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은행소유에 있어 재벌 겨냥 역차별 존재하나
칼럼/기고 :
2005/06/09 13:07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점검한다⑤
최근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단체와 재벌 소속 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Korea Discount가 없다’거나, ‘재벌 기업이 영업수익이나 주가수익률 면에서 전문경영기업에 비해 월등하다’는 보고서들이 발표되고 있다.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과 소액주주 운동의 정당성과 근거에 대해 '전방위 공격'을 가하고 있는 보고서는 많은 경우 재계의 이익을 위해 논리적 일관성과 엄격성을 희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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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자본의 금융지배 문제가 쟁점화하면서 금융기관의 소유에 대해 내,외국인간의 차별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주장에 의하면 외국자본은 국내 금융기관의 소유가 자유스러운데 비해 국내자본, 혹은 국내 산업자본, 혹은 재벌이 금융기관을 소유하는 것은 규제되고 있어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1) 현행 제도가 재벌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가?
우리나라의 법률은 금융기관이나 은행의 소유와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재벌(대규모 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다만 금융기관의 건전한 경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일부 경우에 대해서만 일반적인 자산운용규제나 소유규제를 가하고 있을 뿐이다. 이중 소유규제 측면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 대하여 금융기관을 소유하려고 하는 자에 대해서는 적합성 심사(fit and proper test)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은행의 경우에는 동일인이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금감위의 승인없이 10%를 초과하여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반적 소유규제(은행법 제15조 제1항)와「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원칙에 따라 비금융주력자(즉, 산업자본)가 은행주식을 일정한도(의결권주식 4%, 재무건전성 충족시 무의결권주식 6% 추가보유 가능)를 초과하여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행법 제16조의2 제1항 및 제2항)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유제한이 재벌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규제인가? 그렇지 않다. 우선 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기관의 소유에 있어 재벌이라고 해서 별도의 제한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그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벌이 하나 이상의 비은행 금융기관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은행에 적용되는 소유규제 역시 재벌을 직접적으로 겨냥한다기보다는 재벌이건 아니건 비금융업을 주로 영위하는 자의 은행소유를 막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비금융주력자란 기본적으로 “동일인중 비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자본총액이 동일인중 회사인 자의 전체 자본총액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이상인 자”(은행법 제2조 제1항 제9호)를 말한다.
따라서 재벌이 아니더라도 비금융업을 주로 영위하는 회사는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로 간주되어 은행소유에 제한을 받고, 또 재벌이라고 하더라도 비금융업의 비중이 상대적, 절대적으로 작으면 은행소유에 있어 비금융주력자에 적용되는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결국 현실에서 어떤 특정 재벌이 은행소유와 관련하여 제약을 경험하고 있다면 그것은 재벌이기 때문에 규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 재벌이 산업자본이기 때문에 규제를 받는 것이다.
만일 어떤 재벌이 진정으로 은행을 소유하고 싶다면 설사 현재 비금융주력자라 하더라도 향후 2년 이내에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로 전환할 계획을 제출하여 승인을 받게 되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아무런 제한 없이 10%까지 소유할 수 있고, 만일 금감위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상의 주식도 보유할 수 있다.(은행법 제16조의2 제3항 제1호)
(2) 법률차원에서 내, 외국인간에 적용되는 금융기관 소유규제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제 보다 핵심적인 문제인 금융기관의 소유와 관련한 내, 외국인간의 역차별 문제를 검토해 보자. 그런데 실질적인 의미에서 현재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대부분 은행과 관련한 것이므로 앞으로는 은행의 소유규제에 집중해서 이 문제를 검토하기로 한다.
은행의 소유규제와 관련하여 역시 관건은 산업자본인가 아닌가이다. 내, 외국인을 막론하고 비금융주력자가 아니면(즉 산업자본이 아니면) 누구나 아무런 제한없이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10%까지 소유할 수 있고 금감위의 승인을 얻으면 그 이상도 소유할 수 있다.
