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산업개발 사례 통해 감리면제 외감규정의 문제점 낱낱이 드러나

금감위에 두산에 대한 감리 실시 및 외감규정 48조 2항 폐지 여부 질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오늘(7일) 분식회계를 자진공시한 경우 감리를 면제하도록 한 외감규정과 실무지침*을 악용하여 두산산업개발이 비자금 조성 등 대주주 일가와 관련된 분식회계를 은폐한 사실들을 공개하고 금감위에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특별감리 실시와 문제가 된 외감규정 및 실무지침의 폐지를 요구하였다.

* 금융감독원의 “외부감사 및 회계등에 관한 규정 제48조 제2항 4호 적용관련 실무지침” (자세한 내용은 별첨자료 2 참고)

지난 8월 8일 두산산업개발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매출 과다계상 방식으로 총 2,797억원의 분식회계를 범한 사실을 자진 공시하였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별첨자료 3참고)를 통해 “박용성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의 업무보고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해소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단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분식회계가 “건설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것으로 회사 존폐가 불투명해짐으로써 불가피하게 부적절한 방법으로 회계 처리한 것이며 이외에는 어떠한 추가 분식도 없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자진고백한 과거분식에 대하여는 감리를 면제한다’는 외감규정 등에 따라 이에 대한 감리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두산산업개발 반기재무제표 검토보고서(별첨자료 4)와 회사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사실에 따르면, 최소한 8월 5일 이전에 박용성 회장 측은 총수일가 28인의 이자비용 대납자금 138억원의 분식회계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8월 8일 자진공시에는 이를 공개하지 않다가, 박용오 전 회장 측이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8월 9일 이후에야 이를 마지못해 시인하였다.

** 두산산업개발은 가공경비를 과대 계상하고 관련 회사로부터 받은 현금 리베이트와 같은 불법수익을 누락하는 등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자진공시가 “과거 잘못을 씻고 Clean Company로 거듭나려”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해명과 다른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히려 이보다는 두산산업개발이 ‘자진공개시 감리대상 제외’라는 외감규정을 악용한 것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언론을 통해 확인된 두산산업개발의 내부문서에 따르면, 두산산업개발은 “분식 해소시 임팩트의 장점”으로 감리면제를, 단점으로는 “기업의 도덕성 문제, 민사상 법적 문제 등”(별첨자료 5 참고)을 꼽았다.

결국 두산산업개발은 상대적으로 파장이 적은 매출채권 과대 계상을 공개하여 감리면제를 얻어냄으로써, 비난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대주주의 형사처벌을 야기할 비자금 조성 부분을 고의로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두산산업개발의 사례는 그동안 여러번 지적되었던 현행 외감규정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금감위는 과거 분식회계의 자진 공시시 이의 사실여부에 대한 검증없이 원칙적으로 감리대상에서 제외하는 함으로써, 두산산업개발처럼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나오게 한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그동안 금감위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과거 분식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감리유예가 필요하며, 만약 기업들이 이를 악용할 경우 적발하여 엄벌에 처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실제 두산산업개발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기업들은 대주주의 비리와 관련된 분식회계(회사자금의 횡령/배임)는 자진공시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금감위의 주장과 달리 이를 악용한 사례도 적발해내기 쉽지 않다. 만약 박용오 전 회장 측의 추가 내부제보가 없었다면, 두산산업개발이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감리를 유예해준 2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며, 설사 발견되었다 할지라도 민형사상 시효***가 대부분 완성되어 사실상 면죄부를 안겨줄 것이다.

*** 외감법, 증권거래법 공소시효 각각 5년, 공인회계사법에 의한 회계법인, 회계사 징계는 각각 3년, 손해배상소송은 인식한 날로부터 1년 발생한날부터 3년

참여연대는 금감위에 ▲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 비자금을 통하여 총수일가의 이자를 대납한 부분은 분식을 자진해서 수정한 부분과 전혀 별개의 부분이므로 금감위의 외감규정 실무지침서****에 따라 감리를 진행할 의사가 있는지, ▲ 감리면제를 빌미로 더 큰 범죄를 은폐하는데 외감규정이 악용되어 기업들의 회계장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폐기할 의사가 있는지, ▲ 2001년 이후 과거분식을 해소하기 위해서 87억원의 역분식을 한 사실에 대하여 감리를 실시할지 여부(자세한 내용은 별첨자료 1참고)에 대하여 질의하고,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감리를 요구하였다.

