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사용결정 졸속 처리
금융관련 법제도/공적자금 :
2001/03/29 03:59
공적자금 투명성 확보와 부실책임 추궁 시민행동⑧
의사결정 회의 대부분 서면으로,
지원받는 업계가 결정에 참여하기도
국민의 직접적 부담이 되고 있는 공적자금의 규모가 150조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사용결정이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파문이 일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29일, 공적자금의 집행과 회수를 담당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의 의사결정회의가 대부분 서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등 운영의 내실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결과 발표는 지난 5일부터 벌이고 있는 '공적자금 투명성확보와 부실책임추궁 시민행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이 시민행동을 통해 책임추궁이 미진한 부실책임자들을 고발하고, 분식회계 의혹이 있는 기업에 대한 특별감리를 요청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해 왔다.
참여연대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운용의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정부는 공적자금을 더욱 내실 있게 운용하기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공적자금 운용현황과 부실책임자에 대한 책임추궁 현황 등 공적자금과 관련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10조원 사용결정, 91%가 종이 위에서
이날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의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 회의의 91%가 충분한 토론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서면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말까지 110여조의 공적자금 사용을 결정하는 회의가 과연 내실있게 진행되었는지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산관리공사 경영관리위원회의 경우 지난 3년간 27개의 의제 중 25개가 원안대로 통과되어 형식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부실하게 운영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금보험공사의 분과위원회의 경우 공적자금 지원을 금감원으로부터 요청받은 당일에 요청한 대로 공적자금 지원을 결정한 사례가 5차례나 발견되었다.
공적자금 지원받는 금융업계 대표가 운영위원회에
한편 예금보험공사의 운영위원회에는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금융업계 대표가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9조원의 공적자금이 집중적으로 투입된 지난 98년부터 2000년말까지 종합금융협회 회장, 상호신용금고연합회 회장 등 공적자금을 지원받을 업계의 대표들이 운영위원회에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참석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는 이해상충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보유출 등의 부작용이 쉽게 예상되는 회의구성방식"이라며 공적자금 투입과 사후관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지난해말 재경부는 업계대표를 운영위원회에서 제외하도록 법을 다시 개정해 이같은 의혹에 더욱 설득력을 주고 있다.
채권매각 해외업체 유착가능성, 부적격 임용채용 등도 지적
이밖에도 참여연대는 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 해외매각 담당 임직원중 일부가 채권을 매각한 직후 부실채권을 매입한 외국계 기업의 자회사인 L사 등에 이직하는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는 "매각과정에서의 해외업체와의 유착 가능성뿐만 아니라 해외매각 전문직원이 가진 주요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방지책을 요구했다.
또 퇴출된 동화은행의 이사대우였거나 금융직에 종사해본 경험이 없는 예금보험공사의 이형택 전무와 자산관리공사의 정복진 이사는 부적격한 임직원 채용 사례로 들었다. 이는 "이들은 줄곧 김대중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온 인물로 부실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전문적 기관의 주요 직책을 맡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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