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검사 기능은 금감원으로 단일화하고, 금감위 사무국은 축소해야



1. 정부의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 7월 27일 열린 정부혁신관련 회의에서 금융관련 법령 제개정에 대한 요구권을 금감위에 부여하고 금감원의 감독업무를 금감위에 이관하는 등 금감위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편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감사원과 재경부가 주장하는 금융부 설치 등 감독기구의 공무원조직화는 부적절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과도기적으로 현재의 이원적 조직틀을 유지하더라도, 금감위 사무국의 권한과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감독과 검사 기능은 금감원으로 단일화하고 금감위는 의결기능과 금감원에 대한 감사기능만을 담당하도록 업무분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사실 금융감독기구 개편의 핵심은 공무원조직화냐 민간조직화냐의 문제가 아니다, 감독기구의 조직적 성격은 각 나라의 역사, 문화, 경제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감독기구 개편의 핵심 원칙은 금융감독 기능이 다른 정치적.정책적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제어하는 것, 즉 금융감독 기능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립이 되어야 한다.

경기부양 및 세원발굴을 목표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초래된 이번 카드대란은 말할 것도 없고, 산업정책의 수단으로 전락한 결과 총체적 부실을 맞은 은행업, 주가부양의 수단으로 동원된 결과 불법과 부실의 대명사가 된 투신업, 대선 승리를 위해 단자사의 업종전환을 허용하여 결국 환란을 불러와 업종 자체가 소멸된 종금업 등등의 사례는 금융감독 기능을 다른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엄정한 감독의 집행을 유보했을 때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증언하고 있다.

3. 전윤철 감사원장은 지난 7월 29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여 ‘관료가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다’고 자화자찬하였다. 금융을 하나의 독자적 산업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또한 금융감독 기능은 다른 정책적 목표를 위해 언제든지 유보될 수 있는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관료적 태도는, 국민소득 1만달러를 가능하게 했을지 모르나, 2만달러로의 새로운 도약을 불가능하게 하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관료가 성장의 주역이었던 과거의 낡은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오늘날의 시대적 과제이며, 금융감독기구 개편의 원칙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혁신위원회가 대통령에 보고한 금융감독기구 개편방안은 오히려 금감위 및 산하 관료조직인 사무국의 권한을 더욱 확대하는 반면, 금감원은 오직 검사 기능만을 담당하는 쪽으로 그 권한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개편방안은 금융감독 기능을 수단화하는 관치금융의 폐해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며, 따라서 참여연대는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천명한다.

4. 또한 참여연대는 정부 차원의 공식 발표도 있기 전에 대통령 보고문건이 일부 언론에 유출되어 보도된 것 자체의 문제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주요 이해관계집단의 조직적 반발과 암묵적 로비를 더욱 부추겨 금융감독기구 개편 원칙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현재 정부혁신위원회의 작업은 철저히 비공개로 소수의 정책담당자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고 있어, 결국 재경부와 감사원 등 관료들의 의견과 이익만 반영되는 밀실협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다분하다. 따라서 정부혁신위원회는 지금까지의 논의 내용을 완전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시장참여자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하는 논의 틀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기구 개편 문제는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 사안이다. 왜곡된 논의구조 안에서 정부안을 확정하고 난 다음 형식적인 공청회를 거치는 수준으로는 결코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적 설득력을 확보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5. 한편, 언론에 보도된 정부혁신위원회의 금융감독기구 개편방안, 즉 금감위의 권한 및 인원 확대 방안은 그간 재경부 관료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바이며, 최근 감사원의 카드특감 결과 보고서에서도 제안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작 참여정부의 경제팀 수장인 이헌재 재경부 장관은 지난 5월 26일 한국금융학회가 주최한 정책심포지엄 연설에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감독기구의 조직개편 문제가 아니라, 감독기능의 질적 제고를 위한 조직 정비 및 외부전문성의 수용이며, 금감위의 공무원조직과 금감원의 기능중복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감위는 사무국과 법규기능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통합감독기구 설립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이헌재 장관의 발언은 통상 알려진 재경부 관료들의 요구나 감사원의 제안과는 명백히 상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헌재 장관은 한국금융학회에서의 연설 내용이 단순한 개인 의견인지, 재경부 관료들의 요구와 감사원의 제안이 본인의 입장과 상치됨이 확인된 현 상황에서 입장의 변화가 있는지, 입장이 변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6. 참여연대는 금융감독기구 개편 문제에 관해서만은 이헌재 장관의 입장에 동의한다. 우리 나라 관료 조직의 특성상 금융감독기구의 정부조직화는 관치금융의 심화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다분하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금융감독기구의 완전 민간기구화를 목표로 하되, 민간기구의 전문성과 책임성에 대한 신뢰를 축적하는데 필요한 과도기에는 정부조직인 금감위와 민간조직인 금감원의 이원적 조직 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이 경우 금감위 사무국의 인원을 축소하고 금융감독 기능을 완전히 폐지하여 금감위는 오직 의결기구로서의 기능만을 담당하도록 하고, 그 전제하에서만 금감위에 법령 제개정권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금감위의 현행 비상임위원 제도를 폐지하고 금통위와 같이 전원 상임위원으로 구성하여, 금감원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7. 참여연대는 만약 정부가 금감위와 사무국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기구 개편 방안을 확정하여 사실상 관료조직화를 추진할 경우, 학계와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이에 반대하는 운동을 진행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끝.

경제개혁센터


2004/08/02 10:42 2004/08/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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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은영 2004/08/02 13: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참여연대 적극 지지
    참여연대의 의견에 적극 지지합니다. 만약 관치금융의 시대로 되돌아간다면 이정권이 유신을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2. 이윤찬 2004/08/05 02:4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위 내용은 맞는 얘기입니다.
    감독기능이 있는 금감원이 있는데 굳이 금감위 사무국의 기능을 종복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전형적인 관치금융입니다. 참여연대 말대로 금감원은 감독기관으로 남겨두고 금감위를 금감원의 의결과 감사기구로 기능을 부여해야 합니다.

  3. 차승현 2004/08/05 11: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동의합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과 검사 기능이 재경부의 거시경제정책에 좌우된다면 내수진작 정책에서 비롯된 신용카드사 위기, 신용불량자 대량양산 등 신용카드대란은 또다시 발생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