해요.
인턴활동 이후에 무엇을 할 예정이에요?
고시 공부를 해야죠. 잠정적으로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행도 하고 싶고요. 요즘 제주 올레길 유행이던데, 트래킹 하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요?
결혼하고 싶은 사람 생기면 프로포즈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배낭여행을 함께 해보고 싶어요. 유럽이나 남아메리카나 아시아요. 굳이 한 곳을 생각해보자면 스페인이요.
갓길, 참여연대
참여연대는 어떻게 왔어요?
사회적 관심이 원래 좀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전교조 활동을 오래 하셨는데 그 영향도 있고요. 올해 사법고시를 쳤는데 거의 붙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우울증이 왔어요. 원인은 모르겠는데, 진로보다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복합적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떨어졌어요. 답안지를 두 개 밀려 썼거든요. 재수 없어서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고 해서 1학기 때 설렁설렁 놀았어요. 여름에 공부할 것인가, 다른 것을 모색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공부는 진짜 하기 싫었고, 공부 아니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어요. 사회적 경험과 개인적 경험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곳을 선택했어요. 와보니 썩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와 보니 어때요?
사시를 준비하면서도 왜 하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는 추상적으로만 생각했어요. 판사가 되면 소신 있게 판결 내리고, 적당히 돈 벌면서 살겠구나 하면서. 여기 와서 왜 법이 필요한지 몸소 깨달은 것 같아요. 지금 사법감시센터에서 일하는 거나, 전에 퍼포먼스 하다가 경찰에 포위되었던 경험이 왜 법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생각의 계기가 됐어요. 법이 강자를 위한 도구가 되기 쉽잖아요. 법을 알면 피해갈 구석도 알게 마련이고요. 법을 알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수 있고 공식적으로 논할 자격을 갖게 되는 반면에 모르면 논쟁 자체가 불가능하잖아요. 전에 경찰에 포위됐을 때, 우리가 어떤 법 조항에 어떻게 위반되는지를 말했다면 합법적이고 논리적 근거가 되는데, ‘우리 집에 갈 건데 왜 막느냐’라고 하면 먹혀들지 않거든요. 나와서 몸으로 부딪쳐보니 확실히 달라요. 굳이 진보가 아니라도 현 정부에 반대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하지만 신문 기사를 읊으면서 논하고 농담 따먹기로 마무리하는 식인데, 그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시민으로서 참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 것은 참여를 해봐야 가능한 것 같아요. 아무리 진보적 생각이 있어도 거리로 나가보지 않으면 탁상공론이 되기 쉽거든요.
업무를 통해 배운 것이 있어요?
우리나라의 법조계가 진보 개혁적 사건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경우를 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현행법에 저촉되니까 처벌한다는 식의 판결이 일반적인 마인드로 보면 옳지 않게 보이는 경우도 많고요. 화이트칼라 범죄도 엄청 많은데, 그런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솜방망이 처벌되는 것 보면서 권력이란 얼마나 부패한 것인가 생각하기도 하고.
4기 인턴 참가자들은 어때요?
생각하는 지점이 같으니 대하기가 편해요. 처음 만나면 나와 맞는지 다른지 가치관을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공감하기 쉬우니까요. 다들 착하고, 마음씨도 좋고요.
나에게 참여연대란?
생각보다 엄청 중요한 집단은 아니에요. 모든 사건에 대해 내 인생에 큰 영향이라는 생각을 잘 안 해요. 작은 펀치들이 모여서 다운시키듯, 작은 것들이 모여 내가 되는 거죠. 중요한 경험이긴 해요.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실천적으로 몸으로 나서 본 소중한 경험이요.
온 길과 가지 않은 길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본인의 행복. 순간에 대한 집중.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롤 모델이 있어요?
아버지요. 전교조를 오래하셨는데, 옛날엔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스트레스를 안 받고 즐겁게 자기중심적으로 사세요. 힘든 일이 있어도 ‘뭐 어때, 잘 되겠지’라고 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사시는 분이에요. 사회운동을 하는 분들 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 많은데, 저희 아버지는 가치관에 부합하는데까지는 바치되 그 한도를 넘어서면 다시 보고, 그러다보니 즐거울 수가 있거든요.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독존적인 사람이에요
어떤 것을 좋아해요?
봄, 가을이 좋아요.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추우니까. 여름이나 겨울을 안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고요. 삶에서 적당한 것을 추구해요. 모든 삶은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사회운동계나 참여연대에서 물질적 가치에 중점을 두지 않는 분이 많은데, 그런 가치도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노민식이 바라는 세상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해요.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못하는 것 같긴 한데. 사회적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착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남에게 피해를 주고 그게 뭐 어때, 라고 생각하는 도덕 불감증이 있는 것 같아요. 남에게 피해 주는 것, 받는 것 싫어해요.
타인의 취향
쉴 때 뭐해요?
운동. 컴퓨터. 축구를 해요
좋아하는 게임
풋볼매니저
좋아하는 음악
인디 음악 좋아해요. 마이앤트메리. W&whale. 언니네이발관.
좋아하는 책
김형경 <사람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좋아하는 영화
다크나이트. 범죄의 재구성.
좋아하는 음식
다 잘 먹는데. 엄마가 해준 밥.
받고 싶은 질문이 있냐는 질문에 받고 싶지 않은 질문을 답한다. 이거 삐딱한 건가, 단호한 건가. 인터뷰 질문이 정형화 됐다고 바꿔보라는데, 이거 조언인가, 훈계인가. 아리송하게 시작한 인터뷰는 맴을 돌아 끝났다. 모든 인터뷰이에게 던져지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노민식을 꼽은 어떤 이는 ‘고지식하고 답답해 보이는데, 그런 것 좋아한다. 신념 있고 타협 안 되고 안 꺾이는 독불장군.’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는 ‘열의 있고 고민도 많고 사람도 안 챙기는 듯하지만 은근히 챙긴다’고 했다. 그의 이런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해서 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
인터뷰어 : 송윤정
inshallah
2009/08/31 14:40
2009/08/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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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인턴 탐구생활(8) - 배경헌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듯, 누구에게나 타인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입을 여는 순간, 눈을 마주치는 순간, 움직이는 순간, 기대는 언제나 깨어진다. 어쩌면 사람이 관계 맺기를 계속하는 힘이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힘이, 그 기대의 깨어짐에 있을 테니까. 배경헌을 인터뷰하면서, 나는 또 한 번의 발견을 했다. 단단한 껍질 속에 여린 속을 가진, 생각보다 좋은 사람, 배경헌이 여기 있다.
참 간소한 생활
참여연대 오기 전에 뭐했어요?
학교 다녔죠. 학점에 목이 매여 공부를 했었지요. 근데 생각만큼 성적이 좋지는 않아서 실망했어요. 지난 학기는 장학금 한 번 받아보자는 집념이 있었거든요. 그 전의 여섯 학기 중 2년은 연애했고 1년은 호주 다녀왔어요.
호주는 어땠어요?
그저 그랬어요. 학교에서 간 거라 그냥 영문과 공부 했어요. 처음엔 혼자 살기가 힘들었어요. 외국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외로운 것 같아요. 영어로 대화하는 게 말이야 통화지만 섬세한 말이 되지 않아요.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어요?
있는데 말할 수 없어요. 남에게 상처 줬던 경험이에요. 그래서 나를 더 미워하게 됐어요.
참여연대 인턴 중에 고대생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모르겠어요. 고대생은 많은데 고대생끼리 뭉치지 않아서 좋아요.
참여연대 끝나고, 남은 방학에 뭐 할 거예요?
일주일 정도 여행을 하려고요. 부산을 거쳐서 남해 쪽으로요.
네 분노가 참 순수해서
인턴 활동이 재밌어요?
재밌어요. 일단 제일 재밌는 건 애들이 많으니까 수다 떨고 술 마시는 것도 재미있고요.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게 있어서 좋기도 하고요.
무슨 일을 하고 있어요?
두 가지 일을 해요, 하나는 조례개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서명 받은 것을 분류해서 데이터로 입력하는 것이구요. 다른 하나는 행정감시팀에서 퇴직 공무원들의 취업 현황을 조사해서 유관업체인지 위법인지를 감시하는 일을 해요.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퇴직 후 2년 이내에는 유관업체에서 일할 수 없게 되어있거든요. 업무 내용을 찾아서 연관성을 찾는 일인데, 직접적 관련성 유무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지금은 정보 검색에 주력하고 있어요.
