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필요한 경우 7월 임시주총 참석 검토할 터



1. 지난 21일 KT민영화를 위한 정부보유주식의 매각이 끝났으며, 22일 정보통신부는 민영화 이후 KT의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개정 사항을 재차 밝혔다. 매각 결과 교환사채를 포함하여 11.7%의 지분을 매입한 SK텔레콤이 KT의 최대주주가 되었으며, 이에 대해 정통부는 전환우선주 조항 및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통해 특정 대주주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관개정 계획을 발표하였다.

2.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우선 SK텔레콤이 수차례나 말을 바꾸면서 KT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부도덕한 행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지금 당장은 SK텔레콤이 관련 법령과 규정에 의해 KT의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할 지라도 향후에는 공공성이 강한 KT의 경영을 좌우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지 심각하게 우려하는 바이다. 22일 최태원 회장은 서울대 공개강의에서 "KT를 인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말로만 그치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를 조속히 내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편, 이번 매각 결과는 재벌들의 지분인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이른바 전략적 투자자에게 총 15%의 지분을 배정하고 사외이사 선임 및 사업 제휴에서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민영화 조기완료에만 집착한 정부의 조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차제에 정부는 겸허하게 반성하는 한편 향후 여타 공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3. 참여연대는 그동안 KT가 특정 대주주가 없는 형태로 민영화되더라도 그 기업지배구조는 특정 대주주의 경영간섭을 차단하고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는데, 특히 SK텔레콤이 10%가 넘는 지분을 차지한 현 상황에서는 KT의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은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우선 KT의 정관과 관련규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이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첫째, 전환우선주 조항은 한시적으로만 도입되어야 한다.

정통부는 전환우선주 조항의 도입을 통해 특정 대주주의 KT 경영간섭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민영화된 KT가 특정 대주주의 경영간섭을 배제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안정화하기 위해 전환우선주 조항을 도입하려는 것은 고려할 만하다고 보지만, 자칫 전문경영인의 경영권을 과도하게 방어하는 장치로 악용되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소지도 있다는 점에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정화되는 시점까지만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며 바람직하다고 본다. 즉 민영화된 이후 3~5년 동안만 전환우선주 조항을 통해 특정 대주주의 경영간섭을 차단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안정화시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사외이사의 권한도 강화해야 한다.

정통부가 사외이사의 수를 현재보다 확대하여 사외이사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하는 것과 집중투표제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 진전된 조치라고 본다. 그러나 사외이사후보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를 증권거래법에서는 0.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기업의 경우)로 한정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완화하여 지분이 적은 소액주주(예컨대, 0.1% 이상 보유 주주)도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관에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애초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위하여 3%이상 지분매입시 사실상 사외이사 선임권을 부여하기로 했던 방침을 1% 이상의 전략적 투자자까지로 확대하는 등 원칙을 훼손하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7월 임시주총에서 추가로 선임되는 2명의 사외이사는 정부가 직접 추천권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 소액주주대표, 우리사주조합, 소비자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선임되도록 함으로써,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사외이사 이외에도 전·현직 사장 및 민간위원 등을 포함함으로써 자칫 형식적으로 운영될 또는 최악의 경우 정부의 암묵적 개입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는 사장추천위원회 방식이 아니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선임위원회(이사회 산하의 하부위원회)에서 사장후보를 추천하여 주총에서 선임하는 방식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대주주와 자회사 등과의 거래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을 확대하여 이해관계자간의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사회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는 거래대상을 최대주주로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예컨대 3% 이상 대주주로 확대하여야 할 것이고, 물품·자산·자금·유가증권 등 모든 유형의 거래에서 일정금액(예컨대, 100억원) 이상의 단일거래 또는 계속거래는 사외이사들의 과반수 또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도록 그 승인요건을 엄격하게 정관에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KT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노조와 소비자대표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가칭)열린기업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의 하부위원회로 설치하고, '통신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투명성 제고 및 공익성 유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과제를 선정하고 경영진에 제안하며,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시하게끔 하는 '(가칭)열린기업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설치하고, 이는 최고경영자와 사외이사, 노조대표, 소비자대표 등으로 구성한다. 이를 위해 한전이나 가스공사 등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열린공기업위원회 등의 활동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통신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이용자 권익보호라는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통신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여 명실상부한 독립규제위원회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의 선임에서 정통부의 영향력을 배제하여야 할 것이고, 통신위원회의 심의 및 재정은 정통부로부터 독립되어 오직 사법적 판단에 의해서만 번복될 수 있도록 하고, 통신위원회 사무국의 조직과 예산을 대폭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4. 참여연대는 위에서 지적한 주요 개선책 이외에도 KT가 민영화된 이후에도 공공성을 유지하고 특정 대주주의 경영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정관이나 여타 규정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보며, 앞으로도 계속 개선사항을 제안할 것이다.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7월 임시주총에 직접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정통부와 KT 경영진에 대해 7월 임시주총 전에 KT의 지배구조개선과 정관변경, 그리고 여타규정을 개선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경제개혁센터


2002/05/23 14:16 2002/05/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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