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삼성전자 이사진 거액 배상판결, 책임한계 기준 제시 획기적
칼럼/기고 :
2002/01/03 15:39
(편집자주)문화일보 2001년 12월 29일자 오피니언면 포럼난에 실린 김석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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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판단과 법원의 역할
“모든 경영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회사의 경영자들은 이같은 위험을 떠안고 경영판단을 행한다. 이같은 경영의사결정 과정의 위법성 여부는 법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위험이 뒤따르는 전문적 경영판단 자체를 법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이것은 전경련을 필두로한 경제5단체가 최근 수원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판결에 대해 밝힌 비판적 입장이다.
반면에 이번 소송을 주도한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은 정당한 과정을 거친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 그 결과를 두고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라 경영의사결정과정에서 적법하고 충분한 검토를 하지않은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내용의 반박성명을 발표했다.
수원지방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실상 비금융회사 경영진의 경영의사결정에 대한 위법여부의 판단기준을 법원의 관점에서 나름대로 제시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주식회사의 경영과 관련해 경영진의 충실의무와 주의의무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못한 우리 현실에서 이번 판결이 가지는 의미는 선구적이다. 그런 만큼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충분한 토론과 분석작업이 행해질 필요가 있다. 토론을 통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곧바로 우리사회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다만 사실에 입각한 이성적 토론이어야만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주주대표소송이 이미 일상화돼 있다시피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그러한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한국사회에서 오너도 아닌 이사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은 그 액수만큼이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회사의 경영진에 대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책임기준을 정립하지 않고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사실 역시 우리가 직시해야할 현실이라는 점이다.
법률상 충실의무 구체화 큰뜻
개인적인 거액배상금부담의 문제는 임원배상책임보험에 의해 해결돼야한다. 이 점과 관련하여 주식회사의 경영진은 기업이 가진 인적, 물적 또는 유형, 무형의 자산을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관리할 임무를 부여받은 경영수탁자적 지위에 있다는 사실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법률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주식회사는 경영진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쉽게 말해서 남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법률상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가 부과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률자체는 매우 추상적이어서 케이스의 축적에 의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까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무엇을 해서는 안되는지를 쉽게 알 수 없다. 선진국이란 케이스가 축적되어 그러한 기준이 구체화돼 있는 나라를 가리키는데 우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경영진의 전문성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제한의 것일 수 없는한 경영진이 행한 모든 의사결정이 면책대상이라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반대로 기업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모험적인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지라고 할 수 없음도 논리적으로 당연하다. 이러한 당연한 주장들은 아무리 반복되더라도 그로부터 경영진의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형성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판결을 둘러싼 논의는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 즉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돼야하며, 이번 판결을 둘러싼 논의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판결문에 적시된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한다.
대주주 횡포땐 사법개입 당연
한편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향도 있는듯하다. 그러나 주식회사제도를 유지하는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회사에서 지배주주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외부주주를 수탈할 위험이 항존하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경우라도 경영진과 주주 사이의 대리인문제의 발생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충돌이 있는 곳에 사법부에 의한 사법심사가 행해짐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사법부의 관여를 무조건 우려하는 식의 입장은 시정될 필요가 있다.
김석연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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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판단과 법원의 역할
“모든 경영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회사의 경영자들은 이같은 위험을 떠안고 경영판단을 행한다. 이같은 경영의사결정 과정의 위법성 여부는 법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위험이 뒤따르는 전문적 경영판단 자체를 법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이것은 전경련을 필두로한 경제5단체가 최근 수원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판결에 대해 밝힌 비판적 입장이다.
반면에 이번 소송을 주도한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은 정당한 과정을 거친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 그 결과를 두고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라 경영의사결정과정에서 적법하고 충분한 검토를 하지않은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내용의 반박성명을 발표했다.
수원지방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실상 비금융회사 경영진의 경영의사결정에 대한 위법여부의 판단기준을 법원의 관점에서 나름대로 제시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주식회사의 경영과 관련해 경영진의 충실의무와 주의의무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못한 우리 현실에서 이번 판결이 가지는 의미는 선구적이다. 그런 만큼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충분한 토론과 분석작업이 행해질 필요가 있다. 토론을 통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곧바로 우리사회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다만 사실에 입각한 이성적 토론이어야만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주주대표소송이 이미 일상화돼 있다시피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그러한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한국사회에서 오너도 아닌 이사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은 그 액수만큼이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회사의 경영진에 대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책임기준을 정립하지 않고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사실 역시 우리가 직시해야할 현실이라는 점이다.
법률상 충실의무 구체화 큰뜻
개인적인 거액배상금부담의 문제는 임원배상책임보험에 의해 해결돼야한다. 이 점과 관련하여 주식회사의 경영진은 기업이 가진 인적, 물적 또는 유형, 무형의 자산을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관리할 임무를 부여받은 경영수탁자적 지위에 있다는 사실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법률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주식회사는 경영진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쉽게 말해서 남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법률상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가 부과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률자체는 매우 추상적이어서 케이스의 축적에 의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까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무엇을 해서는 안되는지를 쉽게 알 수 없다. 선진국이란 케이스가 축적되어 그러한 기준이 구체화돼 있는 나라를 가리키는데 우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경영진의 전문성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제한의 것일 수 없는한 경영진이 행한 모든 의사결정이 면책대상이라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반대로 기업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모험적인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지라고 할 수 없음도 논리적으로 당연하다. 이러한 당연한 주장들은 아무리 반복되더라도 그로부터 경영진의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형성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판결을 둘러싼 논의는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 즉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돼야하며, 이번 판결을 둘러싼 논의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판결문에 적시된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한다.
대주주 횡포땐 사법개입 당연
한편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향도 있는듯하다. 그러나 주식회사제도를 유지하는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회사에서 지배주주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외부주주를 수탈할 위험이 항존하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경우라도 경영진과 주주 사이의 대리인문제의 발생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충돌이 있는 곳에 사법부에 의한 사법심사가 행해짐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사법부의 관여를 무조건 우려하는 식의 입장은 시정될 필요가 있다.
김석연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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