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확정 관련 입장
1. 지난 22일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활성화를 위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을 의결함으로써 정부안을 확정짓고 조만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하였다.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시중의 과잉 유동성을 기업의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생산적 자금으로 전환하고 나아가 건전한 국내 금융자본을 육성하고자 하는 PEF 활성화의 근본 취지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금융업과는 달리,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 부실(징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PEF의 본질을 감안할 때 편법과 불법의 잠재적 위험을 제어할 수 있는 세심한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금융의 건전성을 희생할 만큼 중요한 경제목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1997년의 외환위기와 최근의 카드대란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더구나 PEF 도입 논의 자체가 우리금융지주회사의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정부가 당면 현안의 해결을 위해 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특히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임을 거듭거듭 강조해 왔다.
2. 이에 비추어 볼 때, 지난 5월 11일 입법예고된 애초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은 그 어떠한 논리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금융지주회사법, 은행법, 금산법, 공정거래법, 기금관리기본법 등 경제 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법령을 모두 우회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것이다.
더구나 사실상 특별법 제정에 버금가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도 재경부는 관련부처와의 협의는 물론 사회적 공론화의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법개정 의도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말았다. 이후 관련부처와 시민단체, 학계의 반발에 부딪혀 재경부는 애초의 입법예고안 내용을 일부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에 대한 규제를 일부 보완하고, 출자총액제한 제도 및 금융기관 자산운용규제를 배제키로 했던 것을 철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정부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3. 그러나 이상의 부분적 수정·보완 사항만을 담은 최종 정부안으로는 여전히 PEF의 잠재적 위험을 제어할 수 없다.
특히 합자회사(limited partnership)라는 PEF의 특성을 감안할 때, 최종 정부안에 담긴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규제는 복잡하기만 할 뿐 그 실효성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과 은행법은 단순 투자 목적의 증권투자회사(뮤추얼펀드)의 경우에도 산업자본이 4%를 초과하여 출자하면 비금융주력자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PEF에 대해 산업자본의 4-10% 출자를 허용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산업자본이 4%를 초과하여 출자한 PEF는 예외없이 비금융주력자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은행소유 규제를 단순하게 통일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출자자의 지위를 갖고 있는가와 무관하게 업무집행사원이 PEF의 전략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재벌계열사가 업무집행사원이 되는 PEF 역시 비금융주력자로 간주함으로써, 재벌이 업무집행사원의 형태로 은행을 간접 지배할 수 있는 여지를 봉쇄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최종 정부안은 PEF에 대해 10년간 무조건 (금융)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적용배제하기로 하였는데, 이 역시 PEF의 원래 취지와는 달리 악용될 소지를 열어두는 심각한 독소조항이다. 따라서 PEF의 특성에 맞추어 지주회사 관련 규제의 일부는 적용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공정거래법 제8조의2 중 금융자회사 및 일반자회사 동시소유 금지 규정 및 공정거래법 제8조의3에 따른 지급보증금지 규정만은 적용하도록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그 외 PEF 및 SPC의 지급보증과 차입이 피인수회사 소액주주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사기적 기업가치 이전(fraudulent conveyance)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며, 특히 SPC가 무한대로 차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므로 반드시 차입한도 규제를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연기금과 금융기관의 특성상 이들이 PEF에 무한책임사원(GP)으로 참여하여 출자지분 이상의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안전장치를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4. 결론적으로, PEF 활성화의 취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고려사항, 예컨대 우리금융지주회사의 민영화 내지 재벌총수의 경영권 방어 등에 대한 고려로 인해 제도 자체가 심각한 위험요소를 내포하는 방식으로 왜곡되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여 제도 도입을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PEF산업 자체의 건전한 발전에도 장애가 될 뿐이다.
