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 상장이익 배분방식에 관한 안



― 보험계약자에 대한 자본이득 분배 방식으로는 현금지급이나 보험료감액의 방법보다는 주식을 나누어주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여야 한다―

1. 6월 30일(수) 삼성자동차 처리와 관련하여 삼성생명의 상장을 허용하겠다던 금감위 이헌재 위원장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7월 1일(목) 상장 유보의 뜻을 비쳤다가 7월 3일(토)에는 다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에는 생보사의 상장 여부는 삼성자동차 처리와는 별개의 문제이며,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을 보험계약자와 주주 사이에 어떤 비율로 분배할 것인가는 공청회 등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와 관련된 몇가지 사항에 대해 참여연대의 입장을 밝히며, 아울러 금감위와 삼성그룹의 답변을 요구하는 바이다.

2.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의 1주당 가격을 70만원으로 계산하여 총 400만주, 2조 8000억원의 사재를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를 위해 출연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1주당 70만원의 가격은 삼성생명의 상장을 전제로 한 것이며 나아가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을 전부 주주 몫으로 돌린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들은 이제 모두 성립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즉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로는 삼성자동차 부채를 처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3. 지난 7월 2일(금) 모든 일간지 1면에 실린 삼성그룹의 광고문('삼성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정확히 지적한 것처럼 '기업의 부채를 국민의 짐으로 돌리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삼성그룹은 삼성자동차의 부채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여야 한다. 특히 삼성생명 주식처럼 사회적 논란과 의혹의 대상이 되지 않을 투명한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삼성그룹을 위해서나 국민경제를 위해서나 삼성자동차 처리 문제가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4. 우선, 생보사 관련 감독규정이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상호회사로 조직되어 있는 생보사는 유배당 보험상품만을 판매하고, 주식회사 형태로 조직되어 있는 생보사는 주로 무배당 보험상품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애당초 보험계약자와 주주 사이의 이익 분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생보사는 모두 주식회사 형태로 조직되어 있으면서도 판매상품의 80∼90%가 유배당 보험상품이다. 특히 무배당보험손익과 자본손익에 대해서는 전액 주주 몫으로 처리하면서, 유배당보험손익에 대해서는 70 대 30 또는 85 대 15 등의 자의적인 분배 비율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따라서, 차제에 생보사가 취급하는 보험상품의 종류 및 이에 따른 이익 분배비율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참여 하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의 분배 문제 나아가 상장 이후의 이익 분배 문제 등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5. 한편, 생보사도 주식회사 형태로 조직되어 있는 한 영원히 상장을 금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생보사 조직 및 운영 상의 특수한 성격으로 인해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의 분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보험계약자(현재의 보험계약자 및 과거의 보험계약자)와 주주 사이의 분배비율 뿐만 아니라 분배 방식에 대해서도 세심한 검토와 의견수렴 과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선 현재의 보험계약자와 과거의 보험계약자의 경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6. 현재의 보험계약자에 대한 자본이득 분배 방식으로는 현금지급이나 보험료감액의 방법보다는 주식을 나누어주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여야 한다. 현금유출을 방지함으로써 생보사의 자본충실도를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유의 분산을 촉진함으로써 최근 심각한 문제점으로 부각된 5대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최대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은 1875년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되었으나 1915년 최대주주가 주식을 회사에 매각함으로써 사실상 상호회사로 전환되었고 1941∼1946년간 나머지 주주들도 주식을 모두 회사에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상호회사가 되었다. 50여년이 지난 1998년에 이르러서는 자본조달 및 M&A에 대한 탄력적 대응을 위해 2년간의 시한으로 주식회사로 재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주식의 일반공모 대신 1100만 보험계약자에게 주식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름지기 생보사는 이렇게 운영되어야 한다.

7. 과거의 보험계약자 몫은 직접 본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사회복지 사업에 출연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재벌들이 운영하는 공익재단들의 실태를 보면 사실상 상속증여세의 회피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나아가 계열사 지분을 관리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 있다. 회계정보 공시 및 이사회 구성 등의 측면에서 투명성 확보장치도 대단히 미흡한 실정이다. 한마디로 공익재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상황이다. 따라서 과거의 보험계약자 기여분을 사회복지 사업에 출연하는 경우에는 해당 생보사로부터 인적·조직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형태를 취해야만 한다. 이것은 재벌총수의 사재를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자의 돈을 출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우리나라의 모든 조직 중에서 가장 완벽한 투명성 확보장치를 갖춘 재단을 설립·운영함으로써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모범 선례를 남겨야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위원회
1999/07/05 00:00 1999/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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