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한화그룹의 로비 실체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 명심해야



최근 검찰의 안기부 X-파일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지난 2002년 9월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형근 의원이 공개하였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청와대 비서관 사이에 대생인수 로비 목적의 전화통화가 실제로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시인하였다.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형근 의원은 “2002년 9월 2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김 모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한화그룹의 대생인수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서...(중략)... 박지원 비서실장이 재경부 윤진식 차관에게 대생매각 문제는..(중략)... 중대 사안인 만큼 윤차관이 책임지고 9월 5일 공자위 회의 시 한화그룹의 대생 인수가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지시하였다는 사실을 공개하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실무 직원들은 2002년 대선 전 정형근 의원 등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국정원의 도청 자료”라며 폭로한 30여 개 문건을 자신들이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의혹으로만 존재했던 김승연 회장의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된 정ㆍ관계 로비가 실제로 존재하였음을 추론하게 하는 유력한 정황증거이다.

물론 정형근 의원이 당시 국감에서 공개한 내용에는 실제로 박지원 비서실장이 재경부 윤진식 차관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윤진식 차관이 대한생명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공자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 분식회계 및 금융기관 부실경영 전력이 있는 한화그룹에게 자산 규모 23조원의 국내 3위 생보사인 대한생명을 매각한 공자위의 결정이 한화그룹의 로비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 2002년 9월 23일 공자위 전체회의에서 민간인 위원 3명이 끝까지 반대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측 위원들이 찬성을 하여 결국 매각이 이루어졌다는 점, ▲ 실제로 올 초 검찰 수사과정에서 한화그룹이 전윤철 장관 등에게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된 금품로비를 진행하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화의 내용처럼 김승연 회장의 로비가 실제로 진행되었다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

돌이켜보면 검찰은 그동안 여러 차례 김승연 회장의 로비사실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검찰은 2002년 9월 맨처음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국감을 통해 대한생명 로비 의혹을 제기했을 때 침묵을 지켰으며, 김승연 회장이 서청원 의원에게 건낸 10억원에 대해서도 이것이 한나라당의 대한생명 인수 로비 의혹제기에 대한 입막음의 대가였는지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채 단순 ‘정치자금'으로 보아 수사를 종결한 전례가 있다. 올 초에도 김승연 회장을 소환하였으나 실체적 진실 규명에는 실패했다.

2005년 3월 22일 대검 중수부(부장 박상길)는 김연배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은 김승연 회장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 유력한 단서이다. 대검 중수부는 확보된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을 입수하여 김승연 회장에 대한 수사를 조속히 재개해야 할 것이다.
경제개혁센터


2005/09/27 11:35 2005/09/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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