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부실화시켜도 돈만 주면 판다?
금융관련 법제도/공적자금 :
2002/04/25 12:27
대한생명 매각관련 "자격보다 가격중요"전 부총리 발언에 참여연대 이의제기
전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생명, 하이닉스 매각문제와 관련하여 "인수자(한화그룹의 자격 여부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참여연대가 강력히 이의제기를 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5일, 전 부총리 앞으로 의견서를 보내 "3조 5,5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한생명의 매각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한생명이 과거의 전철 을 밟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대한생명이 적정한 자격과 능력을 가진 인수자에게 인수되어 다시는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게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위원회의 일원인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심의절차를 방해할 수 있는 대단히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대한생명, 하이닉스 기타 금융기관의 처리에 있어서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여 법에 따른 절차를 끼워 맞추려 할 경우 그간의 개혁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장차 엄중한 책임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날 전 부총리에게 전달된 의견서 전문이다.
24일 기자 간담회시 발언 관련 참여연대 의견
1. 국정수행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2. 전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께서는 24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생명, 하이닉스 매각 문제 등에 대해 부실기업은 빨리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이닉스반도체, 대한생명 등 부실기업을 (예정대로) 조속히 매각하겠다"고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특히, 대한생명 매각과 관련해서는 "부실기업을 처리하고 공적자금을 조속히 회수하는 차원에서 매각하는 것이고 인수자(한화그룹)의 자격 여부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관님의 견해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3. 대한생명과 같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었다가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국유화된 금융기관을 민영화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생명의 부실은 대한생명자체의 경영실패보다는 대생그룹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계열사 부실이 그 결정적인 원인이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라는 원칙이 훼손된데 따른 것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따라서 향후 대한생명과 같은 금융기관을 민영화함에 있어서는 과거의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적정한 자격과 능력을 가진 인수자로 하여금 인수토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만에 하나 대한생명이 재무건전성이나 경영능력 및 투명성과 책임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수자에게 인수되어 과거 대한생명이 겪었던 폐해가 다시 발생한다면, 무려 3조 5,500억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서 대한생명을 정상화시킨 그간의 모든 희생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입니다. 당장 몇 천억을 더 받겠다고 인수자격에 관한 검증을 포기한다면, 향후 국민경제에 또 다시 막대한 손실을 끼칠 경우 누가 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4.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한화그룹의 경우, 과거 한화종금, 충청은행을 부실화시켜 막대한 공적자금을 낭비한 전력이 있고, 현재도 대부분의 주요계열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경영능력과 재무건전성이 의심스럽습니다. 또한 상당수의 금융계열사들이 부실을 면치 못하고 있어 금융사 운용능력도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 분식회계사건이나, 과거 한화종금, 충청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조달경력에서 보듯이 투명성과 책임성도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연 한화그룹에게 또다시 대한생명을 맡기는 것이 적정한 일인지 그 자격과 능력에 대해 신중한 검토와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를 심사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는 아직 결론을 못내리고 심의를 계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그동안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리면서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가 기정사실화된 듯 보도해왔으며, 24일 장관님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는 상황에서 위원회의 일원으로 계신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공적자금의 관리체계를 혼란케 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대단히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봅니다.
5. 물론 공적자금의 조기회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여 미리 어떤 방침을 정해 놓고 법에 따른 절차를 끼워 맞추려 할 경우 상당시일이 경과한 후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가 일찍이 비싼 수업료를 치르면서 습득한 평범한 진리입니다. 하이닉스나 대한생명, 기타 금융기관의 처리에 있어서 정부가 과거의 구태를 답습할 경우 이는 그간의 개혁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장차 엄중한 책임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끝.
2042_f0.hwp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