참여연대에 왜 왔어요?
PD가 되고 싶어요. 언론사에 들어가려고 스터디를 하면서 신문을 보고 공부를 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였어요. 그런데 제가 나서서 뭔가 하지는 않고 뒤에서 불평하는 편이거든요. 그게 콤플렉스이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오게 됐어요. 나가서 모르는 이들에게 말을 걸고 서명을 받는 것이 저에게 쉽지 않은 일인데, 중요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에게 참여연대란
재미있기도 하고, 날 괴롭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 자기 의견을 얘기할 경우가 많잖아요. 제 의견을 주장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제 의견을 강요하는 것처럼 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막말하면서도 농담이라고 하면 농담으로 이해해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아요. 그렇지 않으면 예의를 차리고 조심조심하면서 천천히 친해져야 하는데, 나로서는 그런 과정 생략하고 친해지려고 하거든요.
참여연대 사람들 어때요?
자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요. 자본 자체에 압도되면 안 되겠지만, 결국 자본을 벗어날 수 없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데, 그걸 경시하는 것 같아요. 전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부나 후원을 하면서도 개인의 욕망도 함께 충족시키면서 살고 싶어요. 박봉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추구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사람들이죠. 하지만 저처럼 적당히 타협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인정해주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4기 인턴 어때요?
다 좋은 것 같아요.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 아쉽기도 하지만요.
참여연대에서 얻은 것
사람과 경험
참여연대에서 잃은 것
있는 것 같긴 한데 모르겠어요.
네 생각이 참 맑아서
요즘 고민 있어요?
있어요. 사랑에 대해 고민해요. 내가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정의하고, 대처하는가. 막연하게 고민하는데, 내 생각은 정확히 언어로 표현이 안 되고 정리가 안돼서 도움이 될 만한 영화나 책을 보고 있어요. 영화 <클로저> 봤어요? 사랑과 욕망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하게 해요. 영화 속의 네 명이 외도 관계로 얽혀 있는데, 그 긴 기간 동안 그들이 얼마나 불행했겠어요. 저도 앞으로 불행할 시간이 많을 것 같아요. 마음이 괴로우니까요. 요즘 괴로운 이유는 노코멘트 할래요. 다만 한 가지 이유는 일하면서 제가 느끼는 제 부족함이에요. 제가 원래 저를 많이 괴롭히면서 살아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뭐예요?
자기를 괴롭히지 않으면서 사는 것이에요. 전 인생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하는 건 없으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기만 해요. 심정적으로 괴로워하고, 괴롭히고. 남들이 쓸 데 없다고들 하는 고민들 하면서요.
바라는 세상은?
상식적인 세상.
삶의 낙이 있다면?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 것이에요.
자신이 어떤 사람라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이죠. 마음이 따뜻해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순수하지만 순진하지 않았으면 해요.
바보와 악인 중에 어느 쪽이 되길 선택하겠어요?
처음엔 바보였다가, 악인이 되려고 노력하다가, 중간에 낀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될 것 같아요. 그러고 나중에 괴로워하는 사람이겠지요.
어떤 사람이 좋아요?
사려 깊은 사람이에요. 예를 들면 화장실에서 나갈 때 문을 닫아주는 센스가 있고. 감정적 배려도 물론 필요하고요.
PD가 되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자연다큐 프로그램, 일각고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본 적이 있거든요. 유니콘처럼 뿔이 달린 신기하게 생긴 고래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세상에 제가 잘 알지 못하는 그런 생명체가 있다는 것이 경이롭고 신비롭고 매혹적이에요. 꼭 그게 아니라도 바다 탐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롤 모델이 있어요?
<무지개와 프리즘>이나 <어른의 학교>같은 이윤기의 수필집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반듯하고 훌륭하고 아는 것도 많은 분인 것 같아요.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옳은 생각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그 사람의 말을 믿고 따라가도 될 것 같아요. 그 외에 우석훈, 진중권, 김호기도 좋아하고. 여기 와서 보니 박원석 처장님도 좋아요.
보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
‘지금 말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이에요. 말하고 후회할 때가 많거든요. 제 진심은 그게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타인이 뱉어낸 말로 판단하고 상처받잖아요. 뒤에서 관찰하고. 천천히 오랫동안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타인의 취향
좋아하는 책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
좋아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 미앤유앤에브리원.. 봉준호 감독 영화.
좋아하는 작가
아모스 오즈. 박민규
좋아하는 건축가
장 누벨. 루이스 바라간.
좋아하는 음악
류이치 사카모토. 빌 에반스. 조빔.
좋아하는 음식
피자. 소주 외의 모든 술.
좋아하는 연예인
김태희 외 예쁜 연예인 모두.
가보고 싶은 곳
브라질. 포르투갈, 리스본.
갔던 곳 중에 좋은 곳
태국. 스페인. 교토.
싫어하는 것
예의없는 사람, 지저분한 것.
인턴 활동 이후 배경헌이 나에게 처음 한 말은 “안녕하세요”였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다. 사려 깊고 배려하는 사람이 좋다면서, 예의 없는 사람이 싫다면서 말이다. 배경헌은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고 괴로워한다고 한다. 자신이 고통스럽게 공감했던 책을 좋아한다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마음이 아픈 책과 영화를 좋아한다고 한다. 스스로를 미워하고, 괴롭히고, 학대하면서 산다고 한다. 생각보다 좋은 사람, 배경헌의 뱃속에는 의외로 흰 구름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그걸 왜 숨기는 걸까, 그걸 왜 모르는지...
인터뷰어 : 송윤정
inshallah
2009/08/04 16:31
2009/08/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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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인턴 탐구생활(7) - 박수진
어스레한 바닷가 눅눅한 펜션 한 구석에 앉아 있었다. 달리 할 말도, 뭔가를 할 힘도 없어 그저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차를 타겠다고 눈을 뜨고 있던 까칠한 세 사람 중 1인은, 첫차를 기다리며 할 수 있는 일로 인터뷰를 제안했다. 놀다 지쳐 잠든 이들의 고요한 방 안을 머쓱한 웃음소리가 채웠고, 수진은 ‘할 거면 여기 말고, 밖에서-’라며 나갈 채비를 했다. 인터뷰어나 인터뷰이 양 쪽 모두 술기운이 올라 있었고, 몹시 피곤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흘려 쓴 문자만이 전해주는 인터뷰다. 한 가지 당부는, 보이는 것을 믿지 말 것, 판단을 내리는 순간 당신은 지적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
독특한 목소리와 말투를 가진 사람으로 사는 것은 어때요?
보이는 것들에 콤플렉스가 있어요. 오해의 여지가 많아요. 부잣집 외동딸로 본다거나, 철모르고 자란 이기주의자로 본다거나 해서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요?
즐겨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놓고 그걸 깨뜨리는 거요. 진지한 대화를 나누거나 일상에서 부딪히다 보면 인간됨이 보이잖아요. 시간과 관심이 조금 있다면 자연스럽게 깨져요. 제 생각엔 처음에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도 지는 거예요. 관심의 대상이 되어 깨뜨려가야 한다는 것이 인간관계에서의 강박이기도 해요. 그런데 참여연대에 와서는 그런 깨뜨림의 기회가 없어서 불안하고 두렵기도 해요.
참여연대에서는 왜 깨뜨림의 기회가 없었을까요?
제가 만들지 않은 것 같아요. 절실한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그저 그렇게 가거든요. 오해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에서요. 잘 보일 대상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연극 했다면서요?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연출을 하고, 요정 퍼크 역을 맡았어요. 한 학기를 연극으로 다 보내고 그 다음 학기는 휴학했어요. 삶이 연극임을 배웠어요. 스쳐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진짜 자기를 감추고 원하는 이미지와 배역을 만들어 관객에게 보여주듯 연기를 하잖아요. 의도했든 아니든. 그런 진리를 배웠죠.
엠티 어땠어요?
지난 번 놀이터 엠티보다는 재미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재미없는 엠티 처음이에요. 노는 방식이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 나는 친하지 않은 이들이 친한 척하고 말 걸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보단 친목을 다지면서 돈독해지는 게 좋거든요. 그걸 바란 건 아니지만요.
