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TF가 구성도 되기 전에 출총제 폐지 압박하는 경제부처, 참여정부의 지리멸렬함은 그 스스로 자초한 것
기업지배구조관련 법제도/공정거래법 :
2006/04/17 15:00
최근의 현대차 사태는 출총제 등의 재벌규제가 여전히 필요함을 증명
노무현 대통령과 재경부, 산자부, 공정위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최근 경제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등 재벌개혁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히 짚고 가자. 2003년 12월 말에 발표된 공정위의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은 참여정부의 재벌개혁 의지와 일정을 구체화한 청사진으로 ‘선전’되었다. 로드맵에 따르면, 3년이 경과한 올해 말에 TF를 구성하여 재벌정책 전반을 평가·재검토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경제상황점검회의 후 권오승 공정위원장은 TF 구성 및 평가작업을 원래 일정보다 6개월 앞당겨 7월부터 시작하기로 발표하였다.
나아가 재경부, 산자부 등의 경제부처는 아예 7월 공정위의 ‘시장경제선진화 TF’가 구성되기도 전에 ‘출총제의 개보수 차원을 넘어 폐지를 염두에 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 준비를 시작하는 등 주무부처인 공정위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대변한다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종결되기도 전에, 더구나 재벌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집중 및 남용을 견제할 그 어떠한 정책적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해당 정책의 주무부서도 아닌 관련부서의 장들이 먼저 앞장서서 출총제 폐지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경제부처 장관들의 태도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일부 경제부처의 월권과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야기될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의 훼손에 대해 뭐라고 해명할 것인가. 이를 단순히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부족 내지 홍보부족 탓만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왜곡이 갖는 문제점이 엄존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지배주주가 순환출자를 통해 실제지분율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소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출총제의 도입 목적이 아직 전혀 달성되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도입 목적이 달성되지도 않은 제도에 대해, 주무부처인 공정위가 제도의 보완방향이나 정책적 대안을 검토하기도 전에 폐지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규제를 무력화하고 있는 다른 경제부처들은 정부관료가 정책에 대해 가져야할 최소한의 책임의식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출총제는 비록 각종 적용제외와 예외인정으로 규제의 실효성을 상당 부분 상실했지만, 기업집단과 그 지배주주에 대한 사후적 규율장치가 정비되어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대기업의 지배력집중을 견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정책적 수단이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특히 경제정책의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 부처들이 성급하게 제기하고 있는 출총제 폐지 논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규제공백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은 결국 그들의 책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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