**** 2005년 4월 6일 공개된 금감위의 ‘외감규정 제48조 제2항 실무지침’에는 “과거에 A와 B, 두 가지의 별개의 위반사항이 있었고, 2005년 중 A는 상당부분 수정하고 B는 전혀 수정하지 아니한 경우, 위반사항 A는 감리대상에서 제외, 위반사항 B는 전혀 수정되지 아니한 사항이므로 감리대상”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자대납과 관련된 197억의 분식회계는 이미 공시한 2,797억원의 분식회계와 별개의 사안이므로 금감위 논리에 따른다 하더라도 감리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참여연대는 두산, SK 등 분식회계를 저지른 한국 기업들과 Worldcom이나 Adelphia Communications와 같은 미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사례 및 이에 대한 사법당국 및 금융감독기구의 처리 현황을 비교하였다.

경제에 공헌한 공로나 사적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분식회계사범들이 집행유예로 나오고 있는 한국의 현실과 달리, 미국의 경우 분식회계를 저지른 CEO에게 건강악화, 사회공헌도, 개인재산 헌납 등을 등을 이유로 감형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이들에게 사실상 종신형이 선고되고 있다(심지어 가석방 사유역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것이 최근 분식회계와 같은 기업범죄를 다루는 미국 사법기구들의 일관된 태도인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경우 기업들의 분식회계에 대한 감리를 포기한 금융감독기구나 기업인들에게 온정적 판결로 일관하는 사법기구로는 동북아 금융이나 선진적인 자본시장의 육성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참여연대는 지적하였다.

한국과 미국의 주요기업 분식회계 사례 및 금융감독 및 사법기구 처리 현황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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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산업개발 분식회계 관련 질의 및 감리 요청 공문


1. 안녕하십니까?

2.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난 8월 8일 (주)두산산업개발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매출을 과다계상하는 방식으로 총 2,797억원의 분식회계를 하였음을 자진공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귀 위원회에서는 지난 3월 개정된 ‘외부감사및회계등에관한규정’(이하 외감규정)에 따라 일단 자진수정한 과거분식에 대해서는 감리를 할 계획이 없으며,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두산산업개발의 반기보고서에 대해 한영 회계법인은 두산그룹 지배주주 일가의 은행대출금 이자대납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회사측이 제시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정의견을 제시하였으며, 또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상기 이자대납 부분이 비자금(즉 별개의 분식회계)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두산산업개발의 자진공시는 분식회계의 전모를 고백한 것이 아님이 분명해진만큼, 귀 위원회의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감리 실시 및 제재 여부가 또다시 관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 귀 위원회는 지난 4월 6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외감규정 제48조 제2항 실무지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실무지침은, 과거 위반사항의 수정이 있는 재무제표 전부가 아닌 수정사항 관련부분만을 감리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였습니다.

예컨대, “과거에 A와 B, 두 가지의 별개의 위반사항이 있었고, 2005년 중 A는 상당부분 수정하고 B는 전혀 수정하지 아니한 경우,

- 위반사항 A는 감리대상에서 제외,

- 위반사항 B는 전혀 수정되지 아니한 사항이므로 감리대상”이라고 적용사례에서 자세히 밝혔습니다.

또한 참여연대의 질의에 대한 귀 위원회의 4월 6일자 답변서에서도 “과거 기업회계기준 위반사항을 수정, 공시한 회사가 감리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 중 수정사항 관련부분만이 감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고, 감리결과 다른 위반사항이 드러날 경우 행정조치 대상이 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4. 이에 참여연대는 다음과 같이 질의하오니 귀 위원회의 성실한 답변을 촉구합니다.

