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총액제한 기준 상향 조정 등 실질적으로 법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돼



1.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오늘(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작년 12월 9일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맞춰 내부견제시스템 요건, 계열회사 및 출자구조 요건, 소유지배 괴리도나 의결권 승수 요건 등 출자총액제한제 졸업요건을 구체화하고, 출자총액규제 예외인정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월 24일 발표했다.

2. 우선 참여연대는 시행령의 변경은 공정거래법 개정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등 법을 훼손시키는 변칙적인 시행령 개정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재계의 끈질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행 출자총액규제를 유지하는 골자의 법개정안을 통과시킨 정부와 여당이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아 시행령을 통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합리적 근거 없이 투자를 볼모로 한 재계의 협박을 들어주기에 급급하여 법개정 취지와 개혁 원칙을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3. 보다 구체적으로 참여연대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 출자총액규제 졸업기준 중 내부견제시스템은 4가지 전부를 충족시키되 형식적 운용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 계열회사 수 및 순환출자구조에 따른 졸업기준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같은 소그룹도 순환출자로 인한 소유구조 왜곡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적절한 기준으로 보기 어려우며, ▲ 소유지배 괴리도 및 의결권 승수 요건은 기업집단 전체의 순환출자를 보여주는 지표로서의 의미가 있으나 순환출자 자체를 막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에 그 요건을 한층 강화해야 하며, ▲ 신산업출자 예외인정 요건 완화 및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출자 예외인정 등으로 출자총액규제 예외인정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법안의 실효성을 더욱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4. 참여연대는 이미 각종 적용제외와 예외인정 조항으로 누더기가 되다시피한 출자총액제한제를 더 이상 후퇴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확정된다면 10여개의 기업집단이 출자총액규제를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산 기준을 1~2조원 상향 조정한다면 1~3개의 기업집단이 또다시 면제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법의 실효성이 더욱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더 이상 논란 없이 개정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출자총액제한제가 완화될 경우 경제력 집중과 경쟁제한 가능성에 대한 규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사전적으로 기업결합에 대한 신고 및 심사가 강화되어야 하고 사후적으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고 있는 기업집단에 대한 계열분리청구 수단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의견서 전문이다.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



□ 귀 부는 지난 1월 24일, 출자총액제한 규제의 구체적 졸업기준 제시, 출자총액제한 규제의 적용제외 및 예외인정 기준 정비 등의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음. 이에 개정안의 일부에 대한 참여연대의 의견을 제시함

□ 기본 방향에 대한 의견

○ 출자총액제한제는 복잡한 출자구조를 통해 가공자본을 만들어 소수의 지분으로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소유지배 왜곡을 방지하고자 도입된 제도임. 따라서 단순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내부견제시스템을 갖추거나, 계열회사 수나 소유지배 괴리도 기준에 맞추었다고 해서 일괄적으로 규제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음

○ 따라서 출자총액 규제를 면제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금지나 지배주주 지배력 약화와 같은 출자총액제한의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임

○ 또한 지배구조의 개선 역시 형식적인 제도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제도개선이 주주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실질적인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

○ 결론적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시행령 변경은 작년 말 출자총액제한제도 변경의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형해화(출자총액제한 대상 기업집단 수의 축소 자산기준 상향조정 등)를 위한 변칙적인 시행령개정이 되어서는 안될 것임



○ 한편 출자총액제한제도는 그동안 한편으로는 왜곡된 기업지배구조를 이용하여 대주주가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집단의 무분별한 확장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이 부당하게 제한되는 것을 방지하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해 왔음.

○ 따라서 출자총액제도가 완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왜곡이 실질적으로 시정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에 대한 제도적 장치의 확보가 선결되어야 함

□ 주요 사항별 의견

가. 출자총액제한제도 졸업기준 구체화에 대한 의견

1. 내부견제시스템 구비

(1) 개정(안) 내용

내부견제시스템을 잘 갖춘 지배구조 모범기업(다음 4가지 요건 중 3가지 이상을 갖춘 경우)의 경우 졸업

① 집중투표제 도입, ② 서면투표제 도입/시행, ③ 내부거래위원회(4명 이상의 전원 사외이사) 설치/운영, ④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4명 이상의 사외이사)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5명 이상의 외부인사) 설치/운영

(2) 참여연대 의견

○ 개정안에 제시한 4가지 내부견제시스템을 통해 지배주주의 전횡과 소유지배 왜곡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출자총액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일면 타당함. 그러나 내부견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음.

따라서 내부견제시스템이 형식적으로 운용되지 않고 실제로 지배구조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사후 관리, 감독하는 것이 중요함

○ 특히 입법예고 전 귀 위원회은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경우 출자총액규제를 면제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3가지만 충족해도 졸업이 가능하도록 개정안을 제출하였음. 이는 재경부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짐. 실질적인 지배구조개선이 이루어지기 위해 모든 요건을 충족했을 때만 출자총액규제를 면제시키는 것이 바람직함

○ 또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의 운영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참여를 배제시켜야 함

○ 아울러 내부거래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외에 감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요건을 추가할 필요 있음.