참여연대는 국회가 법안심의 과정에서 정부안의 문제점을 반드시 개선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
| 최종 정부안의 문제점 및 개선 사항 |
1. 은행 소유규제 관련
비금융주력자의 정의를 최종 정부안 제144조의14 제4항의 번거로운 방식이 아닌 보다 간단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통일할 필요
○ 즉 증권투자회사(뮤추얼펀드)와 마찬가지로, 산업자본(즉 비금융주력자)이 4%를 초과하여 출자한 PEF 및 SPC는 비금융주력자로 정의하여야
○ 비금융주력자 정의(금융지주회사법 제2조 제1항 제8호 및 은행법 제2조 제1항 제9호):
- 비금융회사의 자본 합계액이 동일인 전체 자본총액의 25% 이상인 경우
-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경우
- 상기 비금융주력자가 4% 초과 출자한 증권투자회사
○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증권투자회사의 경우에도 비금융주력자가 4% 초과 출자하면 비금융주력자로 간주하는 현행법의 취지에 비추어볼 때, 은행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PEF에 대해 비금융주력자가 4%를 초과하여 출자할 수 있는 여지를 인정할 이유가 없음
- 은행을 지배하는 PEF에 산업자본이 4-10%를 출자할 경우에 대해 복잡한 & 실효성 없는 규제(최대출자자이거나 의결권을 보유하는 경우는 비금융주력자로 간주한다는 등등의)를 두기보다는, 단순하게 4%초과 출자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
-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산업자본의 은행지배 논란 때문에 PEF 법제정 자체가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상황
은행을 지배하는 PEF(및 SPC)에 대해서는 재벌계열사가 업무집행사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제
○ 원래 5.11 입법예고안에는 업무집행사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PEF의 일정비율 이상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입법예고안 제144조의8 제1항)했는데, 최종 정부안에는 이 조항이 없어졌음
- 업무집행사원은 출자할 수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업무집행사원도 출자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조항을 없앤 것인지 불분명
○ 보통의 펀드는 운영자(manager)가 자산운용사 또는 투자자문사로 한정되어 있는데, PEF는 그 외에도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금융관련법령에 규정하고 있는 업무를 영위하고 있는 자도 업무집행사원이 될 수 있다고 매우 광범위하게 정하고 있음(최종 정부안 제144조의8 제2항)
○ 은행을 지배하는 PEF에 대해서는 업무집행사원에 대해 강한 규제를 두어야
- 예컨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PEF(및 SPC)의 업무집행사원을 삼성증권 등의 재벌계열사가 수행하는 경우를 배제해야
- 따라서 비금융주력자의 정의에 재벌의 계열사가 업무집행사원이 되는 PEF도 포함하거나
- 최소한, 재벌이 출자하는 PEF는(비율에 관계없이) 그 재벌의 계열사가 업무집행사원이 될 수 없도록 해야
2. 지주회사 규제 관련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및 일반자회사 동시소유 금지조항만을 반드시 살려야
○ 최종 정부안은 PEF에 대해 (금융)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10년간 적용배제하되, 지주회사 기준에 해당되는 경우 금감위에 신고하고 그 내용을 공정위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함(최종 정부안 제181조 제7항),
○ 문제는, 대통령령에 정한 금감위 신고사항이 어느 정도까지를 포괄할지는 알 수 없으나, GP 외에 LP에 대한 사항까지 포함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음
- 이 경우 탈색된 PEF(예컨대, 재벌이 LP의 그늘에 숨어서 사실상 지배하는 경우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기준인 자산 1,000억 미만의 다수 PEF가 연합하는 경우 등)가 기업결합심사 등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백보 양보하더라도, 공정거래법 제8조의2(지주회사의 행위제한 등) 중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및 일반자회사 동시소유 금지 규제까지 백지 면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음
- 1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PEF 또는 SPC에 대해 금융지주회사법상의 대주주 관련 규제(신용공여한도, 유가증권투자한도 등등)를 적용한다는 것(최종 정부안 제181조 제8항 및 제9항)만으로 금융자회사 및 일반자회사 동시소유 금지 규제를 대신할 수는 없음