◇ 질의 1

두산산업개발이 외부 수주시 비용을 과다계상하고 그 차액을 리베이트로 받는 방법을 통하여 조성된 비자금으로 총수일가의 이자를 대납한 사실은 지난 8월 8일 과거분식의 자진 공시에서 빠져 있는 완전한 별개의 사항입니다.

따라서 귀 위원회의 기존 입장에 따르면, 두산산업개발의 이자대납 부분에 대해서는 마땅히 감리가 이루어져야 하고, 분식 사실이 확인되면 제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자대납을 비롯하여 자진 공시되지 아니한 분식회계 부분에 대해 귀 위원회가 감리를 실시를 할 계획이 있는지 질의합니다.

◇ 질의 2

귀 위원회는 과거분식을 자진수정한 경우 회계감리를 면제하는 것은 기업들에게 과거분식을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여러 번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두산산업개발이 분식사실을 자진 공시한 8월 8일은 총수일가들이 회사가 대납한 이자의 일부인 115억원을 회사에 자진 반납한 8월 5일 이후였습니다. 결국 두산산업개발은 이자대납 부분에 대한 분식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나머지 부분의 분식만을 자진공시한 것입니다.

이에 감리면제 및 제재감경의 특혜를 빌미로 기업들이 더 큰 범죄를 은폐하는데 개정 외감규정을 악용할 수 있다는, 즉 개정 외감규정이 귀 위원회의 의도와는 반대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회계장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참여연대의 주장에 대해 귀 위원회는 어떤 판단을 하는지 질의합니다. 아울러 이처럼 악용될 소지가 농후한 외감규정 제48조 제2항과 그 실무지침을 폐기하거나 수정할 계획이 있는지 질의합니다.

◇ 질의 3

귀 위원회는 지난 4월 6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과거 위반사항의 ‘상당부분’을 수정하는 경우 관련 위반사항 전체를 감리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상당부분’의 의미는 전체 분식규모의 50% 이상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숫자 예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최근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을 보건대, 두산산업개발이 자진 공시한 2,797억원의 분식규모가 과거 두산산업개발이 저지른 분식의 전부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특히 두산산업개발측은 이자대납에 해당하는 금액만큼만 비자금으로 조성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역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자진공시한 2,797억원이 감리면제에 해당되는 ‘상당부분’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귀 위원회는 두산산업개발에 대해 전면적인 감리를 실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참여연대의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귀 위원회의 판단을 질의합니다.

◇ 질의 4

두산산업개발은 2001년 이후 87억원의 과거분식을 해소하였다고 자진공시하였는데, 이는 기업회계기준이 인정하는 합법적 방법(전기오류수정손익 또는 전기재무제표 재작성)이 아닌 관련항목의 수정(이른바 역분식)에 의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귀 위원회는 지난 3월 개정된 외감규정과 그 실무지침을 통해 역분식을 통해 과거분식을 수정한 경우에도 감리를 면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참여연대는 역분식이 위법한 회계처리이며, 이를 허용한 개정 외감규정은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두산산업개발이 밝힌 87억원의 역분식에 대해 감리를 면제할 것인지, 그리고 87억원 이외의 역분식이 추가로 더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감리를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 귀 위원회에 질의합니다.

5. 두산산업개발의 과거분식 자진공시 사례는 개정 외감규정의 적법성 및 그 운용 방향을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회계장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 정도, 그리고 투자자 보호 및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이라는 귀 위원회의 설치목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상기 질의에 대한 귀 위원회의 성실한 답변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아울러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에 대해 전면적인 감리를 통해 분식회계의 규모와 양태를 밝혀냄으로써 시장의 선의의 투자자들을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 별첨자료

1. 금융감독원의 외부감사 및 회계등에 관한 규정 제48조 제2항 4호 적용관련 실무지침

2. 두산산업개발 2005.8.8 보도자료

3. 두산산업개발 반기재무제표 검토보고서 일부

4. 인터넷한겨레 2005.8.11자 기사

경제개혁센터


2005/09/07 13:13 2005/09/0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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