[은행법]
제15조(동일인의 주식보유한도 등) ①동일인은 금융기관의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중략)
③제1항 각호외의 부분 본문의 규정에 불구하고 동일인은 다음 각호의 구분에 의한 한도를 각각 초과할 때마다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다만,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업의 효율성과 건전성에의 기여 가능성, 당해 금융기관 주주의 보유지분분포 등을 감안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각호에서 정한 한도외에 별도의 구체적인 보유한도를 정하여 승인할 수 있으며, 동일인이 그 승인받은 한도를 초과하여 주식을 보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시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중략)
⑤제3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자의 자격,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당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해할 위험성, 자산규모․재무상태의 적정성, 당해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신용공여규모, 은행업의 효율성과 건전성에의 기여 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하 생략)
위의 규정과는 달리 은행을 소유하려는 사람이 비금융주력자일 경우에는 (즉 산업자본이면) 원칙적으로 보다 강력한 소유규제의 대상이 된다. 비금융주력자는 원칙적으로 의결권 주식 4% 및 건전성 조건 충족시 무의결권 주식 6%를 추가하여 총 10%까지 은행주식을 소유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도 은행법 차원에서는 내, 외국인간에 아무런 차별이 없다.
[은행법]
제16조의2(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제한 등) ①비금융주력자는 제15조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4를 초과하여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원문의 괄호는 생략)
②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비금융주력자가 제1항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하여 보유하고자 하는 금융기관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는 조건으로 재무건전성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여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제15조제1항 각호외의 부분 본문에서 정한 한도까지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괄호 생략)
그런데 은행의 소유규제와 관련하여 외국인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곳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은행법 제16조의2 제3항 제2호이다. 이 규정에 의하면 외국인투자촉진법상의 외국인(“외국국적을 가진 개인이거나 외국법률에 의해 설립된 외국법인” 외국인투자촉진법 제2조 제1항 제1호 참조. 이하 “외국인”으로 표기)의 금융기관 주식소유비율 이내로 그 은행 주식을 소유한 경우에는 비금융주력자라 하더라도 마치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인 것처럼 은행법 제15조의 일반적 소유규제가 적용된다.
[은행법]
제16조의2(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제한 등)
③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비금융주력자에 대하여는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5조제1항 각호외의 부분 본문 및 동조 제3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1. (생략)
2.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한 외국인(이하 “외국인”이라 한다)의 금융기관에 대한 주식보유비율 이내에서 주식을 보유하는 비금융주력자
이 규정은 그 문장 구성이 모호하여 언뜻 읽으면 그 진정한 규제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때로는 이 조항이 마치 “외국인”이 비금융주력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비금융주력자에게 적용되는 강화된 소유규제를 받지 않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혼동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조항의 진정한 의미는 그것이 아니다. 이 조항은 “외국인”이 만일 무슨 이유로 은행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구분하지 않고 모든 비금융주력자는 그 “외국인”의 은행주식 소유비율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15조의 규정에 의해 은행주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비금융주력자는 제16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해 원래는 은행주식을 4% (혹은 의결권 포기후 최대 10%)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은행에 대해 “외국인”이 금감위의 승인을 얻어 당해 은행주식을 40% 보유하고 있다고 해 보자.
이런 경우에는 비금융주력자라 하더라도 제16조의2 제1항의 규정이 아니라 제15조의 적용을 받게 되어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아무런 제한없이 10%까지 가질 수 있고, 금감위의 승인을 얻으면 “외국인”의 소유비율 이내인 40%까지 주식을 소유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비금융주력자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지 않는다.
이 조항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조항의 과거 내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은행법에 따르면 한 때 은행의 소유과 관련하여 내, 외국인간에 차별이 존재했던 적이 있었다.
즉 내국인은 은행에 대해 엄격한 소유규제가 적용되고 있었지만 외국인은 별도의 규정에 의해 내국인에게 적용되는 소유규제의 상한선보다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역차별 문제가 거론되었고, 따라서 이런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외국인이 은행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은행 주식을 “적어도 그만큼까지는” 보유할 수 있도록 하여 역차별을 해소하게 된 것이다.
은행법 제16조의2 제3항 제2호는 바로 이런 역차별 해소의 유물인 것이다. 따라서 이 조항은 외국인을 유리하게 대우하기 위한 조항이 아니라, 반대로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조항인 것이다.
