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은행법 시행령 등 하위 규정에서는 외국자본이 불리하나 실제 금감위는 이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최근 외국자본에 의한 금융지배 문제가 쟁점화되면서 은행 소유에 있어 내·외국인간의 차별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재벌 계열 연구소와 재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역차별론’은 현행 은행법상 전혀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형식적으로 일부 하위 규정에 있어서는 외국자본이 국내자본보다 불리한 여건에 처해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과)는 9일 <인터넷참여연대>에 기고한 「외국자본의 금융지배와 관련한 세가지 쟁점에 대한 검토」글에서 ▲ 현행 은행법이 은행의 소유와 관련하여 재벌만을 겨냥하여 역차별하는 일은 없고, ▲ 외국자본은 법률상 국내자본과 거의 동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거나 오히려 하위규정 차원에서는 적어도 형식적으로 국내자본보다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기도 하지만, ▲ 금감위의 실제 법운용은 최근 들어 양자를 차별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인터넷 참여연대에 기고한 글에서 무엇보다도 “현행법은 은행의 소유와 관련하여 재벌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을 소유하려는 자는 ▲ 적합성 심사(fit and proper test) ▲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금감위 승인없이 10%를 초과하여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반적 소유규제 (은행법 제15조 제1항)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이 은행주식을 일정 한도(원칙적으로 의결권주식 4%*)를 초과하여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은행법 16조의2 1항 2항)의 규제를 받는다.

* 재무건전성 충족시 무의결권주식 6% 추가보유 가능

전 교수는 이러한 소유 규제는 재벌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막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재벌이 아닐지라도 그 주체가 산업자본이라면 원칙적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4% 이상 보유할 수 없는 제한을 받으며, 설사 재벌이라고 하더라도 비금융업의 비중이 상대적, 절대적으로 작다면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만약 현실에서 어떤 특정 재벌이 은행소유와 관련하여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 주체가 재벌이기 때문이 아니라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기 때문에 규제를 받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만일 어떤 재벌이 진정으로 은행을 소유하고 싶다면 향후 2년 이내에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로 전환할 계획을 제출하여 승인을 받게 되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까지 소유할 수 있고, 금감위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상의 주식도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교수는 현행 법률을 세심히 살펴보면 ‘은행 소유에 있어 외국자본에게 유리하다(국내 자본이 역차별을 당한다)’는 일반의 편견과 달리 소유규제에는 내․외국인간에 적용되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며, 현행법에는 과거 존재했던 역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해소조항이 존재하며, 오히려 하위규범에서는 외국인이 차별받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예컨대 은행법에서는 외국인이 은행지분을 40%이상 갖고 있는 경우, 국내 산업자본이라 할지라도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승인없이 10%까지 가질 수 있고, 금감위 승인을 얻으면 외국인의 소유비율 이내인 4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하는 예외 규정.(은행법 16조의 2 제1항)이 있어 과거 존재하였던 역차별이 시정되고 있으며

시행령 차원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자본에 비해 차별받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1) 내,외국인 모두 산업자본이 아닌 경우 내국인은 재무건전성 등의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면 초과보유가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은행 증권 보험업을 영위하는 외국 금융회사 혹은 지주회사여야 가능하며 (은행법 시행령 제 5조 별표),

2) 내,외국인 모두 산업자본인 경우 증권투자회사, 개인 및 사모펀드를 제외한 내국인은 재무건전성등 적격성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의결권 포기 조건으로 은행주식을 추가 6%까지 더 소유할 수 있으나 외국인은 의결권을 포기하더라도 초과 보유가 불가능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은행법 시행령 제 11조 2항의 규정에 의한 별표)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이러한 형식적인 외국자본 차별조항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이 은행을 인수한 4가지 사례**를 각각 분석한 결과 하위 규정의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내․외국인의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금감위가 재량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i) 우선 뉴브리지 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 (ii) 카알라일과 제이피 모건의 연합 콘소시엄에 의한 한미은행 인수 (iii)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iv) 다음은 싱가포르의 산업자본인 테마섹의 하나은행 지분 추가취득 문제 .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별첨자료 1참고

전 교수는 은행소유와 관련한 국내자본 역차별 문제 이외에 앞으로 2주 동안 인터넷참여연대를 통해 외국자본의 금융지배와 관련하여 ▲ 금융기관에 대한 소유규제의 핵심 논거중 하나인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원칙이 미국에서는 1999년의 Gramm-Leach-Bliley Act의 제정에 의해 이미 붕괴하였다는 주장, ▲ 미국에서 미국시민만이 은행의 이사가 될 수 있다는 소위 이사의 국적요건을 규정하여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지배를 방지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사실과 매우 다르고 제도의 설계자가 의도했던 실제 규제 목적을 왜곡하여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논증할 예정이다.

▣ 별첨자료 1. 외국자본의 국내은행인수사례 검토

외국자본의 은행인수 사례 검토



(i) 뉴브리지 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 사례

- 이때는 구 은행법이 유효했던 시절이지만 그 때에도 외국자본이 은행 주식을 한도를 초과하여 보유하기 위해서는 “외국금융회사 혹은 그 지주회사”여야 했음. 그러나 뉴브리지 캐피탈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않음에도 그 당시의 상황이 금융위기이고 제일은행이 부실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예외승인”을 통해 제일은행을 인수하였다.

(ii) 카알라일과 제이피 모건의 연합 콘소시엄에 의한 한미은행 인수 사례

- 이 때는 제이피 모건이 은행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외국금융회사”의 개념을 동일인 수준으로 확대해석하여 <별표>의 규정에 따라 승인이 이루어음.

(iii)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사례

- 이건은 론스타가 “외국금융회사나 그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법상의 승인이 불가능함. 이에 대해 금감위는 제일은행 건 때의 승인과 유사하게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예외적 재량권 행사를 규정하는 은행법시행령 제8조를 근거로 승인을 해 주었음. 그러나 이 승인은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외환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이 아니었고, 은행법 시행령 제8조의 상위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있음.

(iv) 싱가포르의 산업자본인 테마섹의 하나은행 지분 추가취득 사례

- 원래 테마섹은 하나은행의 지분을 4%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추가로 6% 정도를 더 취득하여 10% 직전의 수준까지 지분을 늘리려고 하였음.

문제는 이 때 테마섹이 16조의2 제2항에 의한 승인을 받아야 하는가, 또 받는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음.

만일 구 은행법의 취지대로 현행 은행법을 해석한다면 외국인에게는 비금융주력자의 정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테마섹은 신고만 하면 된다고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현행 법령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테마섹은 <별표>의 허용형태에 전혀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보유 자체가 (설령 의결권을 포기하더라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음.

이에 대해 금감위는 국내 법인에게 적용되는 자산 건전성 조건(부채비율 200% 이하)을 충족하는지를 협의한 후 의결권 포기하는 조건으로 6% 가량의 추가취득을 승인해 주었음. 이것은 위의 해석중 어떤 것과도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고 그런 해석의 근거도 전혀 없음. 다만 내, 외국인 간의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만 일리가 있을 뿐임.

경제개혁센터


2005/06/09 11:30 2005/06/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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