신제품 아이스크림, 참여연대
참여연대 사람들 어때요?
참여연대 인턴은 제 계획 선상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큰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쏘쏘예요. 하지만 그래도 좋거든요. 공부도 되는 것 같고, 배우고 싶은 것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시민단체에 모인 사람들은 내 주위의 그냥 대학생들이 아니라 이상을 갖고 혁명을 꿈꾸는 이들일 줄 알았어요. 만나고보니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이 모두 다는 아닌 것 같아요.
4기 인턴은 어떤 것 같아요?
똑똑하고 능력 있고 밝고 명랑해요. 그래서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든 뒤쳐질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참여연대에 왜 왔어요?
전공이 정치외교학인데, 현실 정치에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전공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제 자신 뿐 아니라 주위의 압박이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한국 정치를 좀 알고 싶고, 학교에선 알려주지 않고,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려면 어딜 가야 할까하는 고민에서 시민단체를 택했어요.
그래서, 참여연대에 온 성과가 있어요?
엄청 도움 됐고요. 원하는 것 얻고 있어요.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의정감시센터에서는 무슨 일을 해요?
의정감시센터에서 일해요. 국회의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열려라 국회’에서 데이터작업을 해요. 각각의 국회의원이 어떤 성향의 의원인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지금까지는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전문 중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정리했어요. 그리고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정리했어요. 미디어법안 통과 이후로는 통과 여부와 절차상의 문제, 대리투표 의혹 등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서 자료화 하고 있어요.
나에게 참여연대란?
더운 여름날의 아이스크림 같아요. 아이스크림은 달고 맛있잖아요. 참여연대에 오지 않았다면 4학년 1학기 여름은 답답하게 시간을 보냈을 거예요. 더운 마음을 식혀주는 쉬는 공간 같아요. 참여연대에 대해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는데, 마음에 쏙 드는 신제품 아이스크림을 발견한 기분이에요.
참여연대 오기 전에 뭐했어?
공부를 했죠. 열심히 학교 다니면서, 서울문화재단에서 나오는 ‘문화+서울’ 잡지 오픈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고, 작년엔 국민은행 홍보대사도 했구요. 모의UN도 했어요. 가만히 공부하고 싶은데 지는 느낌 드는 거 싫어서 많이 돌아다녀요. 그러고 후회해요. 나 왜 이러고 있나- 하면서요.
참여연대 회원이에요?
지금은 아니에요. 직업을 갖고 돈을 벌게 되면 후원해야죠. 나는 여기를 알기 때문에, 참여연대가 변질된다 해도,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후원할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무슨 일을 하는지 아니까요. 한 번 연을 맺고 알게 된 이상은 지나치지 못할 것 같아요.
The show must go on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사람들, 교감 있는 사람들이 날 좋아했으면 하고, 그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또, 다른 사람은 못하는 것들, 그 사람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것들, 새롭고 창조적인 것에 가치를 둬요.
하기 싫은 것
구속 받는 것. 시대, 국가, 질서에 의한 구속.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고 싶은데 시키는 게 많으니까요.
요즘 고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라는 대로 하면 잘 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늘 부합하지는 않으니까요.
바라는 세상은?
착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부할 거예요. 이론적으로 도움을 주려고요. 힘이 되어주는 제도, 질서, 나라, 세계관, 상(像)을 만들어 주려고요.
인터뷰를 보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있어요?
보이는 건 아무 것도 믿지 말라고. 판단을 내리는 순간 그는 지적으로 사망하는 거라고요.
롤 모델이 있어요?
외교에서 비스마르크, 사상에 있어서 슬라보예 지젝, 삶에 있어서 마릴린 먼로. 마릴린 먼로는 틀을 깨뜨리길 두려워하지 않았던 점이 좋아요. 정신적 지도자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요.
좋아하는 것
지적인 것. 감탄할 수 있는 사람들.
지적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어요?
책. 배울 것은 다 책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고등학교 때는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대학교 와서는 루소의 <에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영국의 경험론, 데리다의 해체주의.
어떤 사람이에요?
나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맞춰주는 사람. 거울 같은. 백 명을 만나면 백 가지를 보이는 사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측할 수 없는 사람. 그렇게 살 거니까요. 극단을 오가도 ‘아, 걔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게 되는 사람.
별명 있어요?
프리리에요. free의 프리도 되고요, pretty의 프리리이기도 하고요. 만화책 <fever>의 프리리 형인이에서 비롯됐어요. 누가 먼저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불러줘요.
타인의 취향
좋아하는 것
비 맞으면서 바다 보는 것.
좋아하는 책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루소 <에밀>. 헤르만 헤세 <데미안>
좋아하는 영화
<매트릭스>
좋아하는 음악
Maxim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사고 싶은 것
영국행 비행기표. 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미술 작가
르네 마그리뜨. 살바도르 달리.
좋아하는 음식
냉면. 떡볶이. 맥콜
수진이 나에게 자기가 어떤 사람인 것 같으냐고 물었을 때 ‘독특한 목소리와 말투가 너의 다른 면들을 가리는 것 같아’라고 했다. 그게 약인지 독인지는 박수진을 좀 더 알아야 가늠할 수 있을 테지만,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그 목소리 이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과 그게 약인지 독인지를 가늠하려는 사람들을 경계하면서도 그들의 인식위에서의 줄타기를 즐긴다는 것이다. 그 판단이 어리석음이라는 오만한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인터뷰어 : 송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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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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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인턴 탐구생활(6) - 손형지
인턴 활동 시작한 지 2주 만에 처음으로 형지와 사담을 나누었다. 사투리로 조곤조곤 깍듯하게 말하는 형지와 이제 막 안면을 튼 나는 들어주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가장 좋아한다는 김연수의 책을 빌려 달라 했고, 형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러겠노라 했다. 말이 무색치 않게 월요일은 무거워서 못 가져왔어요, 화요일은 사무실에 두고 깜박했어요, 수요일은 책 여기 있어요, 라며 경과를 밝혔고, 형지가 곳곳에 옅은 연필 선을 그은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는 그 후 2주 째 내 가방 속에 있다. 형지는 김연수의 진실에 가 닿으려는 노력이 좋다고 했고, 그 노력을 닮으려는 듯, 진심을 말하고 말한 것을 실천하고 덧니를 보이며 무구하게 웃는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사투리 써서 불편한 점이 있나요?
사람들이 재밌어해요.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 재미있어하면 그렇게 신기한가 싶기도 해요.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아요. 불편하면 바꿨겠죠.
왜 국문학을 전공으로 택했나요?
고3때는 정치학과가 가고 싶었어요. 근데 수능 점수가 사회과학대에 가기엔 좀 낮았고, 정치학 외에 제가 관심 있는 분야가 역사, 철학인데 그 쪽으로 가기엔 점수가 좀 높았어요. 역사. 철학을 쓰려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셨어요. 소신지원을 하면 하는 거지 왜 낮춰 쓰느냐고요. 그 때 아버지랑 엄청 싸웠는데, 아버지께서 결국 제 뜻대로 하라는 걸 보곤 마음이 약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어문계로 가서 전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우연히도 제가 들은 정치학원론 수업이 별로였고, 기대하지 않은 국문과 수업이 재미있었어요. 제가 관심사가 좀 잡다하게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 하는 건 재미있어요.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요?
중 3때 지리산에 갔는데, 별이 너무 많아서 정말 눈물 나게 아름다웠어요. 아름답다는 표현은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잘 안 쓰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외국의 초원이나 소금 사막을 보면 아름다움에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좀 스케일에 압도되는 인간이에요. 사이즈 큰 자연을 좋아해요.
장점은 무엇인가요?
전에는 ‘건전하고 상식적이고 탁월한 유머감각’이라고 뻥(?)을 치곤했는데, 요즘은 유머감각은 빼고 말해요.
단점은 무엇인가요?
다혈질이에요. 감정 기복이 심하고 흥분을 잘해요.