다만 현행 은행법에서는 제15조 제3항에 의해 내국인도 적절한 적격성 심사만 통과할 수 있으면 은행을 완전히 소유할 수 있도록 길이 열려 있기 때문에 이제는 자격을 갖춘 내국인이 굳이 이 조항에 기대어서 역차별을 해소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외국인에 적용되는 규제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은행법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별도의 규정인 외국인투자촉진법상의 외국인 투자제한 규정도 살펴 보아야 한다.
이 제한은 산업자원부 장관이 고시하는 「외국인투자 및 기술도입에 관한 규정」(산업자원부고시 제2004-51호)의 별표2에 수록되어 있는데, 이에 의하면 국내은행업(업종분류코드 65121)에 대해서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투자가 특별한 소유비율 제한 없이 허용되어 있고 특수은행과 농수축협은 미개방업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결국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외국인의 은행소유를 별도로 제약하고 있지는 않다.
이제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외국인투자촉진법상에 외국인의 은행주식소유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둘째 은행법에서 소유규제와 관련한 중요한 관건은 내, 외국인이 아니라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여부이다.
마지막으로 은행법 제16조의2 제3항 제2호는 일종의 역차별 해소조항이고, 더 나아가 이 조항의 적용을 받는 비금융주력자에 대해내, 외국인간에 아무런 차별이 없다. 결국 법률 차원에서는 내, 외국인 간에 아무런 차별이 없다.
(3) 하위규범에서는 은행소유와 관련하여 오히려 외국인이 차별받는 부분이 많다.
앞에서는 적어도 법률 차원에서는 은행소유와 관련하여 내, 외국인간에 아무런 차별이 없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따라서 국내 자본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하위규범으로 내려갈수록 내국인이 역차별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외국인이 차별을 받는 부분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내국인이나 외국인이 한도를 초과하여 은행주식을 소유하려고 할 경우 금감위의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는 두 가지 경우에 발생한다. 하나는 동일인이 일반적 소유상한선인 10%를 초과하여 은행주식을 소유하려고 할 때 심사를 받는 경우(앞에 제시한 은행법 제15조 제5항 참조)이고, 다른 하나는 비금융주력자가 의결권을 포기하는 전제로 4%를 초과하여 추가로 6%를 보유하려고 할 때 심사를 받는 경우(역시 앞에 제시한 은행법 제16조의2 제2항 참조)이다.
이 심사의 요건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은행법 시행령 제5조에, 후자의 경우는 제11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다.
[은행법 시행령]
제5조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초과보유요건) 법 제15조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하고자 하는 자는 별표에서 규정한 요건에 적합하여야 한다.
제11조 (비금융주력자로 간주되는 기간 등) ① (생략)
②법 제16조의2제2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이라 함은 별표 제1호 가목 및 제3호 가목 내지 다목의 요건을 말한다.
은행법 시행령 제5조 및 제11조 제2항에서 언급하는 <별표>는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초과보유요건(제5조 관련)」이라는 이름의 표로서 동일한 표가 시행령 제5조와 제11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다. (이 <별표>는 그 분량이 제법 커서 이글에 직접 인용하지는 않고 필요시 관련 조항만을 부분적으로 인용하기로 한다.)
이 <별표>에 의하면 한도초과보유주주가 국내 산업자본인 경우에는 부채비율이 200% 이내일 것 등 기본적으로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조건을 충족하면 되지만, 한도초과주주가 외국인일 경우에는 외국에서 “은행, 증권, 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외국금융회사이거나 이들을 지배하는 금융지주회사”여야 한다고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인 비금융주력자는 이 조건(금융회사 혹은 그 지주회사일 것)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될 수 없고, 따라서 이들에게는 은행법 제15조 제3항과 제16조의2 제2항의 초과보유 허용규정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금감위의 실제 법운용은 이런 형식적 법해석과는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4)번에서 테마섹의 은행주식 보유와 관련하여 다시 논의하기로 한다.)
