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영 금감원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 참여연대, 국정조사 요청 및 피해자 소송제기 등 모든 대응 강구할 터

1. 지난 금요일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의 부당계약전환 행위 및 고객신용정보 불법이용에 대한 부문검사결과를 발표하였다. 금감원은 2002년 1월부터 7월까지 부당계약전환 행위가 있었으며, 2001년 2회의 고객신용정보 불법이용 행위가 있었고, 검사자료 제출지연 행위가 있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위법사항에 따라 삼성생명 법인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그리고 배정충 사장을 비롯한 임원 3명에 대해 경고, 4명에 대해 문책, 퇴직자 2명에 대해서는 문책상당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번 검사결과 및 조치내역은 그동안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몇 차례 지적해왔던 삼성생명 고위층의 금감원에 대한 로비로 인해 검사대상이 축소되고 처벌수위가 낮추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인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금융기관의 불법영업행위를 단호히 처벌하여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도모하고 금융기관 이용자를 보호해야 할 역할을 재벌의 로비 때문에 저버린 금감원을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며, 이근영 금감원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2. 우선 참여연대는 금감원의 부당계약전환 행위 조사대상이 2002년으로 한정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 금감원은 부당계약전환과 관련해서 2002년 1월부터 2002년 7월 사이에 있었던 계약전환행위에 대해서만 조사하였다고 하였다. 즉 조사인력 한계로 2002년에 있었던 것만 조사하고 그것도 일부 샘플을 추출하여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 결과 70,979건의 부당계약전환행위를 적발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가 지난 11월 25일 성명서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금감원이 이번 검사진행 중에 2000년 이후의 부당계약전환 행위를 10만여건 적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인력의 한계 운운하며 마치 2002년의 행위만을 조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조사한 내용마저 은폐, 축소한 것이다.

게다가 2001년 12월에 소비자보호원의 발표("생명보험 고금리상품 해약유도 실태 조사결과")만 보아도 삼성생명의 경우 확정·고금리상품 해약건수가 2000년의 경우 월평균 48,218건(총 57만8천여건)에 이르고 2001년 1월부터 7월까지의 월평균 해약건수도 68,894건(총 48만2천여건)에 달한다. 그리고 확정·고금리상품의 전환계약건수도 삼성생명의 경우 2000년 월평균 7,304건(총 8만7천여건), 2001년 1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9,901건(총 6만9천여건)에 달한다. 삼성생명의 이러한 확정·고금리상품의 해약 및 전환계약건수는 대한생명, 교보생명, 제일생명, 흥국생명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다른 생보사의 경우 2000년에 비해 2001년에 월평균 건수가 대부분 감소했지만 유독 삼성생명만 큰 폭으로 증가(월평균 해약건수 42.9% 증가, 월평균 전환건수 35.6% 증가)하였음에 주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금감원이 실제로는 보험계약의 부당해약 및 부당전환 행위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2000년과 2001년에 대해서도 조사하였고 위법사항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과 임원에 대한 처벌수위를 낮추기 위해 사후적으로 조사기간을 2002년으로만 한정하여 은폐축소한 것이다.

이는 이번 검사기간 중에 이근영 위원장과 삼성생명 고위층이 수 차례 만났고 이를 전후해서 조사대상 축소로비가 있었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는 것처럼, 재벌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로비를 금감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금감원이 재벌의 로비 때문에 수많은 보험계약자들의 권익보호를 포기한 것이다.

3. 또 금감원은 고객신용정보를 영업에 불법이용한 것이 2001년도에 두 차례(2월과 5월) 있었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7월 검찰이 약식기소하여 벌금 1,000만원 처분을 내렸던 신용정보 불법이용 행위와 동일한 사안에 불과하다. 하지만 검찰조사과정에서도 삼성생명은 앞서 말한 두 차례뿐만 아니라 99년도부터 매달 은행연합회로부터 고객신용정보를 전달받아왔고 수 차례에 걸쳐 개인금융거래 내역서를 작성하였음이 발견되었다. 이는 고객신용정보가 신용평가 이외에 대출영업에도 불법적으로 사용된 것이 단 두 차례에 불과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두 차례의 신용정보 불법이용행위만 있었다고 금감원이 발표한 것은 삼성생명의 불법행위에 대해 금감원이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게다가 금감원은 신용정보가 유출되어 불법영업에 이용되는 피해를 본 보험계약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피해구제 조치를 취할지 밝히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가 이미 지난 4월 11일 신용정보 유출 피해자 중 일부를 확인하여 그 중 16명을 원고로 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신용정보가 유출되어 불법영업에 이용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따라서 금감원은 이들 신용정보 부당이용 피해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정확히 통보할 뿐만 아니라 피해구제를 위한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4. 이렇게 금감원은 2000년과 2001년의 부당행위를 적발해놓고서도 없었던 것처럼 발표하고 신용정보 부당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서는, 결국 삼성생명 법인과 배정충 사장 등에 대해 제재조치 중에서 가장 경미한 경고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한다.

백보양보하여 금감원이 축소해서 발표한 2002년 경우만 보아도, 부당계약전환의 경우 7만여건, 신용정보 부당이용의 경우 80여만건에 이르는 부당행위가 있었던만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사안이다. 물론 금감원이 적발해놓고 모른체 하고 있는 2000년과 2001년의 경우까지 포함된다면 훨씬 더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금감원에서 더욱더 강력한 처벌을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가 입을 경제적 타격이 엄청날 것을 우려해왔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즉 금감원은 최대한 경미한 처벌을 내리기위해 조사결과를 축소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축소해서 발표한 부당행위에 대해서조차 더욱 강력한 처벌을 내릴 수 있었는데도 재벌의 로비에 휘둘려 이를 포기한 것이다.

집단소송이 도입되어 있지 않아 보험계약자 개개인들이 피해구제 조치를 취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보험사의 지배주주와 경영진들이 보험계약자 보호의무에 경각심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감독기관이 보험계약자를 대신하여 보험사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신임의무(fiduciary duties)를 강제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지배주주와 경영진은, 일반기업과는 달리, 단순히 준법감시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되며, 준법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그 미비점을 개선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지극히 축소된 조사에도 불구하고 수십만명의 불법행위 피해자가 발생했음을 적발한 상황에서도 고작 법인과 몇몇 임원에 대해 경고 수준의 미미한 제재조치를 내리고 만다면, 금감원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된다. 금감원의 운영경비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투신사 등 피감기관으로부터 조달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즉 저축자와 투자자에게 그 운영경비를 부담시키면서, 저축자와 투자자의 권익보호는 외면하는, 더구나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조차도 구제받을 수 없도록 하는 감독기관이 과연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5. 끝으로 불법,부당행위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결과가 대폭 축소되고 처벌도 가장 경미하게 이루어졌으며, 게다가 이런 일이 재벌의 금감원에 대한 로비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는 바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이 사안과 관련한 국정조사 요청뿐만 아니라 이근영 금감원장의 퇴진 요구 및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소송 제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또 금감원이 금융기관의 불법영업행위를 단호히 처벌하여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도모하고 금융기관 이용자를 보호해야 할 역할을 저버리고 재벌에 휘둘렸다는 점을 다시 규탄한다.

경제개혁센터


2002/12/09 09:49 2002/12/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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