2. 계열회사 수 및 순환출자구조 관련

(1) 개정(안) 내용

계열회사간 3단계 이상 출자가 없고, 계열회사수가 5개 이하인 기업집단은 출자총액제한대상에서 제외



(2) 참여연대 의견

○ 귀 위원회는 소그룹으로 전문화된 기업집단의 경우 소유지배구조의 왜곡 문제가 적고, 출자총액규제를 면제하여 친족 분리 유도 및 독립경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자총액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함

○ 그러나 현재 출자총액규제를 받는 기업집단 중 현대중공업의 경우 계열회사가 많지 않으면서도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음. 따라서 계열회사의 숫자가 작고 출자 단계가 복잡하지 않다고 소유지배구조의 왜곡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단순히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해서 출자총액규제를 면제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님

※ 현대중공업은 계열회사가 총 6개(상장기업 2개 포함)로 이루어진 소그룹으로, 2003년 초까지 현대중공업이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계열회사에 출자를 하는 구조였음. 그러나 2003년 말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미포조선의 주식을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 자사주를 현대미포조선에 매각하면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도로 전환되었음. 이어 2004년 말에도 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여 순환출자를 확고히 하였음. 따라서 변경된 제도가 시행될 경우 현대중공업은 약간의 노력으로 출자총액제한을 회피하려는 왜곡된 유인체계를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이 조항은 특정 기업집단에 대한 특혜로 인식될 수 있음.

○ 한편 산업자원부는 면제 대상 계열회사 수 기준을 5개에서 10개로 상향 조정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이는 지나친 규제 완화로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함

3. 소유지배 괴리도 및 의결권 승수 요건

(1) 개정(안) 내용

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소유지분율과 의결지분율 차이가 25%p 이하이고, 상대적 비율(의결권승수) 3.0배 이하인 경우 출자총액제한 제외

(2) 참여연대 의견

○ 소유지배 괴리도 및 의결권 승수 요건은 한 기업집단 전체의 순환출자를 보여주는 지표로서 의미는 있으나 출자총액제한의 목표인 순환출자를 줄이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임.

특히 계열사간 시가총액의 차이가 있으며, 주가 및 주식수에 따라 투입자금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지분률차이와 의결권 승수는 큰 의미가 없음.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지분 1%와 삼성 SDS 지분 1%는 그 차이가 큼

○ 또한 같은 기업집단이라하더라도 소유구조가 다를 수 있음. 따라서 소유지배괴리도 및 의결권 승수요건에 따라 출자총액제한을 면제해줄 필요는 없음. 만약 소유지배 괴리도와 의결권승수 요건을 추가한다면, 양쪽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출자총액제한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해야 함(개정안은 동시 충족을 요건으로 하고 있으나, 재경부는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켜도 졸업가능하도록 완화시킬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짐). 어느 한 요건만 충족시키는 것은 순환출자에 의한 문제점을 여전히 존속시키면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만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음

○ 대부분 기업집단의 상장기업의 경우 지배주주의 지분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소유지배괴리도 및 의결권 승수요건을 축소할 필요가 있음. 따라서 면제 기준을 소유지배괴리도 20%p 이하, 의결권 승수 2배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함

4. 부채비율 졸업기준 폐지

(1) 개정(안) 내용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 따라 결합부채비율 지정제외기준을 2005년 4월 1일부터 폐지

(2) 참여연대 의견

폐지에 찬성함

나.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제외ㆍ예외인정 제도 정비

1. 신산업출자 예외인정 요건 완화 및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출자 예외인정 신설

(1) 개정(안) 내용

신기술을 이용한 생산품의 매출액 비중이 50% 이상인 회사에 대해 출자가 예외로 인정되고 있으나 매출액 비중을 30%로 완화

신기술을 기업화하기 위해 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취득, 소유하는 경우에는 회사설립 후 1년간 매출액 요건을 유예

차세대 10대 성장동력산업에 대한 출자 예외 인정

(2) 참여연대 의견

○ 귀 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4.4.1. 현재 출자총액제한 적용제외(14.7조원) 및 예외인정(4.3조원) 금액이 총 출자액(35.1조원)의 54.1%를 차지하고 있음. 이에 따라 출자총액규제의 실효성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은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 뿐 아니라 귀 위원회 스스로 지적한 사항이기도 함. 따라서 무조건 일괄적으로 예외인정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출자기업과의 사업관련성을 고려해야 할 것임. 특히 신기술산업 또는 차세대 성장동력 출자라는 명목으로 기업집단의 모든 계열사들이 투자하는 관행을 만들어서는 안될 것임

다. 경제력 집중 및 경쟁제한 가능성에 대한 추가적 담보장치의 필요성

○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완화는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이외에 경제력 집중 및 경쟁제한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완비된 이후에 허용되어야 함

○ 이중 경제력 집중 및 경쟁제한 가능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적, 사후적 규제능력 강화는 기본적으로 공정거래법의 개정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시행령 개정의 차원에서 다루기는 어려움

○ 따라서 향후 출자총액제도가 현행 개정안의 수준으로 완화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개정이 추진되어야 할 것임

○ 특히 출자 및 지분 인수 등 기업결합시의 신고의무는 상당히 강한 반면 계열사 편입신고는 연 1회에 불과하여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출자총액규제에서 면제된 기업집단이 특정 업종에 (기존 회사 인수나 지분취득이 아니라) 신설 법인을 설립하여 진출하는 경우에는 기업결합신고 의무에서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으므로 계열사 편입이나 신설법인 설립 등과 관련하여 기업결합 신고에 준하는 신고의무 부과

라. 기타 개정사항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견 없음



경제개혁센터


2005/01/28 14:35 2005/01/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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