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의 굴욕적인 헐값 매각, 관치금융은 언제까지
기업별 이슈/현대그룹 :
2002/05/23 15:36
현대증권의 유상증자 발행가 산정 방식 규정 개정 관련 입장
1. 참여연대는 정부의 계속되는 무책임하고 무원칙한 부실금융기관 매각 처리 방식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는 현대투신증권의 해외 매각 협상을 원활히 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던 현대증권의 유상증자 발행가액과 관련하여, 아예 관련 규정인 '유가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관한규정'을 금감위원장의 승인만 있으면 유상증자 발행가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개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즉, 지난 해 AIG컨소시엄과 협상하면서 현대증권 이사회가 8,940원에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결의한 후 7,000원으로 발행가를 재조정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자, 정부가 이번에 아예 규정을 바꿔서 법적 논란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2. 현대투신증권 매각은 정부가 지난 해 AIG컨소시엄과 협상할 당시에도 우량기업인 현대증권을 굴욕적인 조건으로 끼워팔기하여 현대투신증권의 부실을 현대증권에 떠넘기고, AIG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경영권을 넘겨주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던 만큼, AIG와 협상 결렬 후 새로운 인수 대상자와의 협상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협상 조건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신중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부실금융기관의 경영 정상화를 통해 우리 경제를 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부실금융기관 처리 실적에만 연연해하고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3. 현행 규정에 따르면, 10% 할인율을 적용한 현대증권의 신주발행가는 1만원대로 오른 상황이고 회사 경영도 흑자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현재의 달라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금감위원장의 자의적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도록 규정을 바꾸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더구나, 이렇듯 중대한 사안을 '규정변경 예고'라는 통상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슬그머니 바꾸려는 것은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4. 현대증권 이사회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의 달라진 조건을 십분 고려하여 이사회 결의를 다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 주금납입일만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이는 제3자에게 신주를 헐값에 발행함으로써 기존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특정인에게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증권 이사회는 신주발행가액과 관련한 이사회의 결의를 새롭게 해야 하며, 금감위는 '유가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관한규정'을 개악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부실금융기관의 매각이라는 목표를 위해 미리 어떤 방침을 정해 놓고 법절차를 끼워 맞추려 하는 모습에 크게 실망하며, 정부가 책임을 면하는데 급급해하지 말고 무엇보다 원칙과 국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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