결국 외국인인 비금융주력자는 <별표>의 제한규정 때문에 은행법 제16조의2 제2항에 의한 심사를 통과할 수 없으므로 제16조의2 제1항에 의해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4%까지만 소유할 수 있을 뿐이다.
또 설사 제16조의2 제3항 제2호에 해당되는 경우(즉 다른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경우에 제2대 이하의 주주로 들어가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제15조 제5항이 요구하는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은행법 제15조 제1항의 일반적 한도인 10% 까지만 은행주식소유가 허용된다.
이에 반해 내국인 비금융주력자(예를 들어 재벌)는 외국인과 차별적인 조건을 적용받기 때문에 재무건전성 조건만 충족하면 제16조의2 제2항의 예외규정에 의해 언제나 의결권 주식 4% 및 무의결권 주식 6%를 소유할 수 있고, 제16조의2 제3항 제2호에 해당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은행 주식을 10%를 초과하여 “외국인”의 주식소유비율까지 소유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약간 복잡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어떤 은행의 제1대 주주가 “외국인”이고 40%를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만일 외국의 산업자본이 이 은행의 주식을 사려고 하면 이 산업자본은 은행법 제16조의2 제3항 제2호에 일단 해당되고 따라서 제16조의2 제1항의 강화된 소유규제가 아니라 제15조 제1항의 일반적 소유규제의 적용을 받게 되어 아무런 제한 없이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10%까지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초과하여 은행주식을 가질 수는 없다.
왜냐하면 초과보유는 <별표>에 의해 “외국금융회사”에게만 허용되는데 외국의 산업자본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의 산업자본은 이 상황에서 최대 10% 까지만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만일 우리나라의 재벌이 이 은행의 주식을 사려고 한다면 일단 제16조의2 제3항 제2호의 적용을 받아 무조건 10%까지는 아무런 제한 없이 살 수 있고, 더 나아가 만일 부채비율이 200% 미만의 수준을 보이는 등 재무건전성을 충족하면 제1대주주인 “외국인”의 주식소유비율인 최대 40%까지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소유할 수 있다.
즉 이 예에서 국내의 산업자본은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외국의 산업자본보다 30%나 더 많이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별표>에 규정된 외국인에 대한 초과보유조건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은행, 증권,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 즉 “외국금융회사”의 조건이 비금융주력자 이외에 매우 다양한 외국인을 암묵적으로 배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의 자연인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될 수 없다. 이에 비해 내국인은 개인이라도 자금의 출처만 문제없으면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외국인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금융회사라 할지라도 은행, 증권,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아니면 <별표> 정의상의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될 수 없다.
즉 외국인인 증권투자회사는 “금융회사”가 아니고 따라서 한도초과보유가 불가능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증권투자회사는 적절한 조건만 갖추면 한도초과보유가 가능하다. 외국에서 설립된 사모주식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 PEF)도 이 조항에 의해서는 한도초과보유가 불가능하다.
(이 부분 역시 금감위의 실제 법운용은 이런 형식적 해석과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4)에서 다시 논의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설립되고 금감위에 등록된 사모펀드는 신설된 조항에 의해 한도초과보유가 가능하다.
은행법 시행령과 <별표> 규정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은행법 시행령 제11조 제2항이 그 좋은 예이다. 이 조항은 은행법 제16조의2 제2항의 위임에 의해 비금융주력자의 초과보유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별표>의 1호(증권투자회사를 제외한 국내 금융기관) 및 3호(증권투자회사나 국내 금융기관이 아닌 일반적인 국내법인)으로만 그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인 비금융주력자는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제16조의2 제2항의 예외를 적용받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이제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외국인은 은행법 시행령 제5조 및 제11조에 의해 내국인보다 불리하게 차별받고 있는데 그 구체적 형태는 다음과 같다.
<은행주식의 초과보유와 관련한 내, 외국인간의 차별 형태>
1. 내, 외국인이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인 경우:
관련 규정: 은행법 제15조의 제1항 및 제3항. 초과보유시 시행령 제5조의 <별표> 적용.
