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금감원의 삼성생명 특검 결과 및 제재 축소를 다시 한번 우려한다
기업별 이슈/삼성그룹 :
2002/11/25 11:29
로비 때문에 조사대상 기간 및 제재 수위 축소 등 우려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위상과 책임을 지켜갈 지 지켜볼 것
1. 최근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고객신용정보 불법이용과 부당계약전환 유도 관련 안건을 11월말 제재심의위원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하여 금감원이 한치의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특검 결과를 공개하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2. 삼성생명의 고객신용정보 불법이용과 관련해서 이미 지난 7월 검찰은 정승교 상무이사와 법인에 대해 각각 벌금 1,000만원의 약식기소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처분의 대상이 된 것은 2001년 2월과 5월 두 차례 있었던 고객신용정보 불법이용이었으며, 그 또한 일부 지역에 있었던 행위에 국한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검찰조사과정에서도 삼성생명은 상기 두 차례뿐만 아니라 99년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은행연합회로부터 고객신용정보를 제공받아 불법적으로 영업에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대한 특별검사(9.19∼9.30)를 통해 2000년~2001년 부당계약전환 건수만 해도 10만여 건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 하지만 금감원 특검 과정에서 이미 2002년 이전의 불법행위를 적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을 2002년의 행위로 한정하는 등 조사대상을 축소하고, 삼성생명 법인 및 경영진에 대한 제재수위를 경감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도가 있었던 시기에 삼성생명의 최고위층이 금감원의 최고위층을 몇 차례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라서 앞서 말한 조사대상 축소 및 제재수위 경감 시도가 고위층의 로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삼성생명에 대한 금감원의 현장조사 당시 삼성생명측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조사를 방해함에 따라 금감원 직원들이 철수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으며, 이에 대해 금감원의 상층부에서는 함구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 이처럼 검찰조사와 금감원의 특검 과정에서 상당한 불법행위가 적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측의 로비와 금감원 고위층의 압력으로 인해 자칫 조사내용과 제재수위가 축소될 우려가 있는 상황이며, 특히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이 계속 지연·연기되었던 사실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가중시킨다.
따라서 지난 10월 한 차례 금감원에 대해 특검결과의 조속한 공개를 요구한 바 있는 참여연대는 다시 한번 금감원이 한치의 축소·은폐도 없이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으며, 금감원이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위상을 정립할 것인지, 아니면 재벌의 로비에 밀려 감독기구로서의 책임을 저버릴지 주목할 것이다.
5. 엄격한 준법감시시스템을 설치·운영하는 것은 금융기관 경영진이 부담하는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즉 금융기관의 경영진은 단순히 준법감시시스템을 설치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되며,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그 문제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감독기구는 금융기관 경영자와 지배주주의 선관주의의무를 엄정하게 추궁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 최대의 생보사인 삼성생명에 대해 개인신용정보 불법이용 및 부당계약전환 등 불법행위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재벌산하 금융기관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감독기구가 저축자 보호라는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특히 이른바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을 이유로 생보사가 부당계약전환을 유도하고 감독기구가 이를 방조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주주들의 유상증자라는 최소한의 자구노력도 없이 모든 손실을 보험계약자에게 전가한 것은, 생보사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그 상장차익은 모두 주주 몫이라는 기존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이다. 이익은 주주 몫이고 손실은 보험계약자 몫이라는 왜곡된 논리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우리 나라 보험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삼성생명에 대한 특검이 우리 나라 생보사의 왜곡된 지배구조와 감독기구의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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