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발한다(1)



부당내부거래와 편법 불법증여, 이 과정에서의 배임죄 등은 SK그룹만이 아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재벌들의 소유지배구조 문제가 재벌개혁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그동안 꾸준히 감시해 왔으며 사회적 의제화해 왔다. 경제개혁센터는 사이버참여연대를 통해 다시 재벌들의 불법 편법 행위들을 고발한다. 삼성 LG 두산 그리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한화의 순서대로 게재될 것이다. 편집자 주

비상장기업, 장난치기에 적합한 곳?

재벌그룹들이 가급적 적은 비용으로 2세나 3세들이 재산을 증식하고, 또 기업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가장 애용하는 것이 비상장기업을 이용한 방법이다. 비상장기업은 수많은 일반주주들이 존재하지도 않으며, 또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감독범위에서도 다소 떨어져 있는 기업이다. 따라서 관련 규정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그래서 이른바 ‘장난치기’에 적합한 곳이다.

삼성SDS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과 그 누이, 그리고 또 다른 특수관계인에게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통해 편법증여했다는 것도 삼성SDS가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상장기업, 또는 적어도 코스닥등록기업은 매일 주식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 회사 주식가격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기업가치 또한 평가하기 수월한 반면, 비상장기업은 그렇지 않다. 99년 2월 당시 비상장기업인 삼성SDS도 마찬가지였다.

이해가 안되는 셈법, 5만7천원 = 7천150원

99년 2월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는 삼성SDS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취득했다. 물론 돈을 주고 샀다. 그가 인수한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회사에게 주식을 특정가격에 새로 발행해 나에게 넘겨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신주인수권)가 부가돼 있는 채권이다. 일반적인 채권에 신주인수권이 첨가돼 있다고 보면 쉽다.

문제의 핵심은 이재용 씨가 삼성SDS한테 주식을 발행해서 자신에게 달라고 할 때 얼마를 치를 것인가하는 이른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7,150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삼성SDS가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99년 2월 발행할 때 정한 것으로, 이재용 씨는 1주당 7천여원만 주고도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비슷한 시기에 다른 사람들도 삼성SDS 주식을 7천여원대에 사고 판다면 이재용 씨가 특혜를 본 것도 아니고 또 삼성SDS가 손해볼 것도 없다. 하지만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결과 주식가치가 더 높다든지 또는 비슷한 시기에 다른 사람들은 7천원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거나 팔고 있었다면 이는 이재용 씨가 특혜를, 삼성SDS는 손해를 본 것이다. 삼성SDS도 이재용 씨에게 더 비싼 값으로 주식을 팔 수 있었는데 그러기를 포기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삼성SDS가 7,150원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이재용 씨에게 줄 때, 인터넷 주식거래사이트에서는 삼성SDS주식이 5만4천원~5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차이나는 거래인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삼성SDS가 7,150원을 산정한 근거는 ‘상속증여세법상의 비상장 주식에 대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것이라는 것만 잠깐 언급해두겠다.

유사한 경우인데 1999년 삼성은 무죄, 2003년 SK는 총수구속

참여연대는 이런 점을 근거로 99년 11월 삼성SDS 경영진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가 있으므로 형사처벌하라고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만을 반복적으로 내렸다. 2000년 6월에 대검찰청에 재항고했으나 11월에 대검찰청은 서울지검의 결정을 반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새로운 판단이 나왔다. 부산의 벤처기업인 ‘맥소프트뱅크’의 사장이 신주인수권부 사채와 유사한 전환사채를 장외시장거래가격에 비해 월등하게 싼 가격에 발행한 것과 관련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배임죄 처벌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부산지방검찰청이 법원에 기소해 처벌을 받게 한 것으로 2001년 1월 1심판결 이후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확정됐다.

검찰수사와 법집행, 왜 삼성만 예외인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2001년 11월에 삼성의 부당내부거래 은폐 시도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삼성SDS의 사건도 동일한 잣대에서 본다면 맥소프트 사건처럼 똑같이 처벌돼야 한다. 실제로 검찰과 삼성이 주장하는 근거인 상속증여세법을 봐도 시장에서 형성된 거래가격이 존재할 때에는 비록 비상장 주식이라 할지라도 거래가격을 근거로 주식가치를 산정해야 한다고 돼있다. 이마저도 없는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써야하고 최후수단으로 삼성SDS가 사용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써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서울지방검찰, 서울고등검찰, 대검찰은 왜 이를 무시하고 있을까? 참여연대는 이 새로운 사실 등을 추가하면서 2001년 9월 재고소했다. 하지만 번번히 검찰은 장외시장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무혐의 결정을 반복해왔을 뿐이다.

다시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검찰이 과연 다시 궁색한 그동안의 주장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비록 지금까지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 부담스럽겠지만 SK그룹에 대한 적극적 수사와 법적용을 이 사건에도 적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박근용
2003/02/27 13:28 2003/02/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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