차별 형태: 내국인은 재무건전성 등의 적격성 조건을 충족하면 초과보유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반드시 “은행, 증권 보험업을 영위하는 외국금융회사 혹은 그 지주회사”여야만 한다. 따라서 내국인과는 달리 외국개인이나 3대 금융업종이 아닌 금융업종을 영위하는 외국 금융자본은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자라 해도 은행주식을 초과보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 내, 외국인이 비금융주력자인 경우(기존 “외국인” 최대주주가 없는 경우):
관련 규정: 은행법 제16조의2 제1항과 제2항. 초과보유시 시행령 제11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해 <별표>의 제1호 및 제3호 요건 적용(제2호, 제4호 내지 제6호 원천 배제).
차별 형태: 증권투자회사, 개인 및 사모펀드를 제외한 내국인은 재무건전성 등의 적격성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의결권 포기 조건으로 은행주식을 추가 6%까지 더 소유할 수 있으나, 외국인은 시행령 제11조 제2항이 모든 외국인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으므로 설사 의결권을 포기하더라도 초과보유가 불가능하다.
3. 내, 외국인이 비금융주력자이지만 기존에 “외국인” 최대주주가 있는 경우:
관련 규정: 은행법 제16조의2 제3항 제2호, 초과보유시 시행령 제5조의 <별표> 적용.
차별 형태: 내국인 비금융주력자는 의결권 주식 10%까지 소유가능하고, 적격성 조건만 충족하면 기존 “외국인” 최대주주의 소유비율만큼 주식의 초과보유가 가능하지만, 외국인 비금융주력자는 “외국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초과보유는 불가능하고 다만 10%까지만 소유할 수 있을 뿐이다.
(4) 은행법상 소유구조 규제의 연혁과 금감위의 실제 법 운용 경험
위의 논의에 의하면 적어도 은행법 차원에서는 내, 외국인 간에 차별이 없으나 시행령 이하의 하위규범으로 내려가면 적어도 형식적 차원에서는 오히려 외국인에게 불리한 차별이 발생한다는 점을 살펴 보았다.
심지어 외국인 비금융주력자의 경우 법에서는 명백히 허용하고 있는 주식보유 조차 시행령에서 자격제한 규정을 두어 불허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위규범이 상위규범을 압도(override)한다는 것은 법체계상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가?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은행법의 연혁을 조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은행법은 지난 2002년 4월 27일에 개정된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의 은행법은 현재의 은행법과 상당히 다른 소유구조 규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 대강은 다음과 같다.
<구 은행법상의 은행주식 소유규제>
1. 동일인은 4%를 초과하여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제15조 제1항)
2. 외국인투자촉진법상의 외국인은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이 경우 금감위에 신고하여야 한다. (동조 제2항)
3. 외국인은 금감위의 승인을 얻어 은행의 의결권 주식을 10% 이상으로 초과보유할 수 있다. (동조 제3항)
4. 내국인 개인이나 법인은 1.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신고 혹은 승인에 의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소유비율까지는 동일한 절차를 거쳐 당해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동조 제4항)
구 은행법은 현행 은행법과 두 가지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하나는 법문에 내국인과 외국인의 구별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외국인이 명백하게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고 있고 내국인은 외국인이 특혜를 받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정도로만 혜택을 얻도록 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비금융주력자의 개념이 이 소유규제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구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소유를 규제하기 위해 (외국인을 제외한) 모든 내국인에게 4%라는 엄격한 소유규제를 가했던 것이다.
이제 이런 법률 연혁을 상기하면서 현행 은행법상의 소유규제를 다시 음미해 보자. 이제까지 논리적 정합성을 상실했던 현행 은행법상의 소유규제 부분은 만일 “외국인에게는 비금융주력자의 정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정하기만 하면 매우 깔끔하게 해결된다.
어쩌면 당시의 입법자들은 외국인은 (산업자본 여부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10%까지는 의결권 주식보유를 허용해 주되, 내국인은 산업자본 여부를 구별하여 원칙적으로 10%까지 보유를 허용하되 산업자본인 경우에는 과거처럼 4%까지만 의결권 주식보유를 허용하고 굳이 10%까지 보유하기를 원할 경우 추가 6%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것을 의도하고 은행법을 개정했는지도 모른다.
