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능력과 자질 따져봐야
금융관련 법제도/공적자금 :
2002/06/24 16:27
참여연대도 독자적인 공개검증절차 진행할 터
1.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여부가 27일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 5월말 한화그룹이 대생 인수 협상 시한을 6월말로 통보하면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압박한 이후, 공자위 산하 매각심사소위의 심사 결과가 19일 공자위에 정식 보고되었으며, 이에 대해 공자위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 온 한화그룹의 대생 인수자격 문제를 27일에 최종 결론짓기로 하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매각심사소위는 위원 4명 중 3명이 한화그룹의 인수자격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2. 그런데 19일 공자위 회의 이후 재경부인사들이 행한 발언들을 접하고 보면, 오는 27일 과연 한화그룹의 인수자격에 대한 검증작업이 이루어질지 여부조차 의심되는 상황이다. 윤진식 재경부 차관은 "대한생명 매각에 있어 인수자의 자격 적정성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한화그룹의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단언했다.
또한 전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대생의 인수자격문제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간에 방화벽을 쌓으면 되며 자격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고, "가격을 높여 팔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며 자격문제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경영하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 이들 재경부 고위관료들의 발언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해서 우량보험사로 발전시킬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혹시 과거 신동아그룹이 그랬던 것처럼 그룹의 자금줄로 활용할 위험은 없는지에 관하여 검증할 필요조차 없으며 인수 후 감독만 하면 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들은 자격 충족 여부를 따져본 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격을 따져볼 필요조차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4.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대한생명 매각작업은 부실금융기관의 정상화 및 공적자금의 회수 차원이 아니라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별첨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화그룹은 '충분한 출자능력, 건전한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등 보험업법에 규정된 주요출자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 신규허가를 얻을 자격이 없는 자가 무려 3조 5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보험사를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불과 수천억원에 인수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특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5. 특히 참여연대는 공자위가 한화그룹의 인수자격 문제를 거론하면서부터 정부관계자들이 공자위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공자위의 적법한 활동을 방해하는 태도를 보인 '과정상의 문제'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정부가 이미 한화그룹에 대한생명을 매각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공자위를 사실상 재경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결국 공적자금의 운영 및 회수에서 정부의 자의적 판단을 제어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자 했던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6. 참여연대는 오는 27일 열릴 공자위가 위와 같은 정부관계자들의 발언에 위축되거나 한화그룹의 압박작전에 휘둘리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필요한 모든 정보를 분석한 후 한화그룹의 능력과 자질, 즉 한화그룹이 과연 대한생명을 인수하여 건전하고 우량한 보험사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를 엄격하게도 따져본 후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7. 아울러 참여연대는 공자위에서 한화컨소시움의 자격문제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할 경우, 다음과 같은 행동을 통해 한화컨소시움의 적정성 및 매각과정의 적정성을 검증할 계획임을 밝힌다.
첫째, 이미 드러난 한화그룹의 분식회계 문제에 관해서는, 정보공개청구, 소수주주권을 이용한 장부열람 등을 통해 분식회계의 구체적인 경위 및 규모를 밝히고 혹시 이러한 분식회계가 대생을 인수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지를 검증할 것이다.
둘째,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503억원인 한화파이낸스의 부실문제, 기타 한화계열사의 자금거래 등도 검증하여 한화그룹에 혹시라도 더 있을 수 있는 부실이 대생의 매각이전에 공개되도록 할 것이다.
셋째, 감사원 감사나 국정감사 등을 통해 대생의 매각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는지를 검증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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