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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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03 00:00
현대전자 주가조작 재판 선고 결과에 대한 성명
1. 오늘 그 동안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형사재판 선고 결과가 나왔다. 주가조작의 주범인 이익치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형량이 내려졌고, 주가조작의 창구역할을 한 현대증권은 벌금 70억에 그쳤다. 그 외 관련자들도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재벌 계열사가 동원되어 조직적으로 사상 최대, 최장의 주가조작을 저지른 데 대한 재판부의 이러한 결정은 사법부가 스스로 시장경제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포기한 것일 뿐만 아니라 경제정의와 법의 형펑성에도 어긋나는 매우 경악스러운 일이다.
2. 앞서 지난 10월 20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익치 회장에게 징역 5년, 현대증권에 벌금 10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이 때도 수십만의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현대증권이 1,5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과 견주어 볼 때, 검찰 구형은 너무나 경미한 형량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재판부는 검찰 구형에도 훨씬 못미치는 형량을 내린 것이다.
3. 재판부는 주가조작 사건이 자본주의 시장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얼마나 큰 범죄인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재벌의 로비에 굴복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인가. 한국 최대의 재벌그룹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여 수천억원의 이익을 챙기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소액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정몽헌 회장등 재벌총수일가는 기소조차 되지 않고, 주가조작과정을 주도한 이익치 회장등 관련 책임자들이 집행유예로 석방되고서야 어찌 사법정의와 자본주의 시장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오늘 재판부의 선고 결과에 통탄을 금할 수 없으며, 재판부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 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4. 참여연대는 재판부의 이번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현재 진행중인 정몽헌 회장, 이익치 회장등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대규모로 확대하고, 총수 일가와 현대증권, 현대중공업등 관련 계열사 및 임직원에 대한 추가고발등을 통해 반드시 응분의 민·형사적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다. 또한 현대증권에 대한 엄정한 제재조치를 요구한 참여연대의 지난 10월 13일 촉구서에 대해 금감원은 법원이 증권거래법 위반여부에 대한 판결을 확정하면 행정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는 회신을 보낸 바, 재판부가 경미한 형량을 내렸을지라도 어쨌든 증권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유죄판결을 내린 만큼, 증권거래법에 따라 현대증권에 대해 허가를 취소하거나 영업정지 명령 등의 행정적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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