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제한은 금융고객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금융규제

투자펀드인 외국자본의 적대적 M&A 위협은 과장된 것



어제(29일) 삼성생명 등 삼성계열사가 공정거래법 제11조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행사 제한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냈다. 삼성측은 동 조항이 사적재산권을 제약함으로써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수단을 무력화시키는 위헌적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는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고객들의 돈을 통해 재벌총수의 왜곡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고 금융질서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는 주장이라고 판단한다.

재벌금융사의 의결권 행사는 심각한 이해상충의 문제를 발생시키므로 완전 금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적대적 M&A를 과장하는 재계 로비의 결과 2001년말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내부지분율 30%까지 의결권을 허용하였다. 그러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원칙 훼손 등의 심각한 문제점이 노출이 되자 작년 다시 공정거래법 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완전 금지라는 공정위의 원안과는 달리, 3년간에 걸쳐 5%포인트씩 줄여 2008년까지 15%까지만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기로 절충된 바 있다.

2001년말의 공정거래법 개악 및 2004년말의 원상회복 실패 모두 삼성그룹의 로비가 절대적 요인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명분으로 하는 계열금융기관의 의결권 제한 규정을 무력화시키려는 삼성측의 주장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삼성측은 삼성전자가 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협에 노출되었다는 유일한 증거로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의 지분이 50%를 넘는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는 국적이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 투자 펀드들이다. 2004년말 현재 삼성전자의 5%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는 Citibank N.A.(10.29%, 보통주 기준)와 삼성생명(7.23%)뿐이다. Citibank N.A.는 DR예탁기관으로서 그 자체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단일투자주체는 아니다. 따라서 외국인 주주 모두가 1~2%미만의 지분율을 가진 군소주주이다.

수십 개의 포트폴리오 투자 펀드들이 담합하여 제조기업의 경영권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며, 이런 사례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적대적 인수합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미국에서도 뮤추얼펀드가 적대적 인수에 나선 적은 없다.

경영권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경영을 잘하는 것이다. 경영을 잘하는 경영자를 끌어내리려는 주주는 없다. 삼성측의 경영권 위협 주장은 사실은 일체의 경영감시조차 거부하겠다는 낙후된 지배구조의 반증에 불과하다.

공정거래법에서 재벌금융기관의 의결권을 제한한 이유는 고객자산의 안전성을 담보하고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확립하기 위함이다. 금융계열사의 자산은 기본적으로 그 금융사에 자산을 위탁한 고객들의 돈이다. 재벌 금융계열사가 그 고객들의 자산을 이용해 지배권을 확장한다면 재벌의 지배주주와는 이해관계가 다른 고객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고객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배하는 금융기관은 금융기관으로 존속할 수 없다. 지금 삼성측의 주장은 금융계열사가 지배주주에 대한 의무(경영권 방어)를 이행하기 위해 고객에 대한 의무를 저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글로벌기업을 지향한다는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이 취할 태도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헌법 119조 2항을 보면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삼성측은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재벌의 경제력 남용으로 인해 금융고객 등 경제주체간의 조화가 위협받을 때 적절한 규제를 통해 공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경영권 위협을 과장하여 경영감시 자체를 거부하는 왜곡된 지배구조를 스스로 개혁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을 거부할 때, 삼성공화국 논란은 단순한 논란이 아니라 현실임을 자인하는 것이 될 것이다.

향후 참여연대는 위헌여부에 대한 법리적 해석과, 의결권 제한이 합당하다는 경제적 논리를 담은 의견서를 만들어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것이다

경제개혁센터


2005/06/30 15:33 2005/06/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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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성은 최근 실정법을 위반하면서 헌법소원을 할 자격이 있는가?
    삼성의 경제논리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은 법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국민경제가 중요하지만 삼성을 제일주의로 만들고자 하는 '신경영'방식은 항상 앞서 나가고 '공익성'은 차후에 문제입니다.국민들은 과거에는 삼성의 숨은 의도릉 몰랐지만 이제는 공공연히 삼성이 '정도'를 가지 않고 지름길로 가기위한 변칙플레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삼성은 겸손해져야 하고 국민 앞에 특히 금융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와 자신들의 정책에 대한 홍보와 이해를 구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