시행령상의 <별표>에 외국의 비금융주력자가 아예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은 점도 이런 시각에서 보면 명쾌하게 설명된다.
즉 외국인은 무조건 10%까지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16조의2의 초과보유와 관련한 <별표>에 언급이 없지만, 만일 은행 주식을 10%를 넘게 보유하려고 한다면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때는 “외국금융회사나 그 지주회사”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은행법상의 규제체계를 (형식적 법문이 의미하는 바를 무시하고) 이런 식으로 해석하면 아무런 모순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면 외국자본이 명백하게 유리하고 국내자본은 역차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반대로 현행 은행법상의 규제체계를 형식적 법문이 의미하는 바대로 해석한다면(그리고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인데) 내, 외국인간에 아무런 차별이 없거나 오히려 외국인이 불리하게 차별당하고 있으며, 법해석상으로도 법률과 하위규범간에 해석상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필자는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마도 다음과 같다고 추정한다. 즉 2002년에 은행법이 개정될 때에는 많은 입법 관련자가 암묵적으로 “외국인에 대해서는 새롭게 탄생한 비금융주력자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개정법률을 설계했는데, 적어도 개정법률의 법문상으로는 아무런 구별도 존재하지 않게 됨에 따라 사후적으로는 이런 해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문제는 법을 어떻게 운용하는가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금감위는 매우 “재량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은행인수와 관련한 과거 사례를 간단히 점검해 보면 그런 재량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i) 우선 뉴브리지 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 문제를 살펴 보자. 이때는 구 은행법이 유효했던 시절이지만 그 때에도 외국자본이 은행 주식을 한도를 초과하여 보유하기 위해서는 “외국금융회사 혹은 그 지주회사”여야 했다.
그러나 뉴브리지 캐피탈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않음에도 그 당시의 상황이 금융위기이고 제일은행이 부실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예외승인”을 통해 제일은행을 인수하였다.
(ii) 다음으로 카알라일과 제이피 모건의 연합 콘소시엄에 의한 한미은행 인수 문제를 살펴 보자. 이 때는 제이피 모건이 은행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외국금융회사”의 개념을 동일인 수준으로 확대해석하여 <별표>의 규정에 따라 승인이 이루어졌다.
(iii) 다음은 현재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이다. 이 건은 론스타가 “외국금융회사나 그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법상의 승인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제일은행 건 때의 승인과 유사하게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예외적 재량권 행사를 규정하는 은행법시행령 제8조를 근거로 승인을 해 주었다.
그러나 이 승인은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외환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이 아니었고, 은행법 시행령 제8조의 상위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
(iv) 다음은 싱가포르의 산업자본인 테마섹의 하나은행 지분 추가취득 문제이다. 원래 테마섹은 하나은행의 지분을 4%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추가로 6% 정도를 더 취득하여 10% 직전의 수준까지 지분을 늘리려고 하였다.
문제는 이 때 테마섹이 16조의2 제2항에 의한 승인을 받아야 하는가, 또 받는다면 그 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만일 구 은행법의 취지대로 현행 은행법을 해석한다면 외국인에게는 비금융주력자의 정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테마섹은 신고만 하면 된다고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현행 법령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테마섹은 <별표>의 허용형태에 전혀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보유 자체가 (설령 의결권을 포기하더라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국내 법인에게 적용되는 자산 건전성 조건(부채비율 200% 이하)을 충족하는지를 협의한 후 의결권 포기하는 조건으로 6% 가량의 추가취득을 승인해 주었다. 이것은 위의 해석중 어떤 것과도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고 그런 해석의 근거도 전혀 없다. 다만 내, 외국인 간의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만 일리가 있을 뿐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외국인의 은행주식 소유와 관련한 법조문, 연혁, 실제 운용사례 등을 망라하여 검토하였다. 그 내용이 사뭇 복잡하기는 했지만 이제까지의 논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현행 법률상으로 내외국인간의 차별은 전혀 없고, 일부 하위규범에는 형식적으로 외국인에게 불리한 차별규정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금감위의 실제 운용은 가능한 한 내외국인의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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