이렇게 한낮 속에 서 있다
참여연대에 왜 왔나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일단 취직해서 돈을 번 뒤에 대학원에 갈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대기업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저와 거리가 너무 멀더라고요. 적극, 진취, 글로벌 마인드 등 다 좋은 말인데, 제게는 그것들이 목표로 잡을 만큼 중요한 가치는 아니거든요. 그보다는 인권, 자유, 평등이 더 저에게 와 닿는 가치였고요. 그런 와중에 뭔가 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친구의 권유로 참여연대 인턴에 지원하게 됐어요. 진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뭔가를 열심히 하고 부딪치며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법감시센터에서 무슨 일을 하나요?
사법감시센터에서 ‘2004년 그 사건, 그 검사’DB 작성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2004년 검찰 수사 사건 중 중요한 34개 사건에 대해서 언론 기사를 스크랩하고 검찰 연감을 참조하여 사건 수사 일지와 개요를 작성해요. 수사 일지를 먼저 작성한 후, 사건개요, 수사담당 검사 및 지휘라인, 수사 경과, 수사 결과, 재판 결과 등을 조사하고 약평을 달아서 수사 개요를 완성해요. 검찰 모니터링 자료 DB를 만드는 일이에요.
부서활동을 해보니 어때요?
처음엔 전문 지식이 없어서 좀 힘들었어요. 관련 기사가 너무 많으니까 어떤 정보를 취사해야 할지도 어려웠고요. 일이 많고 힘들기는 한데, 익숙해지니까 재미있고 배울 점도 많아요.
참여연대 오기 전에는 무엇을 했나요?
진로 고민하고요, 영어 공부하고요, 책이나 신문도 뒤적거리고, 남자친구랑 놀고 싸우고. 연애는 열심히 했어요.
나에게 참여연대란?
오기 전에는 시민단체에 대해 잘 모르면서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충격적 변화를 기대했어요. 와 보니 그냥 일상의 한 부분이 됐어요. 기간 내에 일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자원 활동이라도 계속 해서 마치고 싶어요.
청춘의 문장들
서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옛날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공부밖에 없었어요. 거기만 가면 뭔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사회적으로 서울대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학벌주의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을 독식하고 있잖아요. 그걸 저도 누리고 있긴 하지만 옳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걸 제외하면, 그냥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좋은 수업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서울대생을 보는 사람들의 기대치나 시선에서 받아야 할 것 이상을 은연중에 누리게 돼서 부채감도 들고 그래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행복.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가족, 친구 등 사람이요. 뭐가 필요할까... 밥, 돈, 되게 많긴 한데, 당장 떠오르는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요.
바라는 세상은?
인간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에요. ‘사람답게’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해본 개념들은 자유니, 평등이니, 인권이니 하는 것들이 보장되는 동시에 의식주 같은 물질적 보장도 되는 세상이에요. 더 독창적인 생각은 못하겠고, 이런 가치들은 진부한 만큼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하는 것들인 것 같아요.
타인의 취향
쉴 때 뭐해요?
책을 제일 많이 보고, 걷는 것 좋아해서 걸어 다니고요. 카페 가는 것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책
김연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밤은 노래한다>.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미하일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이상 <날개>, <실화>
좋아하는 음악
델리스파이스 <항상 엔진을 켜둘게>, w&whale <최종병기 그녀>, 카니발 <벗>, <거위의 꿈>, 이바디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듣기 편하고 가사가 서정적인 노래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영화
도리스 되리 좋아해요. <파니핑크>,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구로사와 아키라의 <란>. 그 외엔 <디 아워스>, <패왕별희>, <반지의 제왕>, <박하사탕> <친절한 금자씨>, <중경삼림>, <무간도>, <귀향>
좋아하는 단어
‘하늘’ 색도 예쁘고, 탁 트이고. 초원, 바다도 좋아하는데, 공통점이 막혀 있지 않고 광활하게 트여 있는 거예요. 천문학과 가고 싶었는데, 물리가 싫어서 못 갔어요.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이야기요. 만화나 애니메이션도 그런 맥락에 있고요. 나무 좋아해요. 나무를 보면 마음이 푸근해져요. 그래서 공원을 걷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의 맑은 날씨도 좋아해요. 쾌적하고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좋아하는 만화
<칼바니아 이야기>.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드래곤드림>. <지어스>. <세븐시즈>. <왓치맨>.
가보고 싶은 곳
볼리비아 소금사막. 중동이나 이집트의 모래사막. 몽골의 초원.
내 말이 맞다. 그녀는 무구하다. 건전하게 사고하고 친절하게 답변하고 진실하게 웃는다. 나는 형지를 안았다. 그냥 한 번. 형지에게 머리를 기대면 뭔가, 쉬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하는 일에서 진심이 진검이라면, 형지는 관계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닐까. 진실을 두고 하는 싸움마저 진실을 외면하는 세상에서, 진실에 닿으려는 조용한 노력을 홀로라도 밀고 나가 거짓된 마음의 역사를 지우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인터뷰어 : 송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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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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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인턴 이강권
직접 행동 후기 'Again & Again'
두 편의 후기를 연달아 올린다. 날씨는 너무 좋고 후기는 밀려있고 여친은 없고 친구는 여친 만나러 떠나는 이 상황에 신세 한탄좀 해야겠다. 전화위복으로 도서관에 앉아있는 맞은편 청순가련한 여인과 필이 통하여 새로운 만남을 이어나가는, 마치 진부한 우리네 90년대 시트콤 청춘드라마처럼, 계기가 되어준다면 모두 다 용서할 수 있다. 후후
7월 23일에 하루 앞선 22일 말도 안 되지만 결국 될것 같았던 일이 벌여졌다. 직권상정을 통해 미디어법이 통과되었다. 법안 통과 여부에 귀추를 주목하며 직접행동을 기획해오던 4기 인턴들은 예정된 비극에 몸이 바빠졌다. 점심을 먹고나서 석민수 직접행동 단장의 요구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긴급회의를 열었다. 직권상정 이전에 행동을 의도했었으나 스케줄상의 어려움으로 미뤄야만 했었던 직접행동을 서둘러 수행하려는 눈치였다.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행동의 시점은 당일로 정해졌고 신속하게 참가인단이 꾸려졌다. 시간의 여유가 많지않은 탓에 간단한 유인물 배포와 피켓 시위를 통한 직접행동을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고 장소는 언론노조의 시위가 진행될 예정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역할 배분이 이루어졌다. 유인물 제작에 석민수 송윤정 노민식이 도와주었고 나와 찬미 한결이는 피켓에 들어갈 문구를 알아보기로 했다.
아 이럴때는 항상 인턴으로 소속되어있는 노동사회위원회 간사님과 유혜림양에게 미안하다. 개인적인 용무와 교육 등으로 업무에 제대로 보탬이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직접행동을 이유로 빠져야 한다니 면목이 없다. 그래도 직접행동을 위해 기꺼이 외출을 허락하는 우리팀의 넓은 아량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유인물과 피켓에 담길 우리의 목소리는 법안 통과의 절차적 부당함을 꼬집는 내용이다. 미디어 법이 통과될 이후에 대해서 설파하는 식의 내용은 법안이 통과된 현 상황에 큰 실효성이 없고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고, 또한 한나라당이 본회의 표결과정에서 범한 절차적 위반사항이 명백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결 과정상의 대리투표와 재투표 의혹에 집중하며 법안 통과의 부당함을 알릴 수 있도록 유인물과 피켓에 들어갈 문구를 생각해내었다.
피켓에 들어갈 문구를 고안하는 과정에서 찬미와 한결이의 도움이 컸다. 이럴땐 확실히 한 두살이라도 젊다는 것이 부럽다. 피켓에 들어갈 문구는 우리의 주장을 몇 개의 단어로 명징하고 통렬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기에 고도의 창의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나의 굳은 머리로는 아무래도 무리였다. 한결이와 찬미의 젊은 감각이 돋보였다. 둘의 노력으로 유행가와 센스있는 풍자를 겸비한 멋진 문구가 만들어졌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우리는 정형기 간사님이 태워주시는 차를 타고 여의도로 향했다. 그 시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차안에서 간단하게 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2줄을 먹었는데 부족했다. 참여연대에 와서 늘어난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식성이다. 민혁이와 한결이와 식사를 자주해서 그런 탓일까 요즘에는 자주 배가 고프고 많이 먹는다.
