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배임죄로 고발



어? 자기네들끼리도 소송하네

지난 7월 25일 현대중공업이 현대전자의 해외자금조달과 관련된 소실금을 회수하기 위해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을 상대로 법적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계열사간의 소송제기는 생소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재벌 계열사간의 관계란 서로의 부실을 보듬어 안아(?) 주면서 결국 국민경제를 갉아먹는 관계로 IMF를 불러온 재벌의 모습 중 하나였다는 것은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질적으로 편법을 동원한 지급보증의 한 사례가 드러난 것이었다. 즉 현대전자는 97년, 보유중이던 현대투신 주식 천3백만주를 캐나다왕립상업은행(CIBC)에 팔아 1억7500만 달러를 조달하였는데 이때 현대중공업이 캐나다왕립상업은행에 이 주식을 3년후에 연 7.875%를 쳐주어 2억 2063만 3598달러에 다시 사주겠다는 옵션계약을 체결했던 것. 현대중공업이 캐나다왕립상업은행과 이런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는 이 거래를 중계한 현대증권이 현대중공업에게 그 주식을 매각 또는 인수해주겠다는 이익치 회장의 각서가 있었다.

결국 97년 현대전자의 외자유치는 짜고치는 고스톱에 의한 편법적인 상업차관이었던 것이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증권이 각서를 이행하지 않자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을 상대로 '왜 짠데로 안하냐'고 소송을 제기한 것인 셈이다.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한 이익치 회장, 응당한 처벌이 있어야

이익치 회장은 분명 현대증권의 경영자다. 현대중공업의 구상권 행사로 드러난 현대증권의 행위는 영업상 아무 관련도 없는 제3자의 손해를 현대증권과 현대증권의 주주들을 희생시키며 보전해 준 것으로 이는 현대그룹에 대한 충성을 위하여 현대증권의 회장으로서 의무를 위배한 배임죄를 저지른 것이다. 지난 7월 당시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이에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던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는 오늘(14일) 서울지검에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배임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하였다.

이익치 회장은 현대전자 주가조작으로 현재 형사재판(항소심)을 받고 있는 중이며, 작년 연말 금융감독원의 연계검사 결과 밝혀진 현대그룹 금융계열사의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해서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재벌을 위해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하여 경제질서를 어지럽힌 이익치 회장에 대해 엄정한 처벌이 없이 재벌개혁을 외치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검찰이 시장경제 수호차원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한 처벌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김보영
2000/08/14 00:00 200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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