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삼성자동차 부채문제 해결의 원칙
기업별 이슈/삼성그룹 :
2002/12/04 13:16
- 99년 약속대로 이건희 회장 개인의 책임하에 해결해야
- 정권교체기를 틈탄 졸속적인 생보사 상장은 안돼
- 부실책임 원칙의 확립 차원에서 대선후보들도 분명한 입장 밝혀야
1. 최근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와 관련하여 채권단과 삼성그룹, 그리고 금융감독원 등이 제각각의 입장을 제시하면서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삼성자동차의 부채는 삼성자동차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주체이자 3년전 부채상환을 약속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신속히 해결해야 함을 누누이 지적한 바 있는 참여연대는 최근의 논란과 관련하여 다시 한번 삼성자동차 부채해결의 원칙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측은 99년 6월 30일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평가(총 2조8천억원 상당)한 후, 이 주식을 출연해 삼성자동차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된 채권금융기관, 협력업체 등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삼성관계사의 경제적 손실 및 그에 따른 법적 부담을 해소키로 했다.
그중 채권금융기관에 제공한 350만주의 가치가 2조4천500억원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를 추가로 내놓기로 약속하였고 이마저도 손실부담액에 부족하다면 삼성계열사들이 분담해서 떠안기로 하였다.
하지만 당시 채권금융기관들에게 손실보전용으로 넘겨진 삼성생명 주식의 평가액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당 70만원의 가격에 크게 미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채권금융기관들은 유동화가 불가능한 불량채권을 3년동안 보유함으로써 막대한 평가손을 입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손실을 언제쯤 해소할 지조차 지극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채권금융기관이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조속히 삼성자동차 부채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며, 이를 위해 채무 존재확인 및 이행 소송 등의 법적 수단을 강구하는 것도 정당한 요구라고 본다.
3. 그뿐 아니라 참여연대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상장이 지연되는 것을 핑계삼아 채권단에 약속한 부채문제 해결을 무작정 지연시키고 있음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고, 이는 채권금융기관에 채권원본은 물론 연체이자까지 막대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삼성생명의 상장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약속대로 본인의 책임하에 조속히 부채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이 채권금융기관에 상환해야 할 부채 2조4천500억원에 이르지 못하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부족분을 분담한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일반주주들이 다수인 상장계열사들이 아니라 총수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기업인 비상장·비등록 계열사가 부족분을 분담해야 할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채권금융기관에게 제공해야 할 부채 2조4천500억원은 이건희 회장 개인과 총수일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며, 상장 계열사들이 부채를 부담하여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입도록 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한편 채권금융기관중의 하나인 서울보증보험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부채해결을 위해 제공받은 삼성생명 주식 188만중 118만주로 8천162억원에 달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였는데, 이를 인수한 것은 삼성생명이었다. 이처럼 부채해결용으로 제공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한 자산유동화증권을 삼성생명이 인수하는 방식은, 삼성생명이 보험계약자들에게 부채해결의 부담을 전가한 것으로 부채부담의 주체가 이건희 회장이어야 하는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향후에도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가 부채해결용으로 제공한 삼성생명 주식에 대한 자산유동화증권을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저축자들에게 부채해결의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4. 참여연대는 끝으로 현재 삼성자동차 부채문제 해결의 전제로 삼성생명 상장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 두 문제가 별개의 과제임을 분명히 지적하는 바이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부채해결용으로 제공하면서 삼성생명 상장시 주당 가치가 7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한 것은, 90년에 실시한 자산재평가의 차익 중 자본전입된 주주 몫만 자본으로 인정하고 자본잉여금 항목으로 유보되어 있는 보험계약자 몫의 자본기여도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자의적인 가정에 따른 것이다.
90년대 초반까지 배당부 보험상품만 판매했고, 손실발생시 보험계약자 몫에서 우선적으로 보전하도록 했음을 감안한다면, 생보사 경영의 위험을 우선적으로 부담한 주체가 과연 주주인지 보험계약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우리나라 생명보험사가 형식상으로 주식회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보험계약자들의 상호회사적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생보사 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은 기여도에 따라 주주와 보험계약자 사이에 공평하게 분배되어 할 것임을 다시 지적하는 바이다.
생보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생보사 상장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권교체기를 이용하여 생보사 경영의 특수성을 은폐·왜곡하고 상장차익을 독점하고자 하는 삼성그룹 측의 자의적인 생보사 상장기준 마련 요구를 강력히 비판하며, 부실기업 지배주주의 경영책임을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대선후보들 역시 삼성자동차 부채처리와 생보사 상장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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