여의도에 도착하니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주는 이들은 수많은 전경들이었다. 오늘만은 부디 공무집행방해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시민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서 일을 해주었으면 하고 기원했다. 항상 그네들을 보며 하는 생각이지만 솔직히 군대를 갔다온 선배의 입장으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든다. 권력의 가장 밑에 존재하는 하수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비난과 욕설을 받아야만 하는 억울한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럴수록 배후에서 정권유지를 위해 강력한 통제와 지시를 행하면서 그 책임의 화살을 그 밑으로 돌리는 비겁한 시커먼 국가 권력의 실체에 대한 분노는 더욱 더 커진다.
이제 직접행동을 할 차례다. 일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조를 두개로 나누었다. 나는 강지혜 한결 윤정누나와 한 팀이 되었다. 내가 유인물을 배포하고 나머지 셋이 피켓을 드는 형식이었다. 오늘 미디어법 통과 반대 집회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먼저 알려진 것일까 이미 거리에는 그들과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인물을 배포하기에는 상당히 수월한 환경이었으나 (입장이 같아 거부감이 없으므로) 우리가 의도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우리의 목적은 우리와 방향을 같이하는 사람과의 더욱 더 굳건한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고, 아직 문제의식을 갖지 않거나 다르게 생각하는 다양한 일반 시민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함으로서 다르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안으로의 연대가 아니라 자유로운 생각의 교류를 통한 외부 포섭에 우리의 의의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거리를 조금 더 벗어나 광화문(?)쪽으로 자리를 옮겨 활동을 이어나갔다.
사람들의 소통이 많은 교차로가 우리의 베이스 캠프가 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유인물을 나누어주었다. 사실 이런한 류의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 과제를 위해 설문지를 배포한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현실의 의제를 가지고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식의 일은 해본적이 없었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쉬웠다. 생각보다 시민들의 거부반응이 없었고 우리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의 우호적인 반응에 더 힘이 났다. 내가 한 200장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30분이 안 되어서 금방 다 나누어 주었다. 당시에 나는 몰랐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일의 진행이 빨랐나 보다. 이런 모습을 본 윤정누나와 지혜가 나보고 유인물 배포에 특별한 수완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나보고 팀장이라는 감투를 씌워줬다. 음 뭐랄까 여러모로 머쓱했다. 그래서 나는 그만 두고 지혜와 한결이에게 남은 유인물을 넘겨주었다.
우리의 1차적인 임무였던 유인물 배포와 피켓 시위를 끝마치고 일을 위해 잠시 헤어졌던 석민수형네 조와 다시 만나 언론노조 주최의 집회에 다같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집회에는 언론인들을 포함해 학생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고 강기갑의원과 권영길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어제의 여파로 두 의원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몇몇 인사의 연설과 공연, 영상 홍보로 집회는 진행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왜 갑자기 경어체로 쓰고 있지..) 한창 집회를 참가하는 도중에 정룡이형이 맛있는 떡(인지 빵인지는 아직도 궁금)을 가지고 합류했다.
집회가 길어지자 조금 지루해졌다. 계속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이 허리도 아프고 해서 잠시 산책도 할겸 여의도의 밤거리를 걸어보았다. 집회의 현장을 벗어나자 바로 고요해졌다. 대로변을 지나 안의 골목으로 들어가자 다시 시끄러워지는게 술집과 노래방이 있는 유흥골목이었나 보다. 기분이 묘해졌다. 나는 방금 시끄러운 집회의 현장에서 사회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는데 불과 100m도 안되는 거리를 지나오니 여기는 딴 세상이다. 우리와 같은 고민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지도 모르나 다양한 부류와 감정의 사람들이 시끄럽게 밤을 즐기고 있었다. 며칠 후에 내가 저 모습으로 되어있지는 않을까? 미디어법이고 조중동이고 뭐고 다 잊고 학교에 복학해 치열한 학점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소일하며 살게 되지 않을까. 세상은 나를 괴롭히며 거대하게 변해가는데 우리는 다만 가끔씩 투덜대면서 결국은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인지. 혹은 불합리한 세상에 저항하며 사회에 짱돌을 힘껏 던지며 살다가 스스로 힘이 빠져 무기력하고 냉소적으로 변해가지는 않을지. 흠 그런 생각을 하며 머리 속이 조금 복잡해졌다.
10시가 되자 우리는 아직 한창인 집회를 뒤로하고 집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피곤하다. 내일은 엠티를 간다. 요즘 바쁜 일이 많다. 이번 주에 이사도 해야 했고, 노동사회위원회 일도 결국 마무리를 못했고, 얼마 남지 않은 토플 시험 준비도, 할일은 엄청많은데 시간은 별로 없다. 오늘 그 일을 다 마무리 지어야겠다. 일단 후기는 다 썼고 남은 일들을 차근차근 풀어가야겠다. 쓰고 나니 날씨가 흐려졌다. 아쉽다. 나는 더운 날씨가 좋은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커피나 한잔 더 마시면서 일광욕이나 실컷하면서 가야겠다.
참여연대는 뜨거운 열정과 끼로 똘똘 뭉친 21명의 인턴들로 북적입니다. 2009년 여름의 더위를 열정으로 불태우는 인턴들의 이熱치熱,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후기는... 이강권 인턴(옆 사진)이 써주었습니다. 이강권님은 노동사회위원회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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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17:08
2009/07/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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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인턴 탐구생활(5) 조홍진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조홍진이요, 라는 답을 듣고 나홍진이라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모르겠다는데도 혼자 곱씹다가 그날 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만화책을 읽다가 문득, 영화감독 나홍진이 생각났었다. <추격자> 이후에 본 냉소적이고도 단정적인 나홍진의 인터뷰는 어딘가 조홍진의 사고와 닮았다. 조홍진을 잘 모르던 나는 선한 말투가 좋다고 칭찬했었다. 인터뷰 할 때 착한 척 잘한다고 애기를 해주었다. 억지스러운 우연을 좀 만들어보자면, 조홍진은 씨네21 과월호를 몰아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영화감독과 동명이인다운 취미라는 생각이 들지만, 좀 우습기도 하다.
Merry-go-round, warming up
인터뷰이가 된 기분이 어떤가요?
묘해요. 별 생각 없어요.
받고 싶은 질문 있어요?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그 질문이 왜 받고 싶어요?
그냥, 제가 특이한 사람들에게 묻는 질문인데, 별로 창의적인 대답은 없었어요. 그런 질문을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죠.
어느 별에서 왔나요?
모르겠어요.
그대를 부르면, 참여연대
참여연대에 왜 왔나요?
하고 싶어서요. 한국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실전에 부딪쳐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안정적인 것이 참여연대였어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시민경제위원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메일링 리스트를 정리하고, 세제 개편 관련 자료를 수집해서 정리하고 있어요. 제가 이 일을 안 하면 간사들이 여기에 매달려서 일을 못해요.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걸 해야 다른 일이 이루어지고, 보탬이 되는 일이니까 좋아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거나 딱히 재밌는 일은 아니지만요.
참여연대 오기 전에 무엇을 했나요?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고민하면서 방황했어요. 이건 언제나 현재진행형인 고민이죠.
나에게 참여연대란?
아직 미지의 세계에요. 와 보기 전에 생각한 거랑 와서 본 거랑 좀 다르고, 단정 짓기엔 가능성과 여지가 많아요.
4기 인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상식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틀에 갇혀있는 것 같아요. 합리적 대응만을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았으면 해요.
다시 만난 세계, 조홍진의 시선
어떤 사람인가요?
착한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어요. 나쁜 짓을 많이 하기도 해요. 솔직히 말하길 즐기는데, 타인에 부담, 불편을 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거든요. 그리고 튀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해요.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하죠. 제가 말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 그 성향의 연장인 것 같아요. 낮술 인터뷰를 하고 싶어 했던 것도, 반바지를 자주 입는 것도 그 영향이에요. 반바지는 편해서 입기도 하지만 나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기도 하거든요. 미국에 가서 느낀 건데, 한국 남자들은 다 똑같이 생겼어요.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긴 바지를 입고. 남과 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 즐겁고 기분 좋은 사람. 헤어지고 나면 시간을 뺏은 것으로 생각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힘들 때 도움이 되는 사람이요.
유학 갈 거라면서요. 무슨 공부가 하고 싶어서요?
