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삼성의 하수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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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31 00:00
삼성직원이 참여연대 웹사이트 서버 압수수색

▲ 접속기록을 찾고 있는 삼성직원
남대문경찰서가 5월 31일 삼성생명의 명예훼손 고발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참여연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면서 삼성직원을 경찰직원으로 위장해 웹사이트 서버를 직접 조사하게 해 물의를 빚고있다. 참여연대는 "민간인, 그것도 이해 당사자인 삼성생명 직원이 직접 영장을 집행하게 한 것은 공권력 행사의 적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며 "남대문 경찰서에 엄중 항의하고 관련자 문책을 포함한 법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남대문경찰서에 항의방문해 영장집행에 삼성직원을 참여시키게 된 경위와 관련자 문책 등을 따져 물었다.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온 남대문경찰서 경찰관 외 1인

▲ 경찰이 가지고온 압수수색영장
참여연대 관계자 입회 하에 송경사가 아닌 함께온 다른 1명이 접속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참여연대 간사들은 그의 신원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송경사는 참여연대 간사들의 추궁에도 신원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12시, 접속기록 확인이 거의 끝날 무렵 송경사는 동행인이 삼성생명 직원임을 밝혔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참여연대 간사들이 해명을 요구하자 송경사는 "남대문경찰서가 먼저 삼성측에 참여연대 전산 확인을 위한 담당 요원 1명의 요청했다"고 말했다.
삼성SDS 직원인 이상언 과장(32)은 자신은 삼성생명에 파견근무 중인 삼성생명직원이라며 "삼성생명 양아무개 과장의 요청으로 남대문경찰서 송경사와 방문하게 됐다"고 동행하게된 경위를 밝혔다. 그는 "접속기록 확인을 시작하기 전 소속 및 이름을 밝히라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사전에 협의된 상황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
송완주 경사는 "오늘 아침 전담부서인 사이버수사대에 업무협조를 요청했으나 파견할 인원이 없다고 연락받았다"며 "이에 삼성측에 전산 확인을 위해 담당직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김성희 사무국장 등이 이날 오후 남대문경찰서를 항의방문해 경찰서장과 면담한 결과, 경찰은 사이버수사대에 공식적으로 업무협조를 요청하지 않고 삼성측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송경사와 이과장은 삼성 업무용 차량을 이용해 참여연대 사무실로 왔다. 이에 대해 김성희 사무국장은 "경찰은 애초에 자체 인력으로 수사를 할 의지가 없었다"며 "이는 경찰이 삼성의 지휘를 받아 움직인 셈"이라며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또한 "수사기관의 직원이 아닌 고발인과 직접 관련된 회사의 직원이 영장집행에 직접 참여해 조사를 벌인 행위는 어떤 법률적 근거도 없는 것"이며 "수사기관이 지켜야할 중립성과 형평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글은 지난 26일 참여연대 웹사이트 게시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의 경영참여 반대 성명서'였다. 이 성명서는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 직원들은 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대외적인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보인 이재용씨의 삼성전자 상무보 등극과 계속적인 경영참여에 대해 반대해 전직원이 서명한다"며 삼성생명직원 5,083명의 이름이 연명되어 있었다.
이후 참여연대에 이름이 연명된 삼성생명직원들과 인사과에서 사실무근이라는 항의가 있었고, 삼성생명은 이 글을 삭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참여연대는 '이해다툼이 있고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 당사자 요청에 의해 글을 삭제할 수 있다'는 게시판 운영방침에 따라 지난 28일 오후 1시경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남대문경찰서 송완주 경사는 5월 29일 참여연대 사무실에 찾아와 "삼성생명이 고발했다"며 "게시자의 IP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참여연대 웹사이트 접속 기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접속기록은 수시로 삭제하며 남아 있다 하더라도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영장 없이는 보여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송경사는 삼성직원과 함께 5월 31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참여연대를 방문했다.

▲ 신분이 탄로나자 당황하고 있는 삼성직원(왼쪽)

▲ 경위서를 작성하고 있는 삼성직원

▲ 참여연대 간사들이 송완주 경사에게 경위 설명을 요청하고 있다.(오른쪽 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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