- 참여연대가 주최한 16일 토론회 당시 "금융자회사 및 일반자회사 동시소유를 금지하면 PEF산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재경부 담당자가 주장했는데, 과연 그런지 지극히 의문
PEF에 대한 공정거래법 제8조의3(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설립제한)의 적용배제도 다시 검토하여야
○ 16일 토론회 당시 재경부 담당자는 공정거래법 제8조의3은 금융회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공정위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금융회사인 PEF에 대해 동 규정은 자동 적용배제된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는 심각한 위험 야기
- 만약 그렇다면, 재벌의 비금융 계열사가 100% 출자하고 다른 비금융회사를 지배하는 PEF(및 SPC)는 금융회사이므로 어떤 형태의 채무보증(PEF와 자회사간, 자회사 상호간, 자회사와 다른 계열사간 채무보증)도 규제받지 않는다는 결론 도출
- 비금융회사를 지배하는 PEF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금융회사로서의 특성을 인정할 것인가를 신중히 재검토하여야
- 따라서 공정거래법 제8조의3 자동배제는 어불성설
3. PEF 및 SPC의 차입, 지급보증 문제
PEF의 차입이나 지급보증에는 자기자본 10% 이내라는 한도 제한 있음
○ 문제는 이것이 출자관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위장출자의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피인수 회사의 소수주주를 착취하는 사기적 기업가치 이전(fraudulent conveyance)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를 방지하는 것임
- 차입이나 지급보증의 필요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어떤 구체적 방식으로 악용소지를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
SPC의 차입에 대해서도 반드시 규제해야 함
○ 현재 SPC의 차입에 아무런 한도규제가 없는데, 반드시 한도를 설정하여야
-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규제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자기재산 대비 100%의 차입한도를 두어야
○ 또한 차입한도 규제 이외에도 차입의 양태에 주의하여야 함. 특히 SPC가 차입하고 PEF가 보증하는데 누가 대부자인지 조심해야 함. 예컨대, 재벌이 PEF에 한 푼도 안넣더라도 SPC에 막대한 차입자금을 빌려 주고 이를 근거로 어떤 회사를 인수하는 경우 PEF가 재벌에 지급보증 서고 PEF는 피인수 회사 재산을 담보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 사후적으로 채권, 채무와 담보를 사고 파는 계약이나 파산 등의 경로를 통해 다른 회사의 소유권이 매우 싼 값으로 재벌에 넘어가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음. 이 경우 PEF나 SPC에 대한 출자규제는 무의미함.
4. 연기금 및 금융기관의 무한책임사원(GP) 참여 문제
궁극적으로 정부재정에 의해 담보되는 연기금이 PEF에 무한책임사원(GP)으로 참여하여 무한대의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부적절
연기금이 PEF에 출자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할지라고,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방지해야 하므로, 연기금은 GP로 참여할 수는 없도록, 즉 유한책임사원(LP)으로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은행 등 금융회사가 기존의 자산운용 규제(금산법 제24조, 은행법 제37조 제1항 및 제2항, 보험업법 제109조 및 제115조 등)를 적용받는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규제없이 PEF에 GP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위험
○ 자산운용규제에 따라 15% 이내로 출자한다고 하더라도, GP로 참여하면 출자지분과 상관없이 위험 부담은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음
- 금융기관은 타인의 자본을 운용하는 회사이고, 예금보험이라는 공적 안전망 안에 있고, 대부분 이미 후순위채 등을 발행한 상태임을 고려하면 더욱 문제임
- "금융기관은 PEF에 출자시 무한책임사원으로 참여하거나 출자지분을 초과하는 위험부담을 부담하거나, 손실분담의 우선순위에 있어 후순위를 점하는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정도의 규정이 자산운용 규제에 더하여 추가되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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