지금으로선 정치경제학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도 언제 뒤집힐지 몰라요. 주류경제학보다 사회와의 직접적인 접점이 있는 분야가 정치경제학인 것 같아서 입문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학문을 하려는 이유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혁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위한 거거든요. 주류 경제학의 대안이 사실 별로 없어요. 마르크스 정도? 근데 그건 너무 어려워서 자신이 없고, 그래서 다른 쪽을 기웃거렸는데, 저와 비슷한 포지션이 없더라고요. 경제학 공부의 목적이 먹고사는 것 또는 국가 경제의 발전 정도예요. 내가 원하는 방식의 경제학자가 누가 있는지 고민해보면 잘 없어요. 그래서 누가 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조홍진의 포지션은 어떤 건가요?
저는 ‘국가’라는 사고의 틀이 싫어요. 경제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국가와 국민을 앞세우거든요. 저는 세계시민주의를 지지해요. 국가주의 또는 민족주의의 틀을 벗어나 전지구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실현 노력의 대상을 한국 사회로 하고 싶어요. ‘한국’이라는 국가 개념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 인간의 관계의 구조에 관심을 두고요.
바라는 사회는 어떤 곳인가요?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해요.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되고, 남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거죠.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요. 그래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하려고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사회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학문이니까요.
Gee, 신상 정보
요즘 고민 있어요?
일을 이렇게 해도 되나 싶어요. 습관적으로 대충 하는 것 같아서요.
조홍진의 장점
말 잘하고, 착한 척 잘하고, 일 잘해요. 이것저것 시키면 다 잘해요.
조홍진의 단점
근성이 없어요. 처음에는 재미를 찾으려고 하는데, 금방 지쳐요. 지금 하는 일도 그래요. 그리고 말이 많은데다 솔직함에 대한 강박도 좀 있다 보니까 상처 주는 말을 잘해요. 착한 척 하는 동시에 나쁜 짓도 많이 하고.
욕망에 충실한 삶을 지향한다면서요? 어떤 욕망이 있어요?
예쁜 게 좋아요. 또, 재밌는게 좋아요. 최근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6장이 재미있었어요. 또, 연상녀를 욕망해요. 누나가 편해요.
타인의 취향
좋아하는 책
어려서는 소설 <퇴마록> 정말 좋아했어요.
좋아하는 작가
김영하와 코드가 잘 맞아요. 헤르만 헤세 좋아하고요.
좋아하는 음식
평양냉면. 동치미 국물과 고기 국물이 섞여 심심한 맛이 나요.
좋아하는 음악
요즘 인디음악 좋아해요. 언니네이발관, W&Whale, 브로콜리너마저. 아, 요즘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냉면이에요. 제시카 목소리가 좋아요.
가보고 싶은 곳 있어요?
까미노 데 산티아고. 미친듯이 걸으면 기분이 어떨까 궁금해요. 몸 쓰고 땀 내는 것 좋아하기도 하고요.
조홍진의 선한 말투를 칭찬했을 때, 곱슬머리와 웃는 입매와 치아가 참 조화롭다고도 말했었다. 오늘 보니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왼쪽 귀의 피어싱과 반바지까지가 한 덩이다. 그 모습, 그 어투, 그 생각이 딱, 조홍진이다. 회전목마로 시작했지만, 말을 쏟아내는 속도는 롤러코스터였다. ‘별 얘길 다하네’란 소릴 뱉어가며 솔직하게 답변하면서도 오프더레코드가 많았다. 검은 개가 해를 삼킨 오늘, 국회에서 법안이 직권 상정된 덕분에 참여연대 사무실은 한산했다. 사무실을 비운 이들은 오만한 대한민국 1%에 맞서는 동시에 대서 하루 전의 뜨거운 볕과 싸워야 했으며, 저녁에는 급기야 촛불을 켰다. 그리고 나는 아침의 인터뷰를 정리하며 이튿날을 맞는 의도치 않은 수미상관의 하루를 지내게 되었다. 인터뷰어 : 송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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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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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인턴 이강권
국민참여재판 방청 후기
국민참여재판에 방청객으로 참가하러 교대역 법원으로 간다. 오랜만에 통인동 참여연대 정겨운 골목이 아닌 저 한강아래 남쪽으로 간다니 조금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니 뜨거운 햇볓이 매섭다. 덥고 습한 날씨에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과 씨름을 하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다왔다. 하지만 이미 9시 45분의 약속시간은 지난지 한참이고 처음 와보는 법원 건물에 이리저리 헤메인다. 그러다가 나와 같은 처지로 길을 찾아 헤메는 석민수형을 발견. 반갑게 인사한다. 원래 지각했을 때 제일 반가운 사람은 같이 늦는 사람이다. 그래야 욕도 나눠먹어 덜 미안하고 가는 길이 덜 조급하다. 여하튼 그렇게 도착한 서울지방법원은 아침이라 그런지 다소 한산한 느낌이다. 먼저 도착한 인턴 친구들은 이미 위에서 모여서 늦는 무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하다 친구들아. 다음부터 안 늦겠다고 약속은 못 하더라도 대신 나중에 니네가 늦었을 때 비난하지 않을게.
본격적인 국민참여재판에 앞서 인턴들과 참가를 희망한 참여연대 회원 2분을 위한 간단한 OT가 있었다. OT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 근무하고 계시는 박근용 간사님께서 수고해 주셨다. 교육의 주된 내용은 배심원제도의 도입 배경과 간단한 규정들 그리고 그로 인한 여러가지 효과에 관한 것들이었다. 한국의 배심원 제도가 미국의 배심원 제도를 모태로 해서 도입이 된 제도라는 사실과 참여연대가 배심원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과 사법부의 권력감시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국민참여재판 방청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심원 제도가 법치 민주주의를 앞당기고 사법부의 권력 비대화에 일조할 수 있다는 데에 적극 동감한다.
시민 배심원 제로를 통해서 그 동안 일부 법 전문인들만이 드나드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던 법원의 문턱은 대폭 낮출 수 있게 되었고, 판검사 변호사들 만이 참가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국민의 안방극장으로 바뀌었다. 더불어서 정치권이나 재벌 기업에게 가질 수 있었던 국민들의 사법부에대한 불신의 감정 역시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지않았나 생각해본다. 여전히 배심원 선정과 관련한 중립성의 문제와 부족한 자질로 인한 전문성의 문제는 남아있지만, 그것은 직 배심원제도의 도입 역사가 길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감안해 앞으로 더욱 수정하고 보완해나가야 할 문제이지 그 제도가 가진 본질의 문제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의 배심원 제도가 몇몇의 악질 형사재판에만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것은 해당 사건이 가진 심각성의 문제를 떠나서 그것이 심원제도가 가지고 있는 효과를 제한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그렇다. 무릇 배심원제도의 목표라고 한다면, 자칫 판사의 가치와 인성이 과도하게 개입되어 전체 시민과 사회의 가치와 감각이 반영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 검찰과 사법부의 전횡과 자본을 앞세운 재판 결과의 양극화의 우려를 막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사건의 종목에대한 제한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여러 정황과 증거로 사실이 확실하고 악질적인 범행으로 이미 극형이 예상되는 형사재판의 경우에는 사실 배심원의 역할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이번 재판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피고인의 범죄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가운데 배심원과 피고측 변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심문과 증거획득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을 증명하는 일이나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방식을 비꼬는 일일 뿐이다. 또한 이러한 반박은 자극적인 범행 사진과 피의자의 자백이 섞인 진술앞에서 흐려지기 쉬우며, 조금 더 깊은 집중력이 요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증거확보의 합법성과 같은 기준은 흐려지기 쉽다. 피의자라는 신분과 복장으로 인해 배심원단의 판단 이전의 가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들이 검찰이 제시하는 자극적인 범행 진술과 과학적인 근거에만 의존하지 않고 피고측의 반박에도 귀를 귀울일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든다.
