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 책임부담 관련 규정개정 및 감사청구
금융관련 법제도/공적자금 :
2002/05/27 18:17
상위법령의 위임 한계를 넘는 자의적 규정, 금감원장에 지나친 재량권 부여로 특혜성 시비 논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7일, 최근 금감원이 상위법령의 위임 한계를 넘어서서 금감원장에게 지나친 재량권을 부여하는 내규를 마련함으로써 부실금융기관의 매각 문제에 있어 특혜시비 소지가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금감원, 재경부, 감사원 등에 그 적법성을 묻고 개정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최근 '유가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관한규정' 중 사모유상증자시 발행가액 10%이상 할인금지 조항에 대해 금감원장의 포괄적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현대투신의 해외매각을 위한 특혜성 기준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으며, 과거에도 한화증권에 대한 선물업 허가를 위해 상위법령(금산법에 의하여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금융기관의 최대주주, 주요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아닐 것)의 취지에 반하는 '부실금융기관대주주의경제적책임부담기준(이하 부담기준)'이라는 지침을 마련, 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에게 직접적으로 부실책임을 묻는 대신, 사후적으로 대주주에게 그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한화종금 등에 대한 한화그룹의 부실책임 분담 내역과 관련해서, 금감원은 이러한 '부담기준'에 따라 한화그룹이 1300억원의 증금채를 매입(이율: 2%, 만기:5년)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왔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자체 계산에 따라 한화그룹이 증금채 1300억원 어치를 인수한 데 따른 부담의 현재가치는 295.41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부담기준' 3호 나목에서 '채권의 발행조건은 발행기관과 금융감독원장이 협의하여 정한다'고 함으로써 대주주가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경제적 책임의 크기를 금감원장이 완전히 자의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인데, 만일 증금채의 발행조건(발행금리 및 만기 등)을 달리했다면 부담의 현재가치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한화그룹의 사례는, 부실금융기관 대주주에 대한 금감원의 경제적 책임 부과 결정이 제대로 된 것이냐에 대해 그 누구도 사전적·사후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시정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가질 수 없다는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참여연대는 밝히고 있다.
또한 참여연대는 이날 "상기 '부담기준'이 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가 새로운 금융기관 인허가시에 이행해야 하는 책임을 묻기에 적합한 기준이고 또 상위법령의 위임 한계에 부합되는 규정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책임의 내용을 정하기 위해서는 부실금융기관의 부실화 원인에 대한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진 후 이에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 부과 함께 부실의 근본원인이 치유되었는지에 관한 검증이 필요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의 상기 '부담기준' 규정은 이러한 필수적인 검증절차를 생략한 채 부실책임 대주주에게 쉽사리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더구나, 정보공개청구한 바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실 원인에 대해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부실 책임을 대신하는 '부담기준'을 만들고 이를 자의적으로 적용하였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같은 사실에 대해 "금감원은 이렇게 상위법령의 위임 한계를 넘는 초법적인 규정을 통해 부실책임 대주주에게 사후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부실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부과가 반드시 선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부실금융기관의 매각 처리에 있어 원칙을 훼손하고 미리 결정된 방침에 따라 법절차를 끼워 맞추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이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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