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주총 이틀전 경제5단체가 소액주주운동 비난한 까닭
기업별 이슈/삼성그룹 :
2001/03/07 02:21
참여연대, 경제5단체 공동선언에 대한 입장 발표 “경제5단체는 삼성의 하수인인가?”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위원장 장하성)는 경제5단체 공동선언이 발표된 오늘 오전 11시 증권거래소 기자실에서 “경제5단체 공동선언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오늘 경제 5단체가 모임을 갖고 소액주주운동을 비난한 것은 우리 경제 위기와 후진성의 본질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밝힌 뒤 “IMF경제위기를 초래한 기업의 불투명성, 총수 1인 지배체제 등에 대한 개혁을 요구해온 시민단체의 소액주주운동을 경제 5단체가 나서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주총전 소액주주운동 비난하는 배경이 뭐냐?
특히 9일 예정된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제5단체가 합동으로 소액주주운동 비난에 나선 것은 “재계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 아니면 공동행동을 거의 취하지 않는 경제계의 관례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더구나 “전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은 내용을 중심으로 왜곡하여 소액주주운동을 비방하고 있는 것은 도대체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재계가 합심해 소액주주운동을 비판하고 나선 것에 대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씨의 변칙 증여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재용 씨가 경영일선으로 나설 기업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유기업원이 소액주주운동을 중단하라는 비상식적 요구를 하는 것에 뒤이어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소액주주운동을 비판하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 뒤 “정당성이 없는 재벌3세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반대를 약화시키기 위해 재벌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시민단체를 흠집내려는 의도가 너무나 분명하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내투자자 참여연대에 등돌린 이유
증권거래소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참여연대 장하성 교수는 최근 “자유기업원과 전경련 등에서 퍼뜨린 소액주주운동과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모함과 비방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우려를 전달한 뒤 “경제5단체는 소액주주운동이 우리나라 기업들을 과장 왜곡, 비판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그동안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참여연대를 지지해왔지만 얼마 전부터 참여연대 반대로 정정공시를 하고 있다”며 “이는 삼성측이 여러 방법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런 이유로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참여연대의 입장에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쿠퍼스 발표, 한국기업 불투명지수 73위, 기업지배구조 최하위
그러나 이런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향과 달리 외국 기관투자자들은 참여연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지배구조개선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과 달리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재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개탄했다.
그는 “오늘 경제5단체장이 낸 성명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비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한 뒤 “전경련이 이렇게까지 자유시장질서에 대해 무지하고, 비논리적인지 몰랐다”며 “비이성적 논리로 소액주주운동을 비판한 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적인 회계법인 쿠퍼스(PRICE WATER HOUSE COOPERS)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불투명지수는 100개국 중 73위로, 74위인 터어키, 중국과 별 다를 바 없는 수준이고, 한국기업의 지배구조 순위는 35개국중 35위로 꼴찌를 차지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재벌기업의 지배구조개선과 기업 투명성 확보를 위해 활동하는 소액주주운동을 비난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5단체 ‘삼성 하수인’ 노릇하는 이유가 뭔가
무엇보다 현재 기업들의 불투명성과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고 독려하고 나서야 할 전경련 등의 경제5단체가 반성은커녕 삼성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고 있는 것은 통탄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는 재계에서 구체적 적시 없이 소액주주운동을 근거없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전면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사외이사 추천위한 의결권 위임운동은 ‘합법'
참여연대는 오늘 발표된 경제5단체의 공동선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는데 이를 간추리면 이렇다.
첫째, 경제 5단체는 소액주주운동이 다수의 소액주주는 제외한 채 외국의 기관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의 잘못된 점을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나 참여연대는 국내기관투자자들과 국내소액주주들이 소액주주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그 결과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고, 소액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 경제 5단체는 “시민단체의 소액주주운동이 경제민주화라는 명분 아래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기업경영에 관여시켜, 경제논리 보다는 정치논리로 경영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주주들이 이사를 추천하고 선임되도록 하기 위해 의결권 위임 운동을 벌이는 것은 법으로 보장된 주주의 기본권으로 철저하게 경제논리에 기반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재벌기업들이 사외이사들을 총수와 경영진의 거수기로 선출해 사외이사제도를 무력화시킴으로써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행태가 사외이사제도의 본질을 저해하고 시장원리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우중, 조양호 등 전경련 소속 재벌들이 각종 불법 저질러
셋째, 지나친 소액주주운동 때문에 창의적 기업자 정신이 발휘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참여연대는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으며 명백한 불법 부당 행위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며 “오히려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경영을 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액주주운동이 본질로 돌아가 법 테두리 안에서 시장논리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소액주주운동은 상법과 증권거래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법테두리를 벗어난 적이 전혀 없다”고 전제한 뒤 “오히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 전경련 회원사인 재벌들이 각종 불법행위에 관여해왔으며 전경련이 먼저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전경련 미디어팀 이용우 과장은 참여연대의 발표에 대해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참여연대가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제5단체가 나서서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전경련은 삼성은 물론 다른 회원사들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어서 공동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홍보실 언론담당 정득시 과장은 “참여연대가 경제5단체를 겨냥해 삼성의 하수인이냐고 비난한 것은 너무 한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삼성전자를 재벌해체운동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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