배심원제도가 살인이나 성폭행과 같은 일부 죄목이 불순한 형사재판에만 국한되지 않고, 범죄 발생 빈도가 더 높은 금융범죄나 사기죄에도 적용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대기업의 부당거래 행위나 회계분식과 같은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배심원제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하며 느낀 것인데 아무래도 배심원들이 재판에 참여하다보니까 확실히 검찰이나 판사나 변호인 모두 시민들의 눈치를 보며 재판에 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들이 재판의 전 영역으로 펴졌으면 한다. 기업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되어 시민들은 자본과 사법부의 영역이 결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사법부 역시 그 동안 법 집행의 권한이 집중되어 자본의 눈치를 받아야 했던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와 배경을 가진 시민들에게 그 역할을 이임함으로서 자본에서 자유롭게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다. 편하게 쓴 후기라고 하기 보다는 어쩐지 법 수업 레포트 같은 느낌이다.-_-;; 국민참여재판 이후에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에 일이있어 다시 통인동에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서 인턴 친구들과 뒤풀이 술자리를 함게 하지 못했는데 그게 아쉽다. 아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피고인이었던 한XX는 결국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고 한다. 살인으로 받을 수 있는 형량이 최소 7년에서 15년이라고 하는데 가장 극형을 받았던 셈이다. 변호인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증거확보의 위법성과 무리한 수사내용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보다.
참여연대는 뜨거운 열정과 끼로 똘똘 뭉친 21명의 인턴들로 북적입니다. 2009년 여름의 더위를 열정으로 불태우는 인턴들의 이熱치熱,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후기는... 이강권 인턴(옆 사진)이 써주었습니다. 이강권님은 노동사회위원회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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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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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조례개정팀 인턴 김한결
'광장을 열어라' 토론회를 다녀와서
참여연대 4기 인턴으로서 업무를 돕고 있는 분야인 광장조례개정과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토론회는 ‘광장’, ‘집회’, ‘시민’, ‘민주주의’라는 키워드로 기억이 되는데요. 인상 깊었던 몇마디를 적으면서 시작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그들의 용감무쌍한 법치
토론회는 광장조례로 시작해서 현 정권에서 법적 근거로서 삼는 여러 법률을 적용하는 것의 위법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광장조례개정 일을 하고 있다보니 광장조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충격적으로 들렸습니다. 광장조례는 헌법에서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헌법에 반하는 조례라는 것이었습니다. 참 황당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광장은 민주공화국의 심장이며, 열린광장은 민주주의의 상징 그 자체이다."
"만약 선출된 대표자들에 대해 아무런 통제권과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면, 민주주의란 국민들이 4년에 하루 주권자 행세를 하는 의식을 치르고 나머지 1460일 동안은 제도정당과 국가기구가 전횡을 휘두를 수 있는 우스꽝스런 체제가 될 것이다"(신지욱 중앙대 교수)
이 말을 듣고보니 시민들이 광장에서 집회를 통해 의사표현을 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습니다. 광장을 막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막는 것이고, 또한 집회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제가 광장조례개정운동을 돕는다는 사실에 뿌듯해졌습니다. 그러나 조례개정이 광장을 열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과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조례개정운동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행동이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법치주의의 칼끝은 권력을 향해있는, 권력을 통제하는 원리
얼마 전에 '헌법이 죽어간다' 퍼포먼스때 저희를 에워싸던 경찰들이 생각납니다. 제가 이명박정권 법치의 칼끝을 체감했던 기억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명박 정권의 행동은 법치를 죽이는 행동입니다. 권력을 통제할 모든 수단을 없애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자신은 법치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은 비웃음거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가 말한 법치란 그저 공권력을 동원해 마음대로 통치하겠다는 말로 밖에 안들려 씁쓸하게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개입이 없으면 조례는 대부분 사문화되고 만다
심재옥 전 의원은 급식조례 청구운동을 하셨던 분이다. 그래서인지 조례개정 이후 지속적인 관심과 개입이 없으면 조례개정운동이 사문화된다는 말씀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주민발의란 것은 정말 긴 여정인 것 같습니다. 저희의 일은 서명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진실된 지지를 이끌어내야한다는 힘든 일이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거리서명에서의 한계점이 다가왔던 지점입니다. 광장조례개정이란 주제가 좀 더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 방안은 떠오르지않아 답답해집니다.
끝으로
광장조례개정운동은 권력집단에게 시민이 목소리를 내고, 시민이 감시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행동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프게도 이것은 민주주의의 시작점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했다고 믿었던 지난 시절이 의미없이 사라져 간 것 같아 힘이 빠집니다. 바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이 와도 대낮인듯 걸어가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다짐해봅니다. 밝은 날이 오려면 좌절하고 한탄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참여연대는 뜨거운 열정과 끼로 똘똘 뭉친 21명의 인턴들로 북적입니다. 2009년 여름의 더위를 열정으로 불태우는 인턴들의 이熱치熱,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후기는...
김한결 인턴(옆 사진)이 써주었습니다. 김한결님은 광장조례개정팀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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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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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인턴 탐구생활(4) 곽은비
인턴십 첫날, 눈이 마주친 곽은비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왔다. 수줍음 따윈 없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는 풋풋함과는 분명 거리가 멀었다. 별명을 써도 좋고,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써도 좋다는 명찰에 쓴 ‘동안’이라는 자호는 은비의 나이를 족히 20대 중반으로 가늠하게 했다. 인터뷰 첫머리에 나이를 묻자, “21살, 난 젊은이”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그녀의 여유는 건들건들함의 우회적 기운이었고, ‘동안’은 어려보이고 싶다는 은비의 바람이었다.
나는 습하고 추운 방에서 누긋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여연대에 왜 왔나요?
저는 궁금하면 그냥 다 해봐요. 시민운동이 어떤 것인가도 궁금했고, 참여연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도 궁금했어요.
궁금한 건 다 해본다고 했는데, 궁금해서 해본 것에 무엇이 있나요?
학교 게시판에 올라오는 것 중에 궁금한 것은 다 지원 해봐요. 그러다 걸리면 하는 거죠. 외시를 3개월쯤 준비했었는데, 그것도 큰 계획 없이 그냥 했던 거고. 혼자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여행을 했는데 그것도 그래요.
무슨 일을 하나요?
평화군축센터에서 일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건 UN결의안 번역이에요. 대인지뢰나 핵무기에 대해서 우리나라가 다 반대표를 던졌을 것 같죠? 근데 아니더라고요. 전 우리나라가 평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해서 그럴 줄 알았거든요. 제가 한국 정부가 어떤 표를 던졌는지 보고 번역한 것을 토대로 간사님께서 보고서를 써요. 공부도 되고 해서 좋아요.
나에게 참여연대란?
생각을 안 해봤어요. 차병직 교수님을 존경하는데, 그 분이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이세요. 그래서 어떤 곳인지 관심을 갖게 됐어요. 와 보니 여긴 세속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세상이 쫓는 돈이나 명예 같은 것이잖아요. 학교에서 추구해야 할 것으로 배운 가치를 실제로 추구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여기는 많이 있는 것 같아요.
4기 인턴 어떤 것 같아요?
공통점이 없는 것 같아요. 다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고, 성숙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다들 나름의 고민이 있는 똑똑한 사람들인 것 같고. 학교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무리인 것 같아요. 다가가지 못해서 아쉽죠. 하지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다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참여연대에 와서 좋은 점은?
여기 바로 앞에 커피공방 있어서 너무 좋아요.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1년간 해본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답답했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너무 친했거든요. 그렇게 친해지기까지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잊고 나를 이해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외로웠어요. 채워지지 않는 게 있으니까요. 수업도 재미있게 들었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좌우명 있어요?
좌우명은 아닌데 아버지가 지어주신 아호가 있어요. ‘갈매’. 백석 시인의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의 마지막 행에 나오는 ‘갈매나무’의 갈매에요. 굳고 바르게 자라라는 거죠.
별명 있어요?
수능 전에 친구들이 선물을 주고받는데, 저한테는 엄청 큰 쓰레기통에 ‘쥐구멍’이라고 써서 줬어요. 제가 쓸데없는 소리 많이 하니까 부끄럽다고 쥐구멍 들어가라고 종종 그랬거든요. 별명은 아니고, 그냥 그런 말을 들었어요.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곽은비가 좇는 것은 어떤 가치인가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느꼈어요. 돈이나 명예요. 돈 보다는 명예, 권위, 자리 욕심이 있어요. 포기하기 어려운 게 많아서요. 그런 것을 좀 벗어나고 싶어요.
요즘 고민 있어요?
