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부회장 삼성주총 앞두고 소액주주운동 자제 요청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 등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오늘 오전 7시 40분 롯데호텔 일식당 벤케이 매실에서 열린 조찬모임에서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경제5단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참여연대가 주도하는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2월 28일,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은 중소기업협회 총회에 참석했던 경제5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액주주운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공감한 경제5단체장들은 최근 소액주주운동이 “우리나라 기업의 잘못된 점을 과장하거나 왜곡, 전달함으로써 국내기업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기업가치의 증가를 통한 주주이익의 향상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소액주주운동은 오히려 기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야기하고 있다”고 공동선언문에서 밝혔다.

소액주주운동 국가경제 도움 안 된다?

특히 그들은 “소액주주운동은 침묵하는 다수의 소액주주는 제외한 채, 외국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위임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소액주주들의 의사보다는 외국의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국내기업을 비방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이는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공동선언문에서 이들은 참여연대가 2001년 주주총회에서 독립적 사외이사 추천을 관철하겠다는 입장과 관련해 “경제민주화라는 명분아래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기업경영에 관여시켜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로 기업의 경영을 이끌어 가려 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효율성 저하를 통해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며 주주이익의 제고와는 그 방향이 다르다”고 못 박았다.

그들은 “지나친 소액주주운동에 의해 과도하게 경영권이 침해되었을 때에는 진정한 기업자정신이 발휘될 수 없는 만큼 소신있는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할 경영자가 소수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를 의식하여 현실에 안주할 우려가 있다”고 전제한 뒤, “이는 결국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주주의 이익을 훼손할 뿐”이라고 밝혔다.

손병두 부회장, 소액주주운동 중단하는 게 바람직

또한 그들은 앞으로 “소액주주운동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영자의 행위를 감시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취지인 만큼, 최근 증권거래법 개정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의 권한이 확대되었듯이 법 테두리 내에서 시장논리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향후 소액주주운동 방향에 대해 노정하기도 했다.

기자브리핑을 하지 않고, 두 장짜리 문건으로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을 밝힌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8시 40분께 조찬을 마친 후, 기자들과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산발적으로 질문을 던진 기자들은 "9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앞둔 지금 시점에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고,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이 시점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할 뿐 긴 이야기는 삼갔다.

YTN의 한 기자가 “결국 참여연대 소액주주운동은 불법이고, 경영권 침해이므로 중단하라는 것인가”라고 묻자 손 부회장은 “그건 아니지만, 소액주주운동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시민단체 차라리 월드컵 티켓판매운동을 해라?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비공식적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식사 중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월드컵축구 티켓판매가 부진한 것을 걱정하며 “일본은 잘 팔린다는데, 한국은 티켓이 잘 안 팔려 걱정”이라며 “경제단체 회원사들을 동원해 티켓판매에 나서자”고 공감했으며 “시민단체가 쓸데없는 짓을 할 게 아니라 월드컵 티켓판매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삼성전자 주주총회 등 개별 회원사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으며, 대부분 “잡담”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일부 시민단체가 국내에서 경영이 잘 되는 회사들을 타깃으로 삼아 운동을 벌이는 것은 곤란하다”며 “데이콤의 경우도 소액주주운동으로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등 소액주주들도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소액주주운동을 제한하고자 하는 것도 소액주주운동이 주가하락을 가져와 모든 주주들이 손실을 입는다는 경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기업들이 소액주주운동 나서야

이날 모임에는 중소기업협회 이중구 부회장, 한영수 무역협회 전무,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김효성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영배 경총 상무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5단체의 공동선언에 대해 김기원 방송대 교수는 “삼성 이재용 씨의 상무보 임명을 위한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계가 일제히 일어나 참여연대 소액주주운동을 맹비난하고 나선 것은 삼성측의 로비로 재계가 들고일어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총수 이익에 눈에 멀어 총수일가에게 충성하기 위해 해당 기업은 물론 전경련, 경제5단체까지 나선 것은 참으로 우울한 상황”이라고 밝힌 뒤 “오히려 전경련 등의 경제5단체는 총수주도의 기업경영을 전문경영인체제로 투명하게 경영하자는 의도의 소액주주운동에 동참하는 게 상식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고 전달했다.
장윤선
2001/03/07 02:17 2001/03/0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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