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판 방청기 - 잘못한 게 없다면서 뭘 반성한다는 걸까?
일시:
1회 공판기일-2008. 6. 12. 2회 공판기일-2008. 6. 18.
3회 공판기일-2008. 6. 20. 4회 공판기일-2008. 6. 24.
5회 공판기일-2008. 6. 27.
장소: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
시간: 오후 1시부터 입장시작, 1시 30분 부터 공판 시작
삼성 공판 방청에 동참하실 분들은
참여연대 이상민 (02-723-5052, cadicalce@pspd.org )에게 연락주십시기 바랍니다.
삼성 공판 방청기 <제 1차 공판>
잘못한 게 없다면서 뭘 반성한다는 걸까?
2008.6.12 참여연대 이상민
삼성 변호인: “차명주주 아니라 일반 개인 주주였습니다.”
특검에서 삼성에버랜드 개인 주주가 진술한 내용 낭독 :
문: “귀하는 언제부터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가지고 있었나요?”
답: “제가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검사님에게 처음 들었습니다.”
문: “가지고 있었단 사실을 기억을 못 하는 것은 아닌가요?”
답: “아닙니다. 기억을 못 했을 리가 없습니다.”
----------------
지난 6월 12일 서울 중앙지법 417호실에서 이건희 등 삼성임원들의 공판이 열렸다. 삼성에버랜드, 삼성SDS를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이학수, 김인주 등 삼성 전현직임원의 첫 번째 공판이 열린 것이다.
공판이 열린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출입문이 열리는 시간인 오후 1시에 이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삼성그룹의 주요 임원들로 방청석의 절반이 채워졌다. 이들 고액 연봉자의 하루 일당을 다 합치면 수억대에 이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1시 20분에 법정이 술렁거리는 듯하더니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법정에 나타났다. 곧 이학수, 김인주, 현명관 등과 각각 한명의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1시30분이 되자 형사 제23부 민병훈 부장 판사가 입장하고 공판이 바로 시작되었다.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이 6월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6시간여의 첫 공판을 마친 뒤 지붕 위에 법원건물이 비친 차에 오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탈 의혹으로 기소됐다. (출처 : 연합포토)
이건희 전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고...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모두 저의 불찰이고 책임을 통감하며 지난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였다. 물론 다른 피고인들 역시 모두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의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개별 사실로 가면 이미 특검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기존의 삼성 측의 입장만 반복하는 것을 보면 무엇을 반성하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사실에 대해서 반성한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그 잘못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 측 변호인의 발언을 들으면 삼성 측은 여전히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 측 변호인은 모두발언을 통해 “사회적으로 미숙한 이재용 씨에게 거액의 현금을 지급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 것은 죄송합니다.”, “선도하는 기업으로써 사회구성원의 화합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헤아리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삼성 측은 국민이 삼성 불법행위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서’ ‘이재용 씨가 돈이 너무 많아서’ 그런 사실을 시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 ‘시기심’을 잘 헤아리는 아량까지 가졌는지 ‘사회구성원의 화합을 고려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단순히 ‘미성숙한 이재용 씨가 돈이 많아서 그것에 시기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재용 씨가 아버지한테 증여받은 돈 45억 원을 가지고 불과 몇 년 사이에 1조 원이 넘는 돈으로 증식시켰다는 단순한 사실만 가지고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1조 원이라는 거액을 자신의 땀으로 자신의 힘으로 벌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자신이 정정당당하게 벌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돈을 증여하는 과정에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만으로 이건희 전 회장이 법정에 서게 된 것도 아니다. 이건희 전 회장이 기소가 되어 법정에 서게 된 이유는 이건희 전 회장이 자신의 돈 1조원을 이재용 씨에게 편법 증여했기 때문이 아니다.
국민이 분노를 하는 것이고 특검에 기소되어 법정에 서게 된 이유는 배임이라는 불법 행위를 통해서 회사의 자금을 불법으로 이재용 씨에게 건네주었기 때문이다. 특검의 기소사실은 물론 이전의 삼성에버랜드 1심, 2심 재판 판결문에서도 인정했듯이 이재용 씨가 가지게 된 막대한 재산은 ’동액 상당의 회사의 피해‘를 입히고 회사의 재산을 개인적으로 유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 측은 1차 공판 내내 자신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단 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장 핵심적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사회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게 한 것이 죄송하다는’ 변호인단의 말이 단지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삼성 측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정했다.
삼성에버랜드의 기존 주주 모두가 저가로 발행된 전환사채를 인수하지 않고 실권하였다. 10만 원에 이르는 삼성에버랜드의 주식을 7,700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그 권리를 이재용 씨에게 몰아준,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행동을 한 개인 주주들의 주식은 사실상 삼성임직원 명의로 개설된 차명 주식이 아니냐는 의도로 재판부는 삼성 측에게 물어봤다.