항상 많죠.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저는 제가 항상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저를 다르게 생각한다는 거예요. 나를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 감을 못 잡겠어서 겁나요. 나는 나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 인턴 20명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조차 모르겠거든요.
곽은비가 바라는 세상은?
20대에 경쟁이라는 생각 없이 살고 싶어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언젠가는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모두들 경쟁을 유예해 두고 노는 것 같아요. 그런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해요.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줬으면 하는 거죠. 요즘 아빠하고 갈등을 겪으면서 그런 생각 많이 해요. 우리 아빠는 참 훌륭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인데, 그만큼 자신이 옳다는 생각이 강하세요. 사소한 예를 들자면, 나는 신발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빠는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이런 사소한 것부터 잘해야 큰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강조하시니까. 다른 것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경쟁 없고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곽은비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내 자식을 그렇게 잘 키우고 싶고요. 주위 사람들에게 잘하면 되겠죠.
타인의 취향
곽은비가 좋아하는 것
영화, 음악.
곽은비가 좋아하는 영화
무간도, 안토니아스 라인, 패왕별희
곽은비가 좋아하는 음악
밴드 좋아해요. South, The Cursive, The Doves.
곽은비가 좋아하는 책
올해 고시원에 있으면서 중국 책을 좀 많이 봤는데, 기억나는 건 위화 <인생>, 다이허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 라오서 <낙타샹즈>
곽은비가 좋아하는 음식
뚝배기 음식 좋아해요. 된장찌개, 김치찌개, 달걀찜 이런 것들.
곽은비가 열정을 갖는 것
정치외교학 공부하는 것 재미있고요. 여행은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친한 사람들도 좋아요
“내가 곧고 정한 곽은비를 인터뷰한 참여연대 옥상은 바람이 불고 흐리다. 곽은비를 인터뷰하는 동안 바람은 후후 불고 나는 은비와 둘이 앉아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며 물어본다. 곽은비와 내가 바람이 후후 불어오는 낮, 일에서 손 놓고 옥상에 간다. 앞집 댓돌 앞의 신발이 보이는 옥상으로 가 인터뷰를 한다. 바람은 후후 불고 나는 곽은비를 인터뷰한다. 바람은 후후 불고 굳고 정한 곽은비는 나에게 대답을 주고 어데서 흰당나귀도 오늘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인터뷰어 : 송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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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11:14
2009/07/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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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인턴 활동 후기 이젠 샤이니 대신 권리씨를 만날래요 - 김찬미
폭주기관차
아침부터 뻘짓 했다. 맨날 가던 길 대신에 새로운 길로 가보리라, 종로 생활 3주차의 황당한 자신감으로 모험이란 걸 했다. 이놈의 동네는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 부산이라면 자신있는데, 길치가 아니라고 자꾸만 자기암시를 해봤지만 참여연대에 40분만에 도착했다. 걸어서라면 20분만에 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싶은 하루다. 땀을 뻘뻘 흘렸다. 이마에서는 육수가 뚝뚝 흐른다. ‘아 고기가 필요해’ 헤드폰으론 ‘라흐마니노프’를 틀고 머릿속으론 삼겹살을 떠올린다. 자전거 기어를 7단으로 해놓고 빛의 속도로 페달을 굴렸다. 자전거 락을 채우고 참여연대 건물 앞에 발을 딛는 순간 핑, 하늘이 돌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엘리베이터란 얼마나 위대한 문명의 선물인가. 감사했다. ‘장애인과 무거운 짐’만 탈 수 있다는 ‘경고문’을 두눈 질끈 감고 무시했다. 띵- 4층. 새로운 한주의 시작이다. “안녕하세요.” 최대한 ‘가식적’이고 ‘수줍게’ 인사했다. 돌아오는 간사님의 답변. “찬미씨, 오늘 노트북 들고 오셨죠?”
네모난 탁자에서 만난 ‘홈리스파’
머피의 법칙, 시트콤 인생. 오늘도 시작이다. 남들은 드라마에서만 겪는 산전수전 - 뚜껑열린 맨홀에 빠져보기, 양다리걸친 남자친구의 그녀에게 뺨맞기, 나이트 삐끼가 날린 명함에 피나보기 등 을 22년 인생동안 겪어오다보니 이젠 그려려니 한다. 매일 들고오던 노트북, 처음 놔두고 왔더니 노트북이 꼭 필요한 하루다.
나는 ‘4층 홈리스’들의 안식처, 복사기 옆에 마련된 네모난 탁자에 앉는다. 혜림언니는 언제나 ‘쏘 씨크’하다. 강권오빠가 빵봉지를 뜯다가 ‘하나 먹을래?’ 물어봤다. 고개를 젓는다. 속으로 생각했다. ‘오빠, 거울보고 한번 말해보세요’ 지금 생각해도 안 먹길 참 잘했다.
그런데 이 자리, 참 좋다. 우선 메신저로 쪽지 날려도 ‘눈치밥’ 안먹고, ‘샤이니옵하’들 뮤직비디오도 전체화면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일에 집중 할 수 있다*^^*.
봉투씨와의 만남
‘이게 다 뭔가여’ 간사님을 따라 들어간 회의실 탁자 위엔, 복지동향이 빼곡이 쌓여 있었다. 내가 할 일은 복지동향을 ‘우편번호’에 따라 봉투에 넣고, 붙이고, 쌓는 일. 오늘 처음 뵙는 태국에서 출장 다녀오신 팀장님의 이야기부터 함께 인턴을 하고 있는 민수오빠 친구의 친구의 여친(!)이야기까지. 손으로는 쉴 새 없이 책 넣고, 테이프 떼고, 정리하면서 귀는 활짝 열려 팔락팔락 거리고, 입은 쉴새 없이 재잘 재잘.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작업이 5명이 붙어 일해도 한참이나 걸렸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인턴이지만 이렇게 중요한 곳에서 일하게 됐구나, 갑자기 감격해서 과장을 더하면 눈물 한 방울 흘릴 뻔 했다.
복지동향은 차곡차곡 쌓여 우체국으로 떠났고 내 마음속엔 차곡차곡, 참여연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다.
권리씨와의 만남
다른 부서 인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사회복지위원회 인턴인 나는 3번의 현장리포트를 제출해야한다. 솔직히 학보사 임기를 끝내고 글을 한 번 제대로 써본적이 없어 덜컥 겁이 났다. 말로는 ‘재밌겠다’ 갖은 센 척을 해댔지만, 사실은 미리 만들어진 자료들을 보며 써야할 문제들의 사전조사를 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다.
오늘은 기획서를 제출하기로 한 날. 홈리스 아닌 민수 오빠가 네모난 탁자로 왔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이야기했다. 자꾸만 빙빙 도는 이야기. 지금 생각해 봐도 문제는 나였을거다. 말하는 내내 복잡했고, 계속 부담스러웠다. ‘잘해야지’라는 부담이 아니라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다. 언론사 인턴을 할 때도 ‘다시는 이 짓거리 안 해야지’결심했는데, 다시 취재원을 찾고 기획의도를 쓰는 내 모습이 의아했고, 다시금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잡았고 기획서를 써냈다. 이것은 아마 절대 혼자서는 못하는 일이었을 거다. 집에 오면서 생각해 봤다. 이것은 책임감 부족한 나에겐 큰 자극 때문이다. 같은 부서에서 나보다 큰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듯 보이는 민수오빠와,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우리 앞에서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노동팀 인턴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계속 일하는 4기 인턴들의 모습 때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십분 걸렸다. 머릿속으론 참여연대 인턴이어서 행복한 모습들이 아른아른거리고 열심히 굴려대는 페달만큼 불어오는 맞바람이 기분좋았다.
겨우 1주일 지났지만, 겨우 3주밖에 안남았다. 다른 모두의 마음가짐을 일일이 알 순 없겠지만 그냥 그런 모습들과 한 공간에 있어서 너무 행복한 하루다.
다짐 하나. “이젠 샤이니 대신 권리씨 만날게요.”
참여연대는 뜨거운 열정과 끼로 똘똘 뭉친 21명의 인턴들로 북적입니다. 2009년 여름의 더위를 열정으로 불태우는 인턴들의 이熱치熱,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오늘의 후기는... 김찬미 인턴(옆 사진)이 써주었습니다. 김찬미님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입니다.
inshallah
2009/07/21 15:55
2009/07/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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