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구속과 재벌부당내부거래 및 배임혐의관련 기자회견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월 24일 오전 10시 30분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진행중인 SK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사법처리 최종단계까지 원칙적으로 엄중하게 집행될 것'과 '동일한 잣대로 다른 재벌그룹에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에 대한 구속에 즈음하여 검찰의 원칙적이고도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하는 참여연대 기자회견


SK그룹 검찰수사, 총수구속정도로 흐지부지 되어서는 안될 것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SK그룹 검찰수사는 기업의 범법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이다"며 이번 검찰수사를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는 시도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수사와 사법처리가 어느 수준까지 이를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미 제기된 부당내부거래 및 배임혐의와 함께 압수수색 등의 수사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드러난 혐의를 비롯해 계열사간의 부당내부거래 혐의, 위장계열사 문제와 해외비자금 조성혐의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수사가 "총수구속이라는 화려한 외양에만 그치는 용두사미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번 사건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LG 한화 두산 등 다른 재벌의 유사 불법행위도 수사 확대해야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김석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동일한 원칙과 법의 형평성에 따라 SK그룹 외에 다른 재벌로 검찰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소한 이미 드러난 혐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제기했던 삼성 LG 한화 두산의 부당내부거래 및 배임, 편법증여혐의에 대해 아래와 같이 구체적으로 밝히고 검찰이 (재)수사에 돌입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 : 삼성SDS 경영진의 배임죄 혐의(이재용 씨를 비롯한 삼성그룹 3세를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낮은 가격에 발행)에 대한 재수사와 삼성그룹 에버랜드 경영진의 배임죄 혐의(이재용씨에게 96억원어치의 사모전환사채를 주당 전환가액 7,700원에 발행)에 대한 수사

LG : LGCI 경영진의 배임죄 혐의(회사 보유주식을 대주주일가에게 저가로 매각) 수사

한화 : 한화그룹 계열 3개사에 대한 분식회계 고발사건에 대한 엄정 수사

(주)두산 : 1999년 7월 BW발행과정 및 대주주일가의 보유경위에 대한 수사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와 집중투표제 시급

김기식 사무처장은 "지난 몇년간 BW를 통한 불법,편법 경영권 승계시도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며 "재벌개혁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는 말로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등에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와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편법적인 주식거래를 통한 부의 세습 및 증여를 막기 위해서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법, 감독당국의 법집행 의지임을 강조했다. 김기식 사무처장은 "SK그룹의 부당주식거래는 출자총액제도 회피를 위한 시도였다. 즉 출자총액제도가 재벌소유구조 개혁에 실효성있는 수단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2001년 말에 각종 예외규정으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개혁의 실효성을 떨어뜨린 바 있다. 참여연대는 우선 이 예외규정부터 없애 실효성을 높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미 있는 제도를 적극 활용한 법집행 의지가 제도마련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검찰과 공정위, 금감위 등의 감독당국이 의지를 가지고 수사,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검찰수사 의지와 과정 지켜보겠다

참여연대는 일단 검찰의 수사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관행적인 재벌의 편법증여와 부당내부거래문제에 검찰이 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수사에 나선 만큼 이번에 제대로 된 사법처리가 이뤄질 지 주목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만일 검찰이 참여연대가 소송중이라는 핑게로 삼성SDS 배임혐의 수사를 거부한다면, 수사재개를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마냥 검찰수사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경제개혁팀장은 "일단 SK그룹을 비롯한 다른 재벌에 대한 검찰수사과정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검찰수사가 미온적이거나 중단된다면 적절하게 그러나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처럼 트인 재벌개혁 물꼬를 검찰수사만 바라보면서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 김선웅 변호사 인터뷰

▲김선웅 변호사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수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이번 수사를 어떻게 보는가

그동안 참여연대를 비롯해 많은 소액주주들이 대기업의 소유지배문제 관련한 범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제대로 수사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 이것이 비정상이었다. 제대로 된 기준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이번 경우가 정상적인 것이다. 지금에 와서라도 검찰이 기업범죄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려는 것은 재벌의 관행적 편법계승 및 도덕적 해이 관행에 쐐기를 박는 계기라고 본다.

검찰수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것만이 아니라, 원칙적인 법집행에 따라 수사와 사법처리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세간의 정치적 의도 논란은 온전히 검찰수사 진행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SK만이 아니라 같은 잣대로 다른 재벌그룹의 부당내부거래와 편법증여 및 배임혐의 등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해야 이번 논란이 불식될 것으로 본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참여연대는 다른 재벌로까지 검찰수사를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SK경우보다 범법행위가 심한 재벌에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SK와 유사한 LGCI와 삼성SDS의 배임죄 혐의를 수사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한화그룹의 분식회계나 두산의 BW발행과정 및 대주주일가의 보유경위 혐의 등에 검찰이 수사를 회피할 논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삼성의 경우만 보더라도, 1999년 11월에 검찰은 삼성SDS의 배임혐의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린 바 있다. 자기모순을 극복해야하는 과정이 있다.

최태원 회장 구속 등 검찰이 나름대로 수사의지를 가지고 있어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최회장 구속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또 검찰이 SK수사로만 그칠 가능성도 무시할수 없다. 이럴 경우 참여연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기를 기대한다. 참여연대는 이번 수사의 단초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재벌의 소유지배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문제제기해왔으며, 새로운 고발 및 고소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일단 검찰의 수사과정을 존중하며 수사과정을 꼼꼼하게 모니터링 할 것이다.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금감위와 공정위 등의 다른 감독기관에 관련사항의 조사를 요청하고 이를 토대로 다각적인 방법으로 강력히 항의할 예정이다.

(주)두산이 문제 제기된 대주주 일가소유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을 어떻게 보나.

맞닥뜨릴 검찰수사 압력을 피해보려는 두산의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두산의 포기결정은 소액투자자나 시장질서 때문이 아니라 이 사건으로 인한 지배주주의 불이익을 피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강하다. 이번 결정으로 투자자의 손실은 막았으나, 경영권 승계과정과 BW발행과정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BW발행과정에서 자사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지배주주의 이익에 복무하려는 이사진의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다.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해결이 요원해 보인다. 이번 사건 수사도 문제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근본적인 해결법은 없겠는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일단 제도마련을 주장한다. 소액투자자들이 재벌의 독단적 경영으로 인한 피해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과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엄격한 회계제도, 공시기준을 넓혀 기업투명성을 높혀야 한다.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 출자총액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것과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도 중요하다. 물론 법집행 의지가 있어야 이 모든 제도가 의미가 있다. 검찰, 금감위, 공정위 등의 의지가 있다면 이미 있는 제도로도 수사와 조사가 이뤄졌을 것이다. 이 점이 늘 아쉽다.

참여연대의 재벌감시운동에 대해 경영자율권 침해라는 의견도 있다. 또는 시민단체 본연을 넘은 월권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참여연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작다. 금감위, 공정위를 비롯한 감독기관과 검찰에 조사를 의뢰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활동일 뿐이다. 문제는 참여연대가 아니다. 재벌들이 무리하게 소유지배권을 승계하기 위해 범법행위를 하기 때문에 고발, 소송을 당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감시운동의 핵심 쟁점인 투명성 논쟁은 대부분 부당한 기업경영 관행과 맞닿아 있다. 참여연대는 기업의 자율적 경영권을 존중한다. 다만 기업, 투자자,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잘못된 경영으로 인한 투자손실과 기업투명성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이다. 이 정도 문제제기에도 우리나라 대표 재벌들이 많이들 해당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해볼 문제이다.



최현주
2003/02/25 11:53 2003/02/25 11:53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Economy/trackback/8068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