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법 개정의 해법은 오직 ‘법’과 ‘원칙’ 뿐
금융관련 법제도/금융정책 :
2005/11/23 12:00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타협안 배제하고 오직 법정의에 따라 당론 정해야 할 것적대적 M&A 위협론, 금-산분리 원칙 재고 주장으로 법개정 본질 왜곡해서는 안돼
열린우리당이 18일 의총 무산에 이어 21일 정책소의총에서도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이하 금산법) 개정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24일 의원총회로 또다시 공을 넘겼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금산법 개정안이 4개나 상임위에 회부되었음에도, 정기국회 일정의 2/3가 지나도록 상임위 심의는커녕 원내 제1당인 여당이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마치 분리대응론이 대세임 것처럼 알려지다가 최근 들어서는 원칙론으로 선회하더니, 이번 주 들어 후퇴를 거듭하여 드디어는 어제 또다시 분리대응론으로 원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금산법 개정 문제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지리멸렬함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무엇보다 금산법 개정을 정치적으로 풀어내려는 청와대와 여당의 태도에 기인한다.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법개정에 대해 아예 드러내놓고 해법을 제시하는 청와대의 태도나, 금산법 개정 문제를 정치적 잣대로 저울질하는 여당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무엇보다 금산법 개정은 금융기관을 통한 재벌 지배력의 확장 방지와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라는 목표를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나 타협도 있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삼성이라는 특정 그룹의 금융계열사에만 예외를 두거나 절충안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삼성카드와 삼성생명에 대한 분리대응론이 원칙을 훼손하는 타협안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분리대응론은 한 마디로 동일한 위법 행위에 대해 ‘기업별 사정에 따라’ 처벌을 다르게 하자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피규제자의 입장을 감안하여 법 적용의 수위를 다르게 하자는 주장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입법기관인 국회가 그리고 제1당인 집권여당이 자신의 존립근거를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여당이 금산법 개정안 처리에 눈치를 보면서 명확한 입장을 세우지 못하는 사이에 한나라당과 금융감독위원장 등 일각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산업자본-금융자본 분리 원칙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위험천만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원칙을 깔아뭉개는 백해무익한 논쟁으로 법 개정 문제를 왜곡해서는 안된다.
삼성카드 등의 금산법 위반 사실 이 최초로 확인된 후 벌써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삼성 금융계열사에 대한 처리방안과 법 개정 방향에 대해 무수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남은 것은 국회 내에서 그간 논의된 내용을 법 정의와 시장 원칙에 따라 충분히 검토하여 법안을 확정짓는 것뿐이다.
참여연대는 국회가 특정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고려나 정치적인 목적을 배제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삼성카드와 삼성생명의 동일한 위법행위에 대해 동일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금산법 개정안을 심의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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