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삼성생명 지분 출연을 통한 삼성자동차 부채해소 발표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기업별 이슈/삼성그룹 :
1999/07/01 00:00
'사재출연'이라는 이름으로, 보험계약자의 재산을 이용한 삼성자동차 부실해소에 반대한다
1. 참여연대는 오늘(1999. 6. 29)있었던 삼성자동차 부채에 대한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출연하여 삼성자동차 부채의 일부를 해소하겠다는 발표가 몇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2. 부실경영으로 인한 손실을 재벌총수가 사재를 출연하여 책임을 진다는 것이 중요한 진전임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의 개인재산이 아니라 보험계약자의 재산인 비상장 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의 주식매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삼성자동차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의 소유가 분명한 상장계열사의 주식매각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오늘 기자회견에서 삼성측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의 20%인 400만주를 삼성자동차에 출연하여 2조8천억원 정도의 부채를 해소토록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우선 98년 9월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된 삼성생명의 이건희 회장 개인 소유 주식은 187만주로 전체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이건희 회장이 소유지분을 위장분산시켜왔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나머지 80% 지분소유도 가·차명을 이용해서 위장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케 한다. 삼성생명의 소유상황을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지분만이 아니라 친인척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동원하겠다는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4.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삼성의 계획이 삼성생명의 상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생명의 대부분의 지분을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의 특수관계인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생명이 상장될 경우, 이들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될 것은 너무도 명약관화하다. 이런 점에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출연하여 삼성자동차의 부채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그 이면에 삼성자동차 부채해소를 대가로 정부로부터 삼성생명의 상장을 승인받음으로써 출연하는 지분 가치 이상의 시세차익을 확보하고자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손실부담이 보유주식 출연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통해 가치평가가 이루어진 상장된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출연하지 않고, 굳이 비상장인 삼성생명의 주식을 팔아 부채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삼성자동차문제 해결이외에 또다른 계산이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5. 특히 비상장 보험회사의 상장문제는, 아직까지 국, 내외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안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즉, 보험회사는 일반 주식회사와는 달리 보험계약자들의 상호회사적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고, 이로 인해 이익잉여금 발생시 이를 주주에게만 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자에게 상당부분을 배당해야만 하는 것이다.
6. 오늘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매각을 통한 사재출연 기자회견이 있은 직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올해 안으로 삼성생명의 상장을 허용할 의사를 밝혔다. 이는 정부와 삼성 간의 의견교환이 있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보험회사를 상장시킨다는 것은 결국 보험회사의 재산과 이익을 주주에게 귀속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성격과 그 이익 및 재산이 과연 누구에게 귀속되어야 하느냐에 대해 국, 내외적으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보험회사의 상장문제는 정부가 이렇게 쉽게 결정할 사인아 아니다. 삼성생명과 같은 거대 보험회사를 상장할 경우, 아직 우리 나라와 같이 보험계약자에 대한 권익보호가 충분히 제도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막대한 이익이 이건희 회장일가를 비롯하여 전적으로 기존의 지배주주들에게만 배분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삼성생명의 상장문제를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 기자회견을 통해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정부가 빅디정책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하여 생명보험회사의 재산을 재벌에게 넘겨주는 또다른 정책적 실수를 하는 것이다.
7. 마지막으로 삼성자동차의 향후 처리과정에서 계열사들이 그 손실을 부담한다면 이는 계열사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합당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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