삼성 측은 단 한 명도 차명 주주가 아니라 개인 주주였고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저가로 인수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실권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에버랜드 개인주주가 자신한테 삼성에버랜드 주식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는 이미 공소사실을 통해 밝혀진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은 촌극을 벌인 것이다.
특검은 또한 삼성 측이 이사회 서류 등 공문들을 조작하고 변조했다는 많은 증거를 제시했다. 같은 날짜에 작성된 같은 문서 번호로 작성된 문서에 각각 다른 도장이 찍히거나 내용이 약간씩 문서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측은 여러 형태의 공식문서를 만들어 놓고 필요에 따라서 제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특검이 밝혀낸 것이다.
재판부는 특검이 제시한 이런 문서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삼성이 증거조작을 통해 국가의 공권력을 무시해 왔던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추궁하고 밝혀내는 것이 사법정의를 세울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특검이 삼성 측 변호인단에 비해서 특검의 범죄사실 입증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느껴진 생각은 변호인단은 불리한 증거와 불리한 법리적 환경에서도 적극적으로 변호하는데 반하여, 특검은 풍부한 증거자료와 적합한 법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상황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특히, 특검은 e삼성사건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면서 삼성 구조조정 본부의 불법적인 역할에 대해서 법정에서 진술하였다. 그런데 왜 e삼성 사건에 대해선 특검이 기소하지 않았느냐는 판사의 말에는 설득력 있게 설명을 하지 못했다. 특검 스스로 e삼성 등의 삼성의 불법혐의 사건에 대해 기소범위를 너무 좁혀서 기소한 결과 ‘자승자박’을 한 꼴이 된 것이다.
재판부가 특검을 향하여 묻는 질문에 특검은 종종 핵심을 비켜난 답변을 해서 재판부의 질책을 받을 정도로 특검이 재판에 임하는 자세나 범죄사실 입증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다행히 재판부는 삼성 사건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는지 무엇이 쟁점인지를 파악하고 있었다. 특검이나 변호인단에게 하는 질문도 비교적 명료하고 날카로웠다.
삼성의 많은 불법행위 중 극히 일부분만 제한적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이번 삼성공판과정에서 유죄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 측은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때에는 또 다시 어떠한 핑계를 댈지, 그때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지 궁금해 졌다.
삼성공판 방청기 제2차: 시나리오는 엉망, 특수효과와 연기력은 돋보인 삼성 변호인단
삼성공판 방청기 제3차: 삼성의 거짓증언, 여실히 드러나다
<표 1> 특검이 기소한 피고인별 죄명 및 사건명
|
순번 |
피고인 |
직책 |
죄명 |
사건명 |
|
1 |
(66세) |
회장 |
특경가법위반(배임), 특가법위반(조세), 증권거래법위반 |
에버랜드, 삼성SDS, 양도소득세포탈주식소유변동 미보고 |
|
2 |
현명관 (66세) |
전 비서실장 |
특경가법위반(배임) |
에버랜드 |
|
3 |
(61세) |
전략기획실장 (부회장) |
특경가법위반(배임), 특가법위반(조세) |
에버랜드, 삼성SDS양도소득세포탈 |
|
4 |
(57세) |
삼성카드 대표이사 (전 재무팀장) |
특경가법위반(배임) |
에버랜드 |
|
5 |
(49세) |
전략기획실 사장 |
특경가법위반(배임), 특가법위반(조세) |
에버랜드, 삼성SDS,양도소득세포탈 |
|
6 |
(61세) |
이섬테크 회장 (전 삼성SDS 대표이사) |
특경가법위반(배임) |
삼성SDS |
|
7 |
(54세) |
삼성SDS 미국법인장 (전 경영지원실장) |
특경가법위반(배임) |
삼성SDS |
|
8 |
최광해 (52세) |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장 (부사장) |
특가법위반(조세) |
양도소득세포탈 |
|
9 |
(60세) |
삼성화재 대표이사 |
특가법위반(횡령) |
미지급보험금 횡령 |
|
10 |
(50세) |
삼성화재 전무 |
특검법위반,증거인멸 |
전산자료 삭제 |
|
사건명 |
피고인 |
공소사실 요지 |
|
에버랜드 |
|
1996. 12.경 전환사채 저가 발행으로 96,994,235,000원의 손해 가함 |
|
삼성SDS |
|
1999. 2.경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 발행으로 153,923,076,922원의 손해 가함 |
|
양도소득세 포탈 |
|
2000.~2006. 차명계좌 주식 거래로 양도소득세 112,870,008,581원 포탈 |
|
증권거래법위반 |
|
|
|
삼성화재 미지급 보험금 횡령 |
|
|
|
삼성화재 증거인멸 |
|
|
출처: 특검(
제1차공판 최종.hwp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