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삼성의 불법행위를 규명해낼 공판 과정을 방청합니다. 향후 방청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시:
   1회 공판기일-2008. 6. 12.  
2회 공판기일-2008. 6. 18.                                       
   3회 공판기일-2008. 6. 20. 
4회 공판기일-2008. 6. 24.
  
5회 공판기일-2008. 6. 27.

 장소: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
 시간: 오후 1시부터 입장시작, 1시 30분 부터 공판 시작

삼성 공판 방청에 동참하실 분들은
참여연대 이상민 (02-723-5052,
cadicalce@pspd.org )에게 연락주십시기 바랍니다.



삼성 공판 방청기 <제2차 공판>
시나리오는 엉망, 특수효과와 연기력은 돋보인 삼성 변호인단

2008.6.18 참여연대 이상민


두 명의 무사가 결투하고 있다. 하나는 ‘상식’이라는 좋은 무기를 들고 상대방을 상대하고 있고, 또 하나는 ‘형식 논리’라는 이름의 애처롭게 보일 정도의 빈약한 무기를 들고 불안하게 방어하고 있다.

그렇다면, 뻔한 승부가 아니냐고? 싸움의 양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들고 있는 무기가 아무리 유리 하더라도 막상 그 무기를 들고 싸우는 사람의 실력 차이가 커보인다면 어떤 싸움이 될지 알 수 없다.

오늘(18) 이건희 등 삼성임원들의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서 삼성에버랜드가 저가로 전환사채를 발행한 과정에 대해서 추궁하는 증인 심문을 하였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6년, 회사설립 후 당시까지 발행한 주식 총 합보다 두 배나 많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 사채를 저가로 발행했다. 물론 기존 주식보다 두 배나 많은 주식을 제3자가 인수한다면 회사의 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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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속행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당시 삼성에버랜드 기존주주인 중앙일보, 제일모직, 이건희 삼성 전 회장 등은 새로 발행된 전환사채가 현저한 저가 임에도 모두 실권하고 이를 모두 이재용 씨가 인수하게 되었다. 결국 이재용 씨는 삼성에버랜드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극하게 되고 후에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를 통하여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되었다.

결국, 오늘 검사 측의 핵심 심문내용은 이렇다.

첫째, 삼성에버랜드의 실무자 차원에서 과연 회사의 주인을 바꿔버리는 대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계획을 세울 수 있었는지. 

둘째, 삼성에버랜드는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전혀 계획에 없던 자본조달 계획을 갑자기 세웠다. 그렇다면 삼성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이유는 삼성에버랜드 자체의 자본조달 목적이 아니라 삼성구조조정본부(비서실)의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닌지.

셋째, 만약 삼성 측의 주장대로 삼성에버랜드의 3,000억 원이 넘는 부채를 해결하고자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면, 부채의 자본금 전환 가치로는 불과 100억 원밖에 안 되는 전환사채 발행이 과연 부채해결을 위한 유효한 수단이었는지.

넷째, 만약, 전환사채를 기존 주주에게 우선으로 배당했다면 이를 인수하기 위한 청약서 등을 기존 주주들에게 발송했을 텐데, 우편 발송 내역도 없고 이를 보관하는 주주회사도 없다. 오직 중앙일보에 ‘의심스러운 문서’ 하나만이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물론 이러한 질문의 답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매우 명백하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무기들을 가지고도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신기한 일이다.

오늘 증인으로 나온 삼성에버랜드 실무자는 구조본이 아니라 직접 대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기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환사채를 실권했을 경우 회사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나리오가 빈약하지만 당시 삼성에버랜드 재무팀 실무자, 재무팀 책임자 그리고 구조본 담당자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낸다. 기안은 삼성에버랜드가 그리고 구조본은 승인만 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논리는 빈약하지만 연기력은 훌륭하다.

그러나 당시 삼성에버랜드가 수천억의 부채가 생긴 이유는 놀이동산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수년 전부터의 투자 계획에 따른 것이고 거기에 대한 자금흐름은 이미 연초에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결코 긴급한 일이 아닌 것이다. 만일 재무팀 직원이 계획된 투자에 따른 부채 비율을 예상하지 못하고 긴급하게 자본조달 계획을 세웠다면 재무팀 직원으로서 낙제점이다. 재무팀 직원이 회사의 자금흐름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부도가 나도 여러 번 났을 것이다.

특검팀이 법정에서 이러한 부분을 날카롭게 질문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단순히 공소장에 있는 논리를 반복해서 말하는 것에 불과했다. 변호인들이 공소장에 있는 논리 하나하나에 대해 반박논리를 준비한 것에 비교해 보면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변호인들의 논리는 전환사채 발행의 이유는 장기 저리 자금 조달의 필요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기존 주주회사에 전환사채를 인수하기 위한 청약서의 우편 발송증명이 없는 이유는 모든 청약서를 인편으로 갖다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존주주가 실권한 부분을 이재용 씨가 인수한 이유는 삼성에버랜드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한 배려라는 것이다. 논리가 빈약해서 설득력은 약하지만 나름대로 형식논리를 갖춘 적절한 대비책다.

문제는 삼성 측은 검사의 공소장에 대한 논리를 반박하기 위한 나름대로 형식 논리를 개발한 것에 비해 검사 측은 삼성의 예상 가능한 논리를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증거와 논리를 만들어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증거를 만들어오지 못한 것이 아니라 수사 결과 발표하면서 김용철 변호사가 믿지 못할 사람이라고 장시간 언급하면서 훌륭한 증거, 증인 마저 부인하는 악수를 두었다.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사건으로 인해 이미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삼성에버랜드 사장 허태학 박노빈 등 관계자를 구조본에 불러 ‘법정 연기 연습’까지 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생생한 증언을 구태여 사장시켜 놓고 공소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했다.

재판부에게도 아쉬운 대목이 있다. 재판부가 증인심문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 대금 100억 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묻자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자금에 꼬리표가 달리지 않아 잘 모르겠다는 말만 했다. 이때 재판부가 삼성 측의 증인의 말을 빌려서 96년 12월 회사채를 결제 했다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재판부가 구태여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아도 삼성 측 변호인들은 재판에 잘 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오늘 공판은 삼성 측 변호인과 삼성 특검의 싸움의 실력이 너무 차이나 보이는 승부였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식에 부합되지 못하는 삼성의 형식 논리에 대해 재판부가 크게 공감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삼성공판 방청기 제1차: 잘못한게 없다면서 뭘 반성한다는 걸까?
삼성공판 방청기 제3차: 삼성의 거짓증언, 여실히 드러나다

2008/06/21 21:53 2008/06/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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