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마저 정의를 저버리는가
기업별 이슈/삼성그룹 :
2000/06/23 00:00
서울고법, 삼성전자 전환사채발행무효소송 기각
오늘 오전 서울고등법원 민사1부(재판장 변동걸)는 참여연대가 제기한 삼성전자 신주발행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측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재판은 2년 6개월여라는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었왔다. 재판과정에서 6개월여의 장기간 동안 재판이 중단되기도 하였으며, 재판이 종결되고서도 이유없이 선고가 연기되는 등 많은 파행이 있어, 참여연대는 이 모든 것이 삼성그룹의 로비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면서도 그것이 한낮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고대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판결결과를 보건대 담당재판부가 법관으로서의 소신과 양심을 저버리고 재벌 편들기에 나선 것이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오늘의 판결은 이재용등에 대해 삼성SDS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저가로 발행한 사건에 관하여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지난 5월 9일 무효라고 선언한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점에서도 이미 그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환사채는 발행절차상 이사회 결의도 없음이 인정되고, 전환가격면에서도 염가발행이며, 발행목적의 점에서도 지배권 강화 및 재산의 사전 상속과 증여를 의도한 것이지 삼성전자의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미 발행된 상태이므로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무효라고 하기는 곤란하다고 하였다.
재판부의 논리대로 하자면 발행하기 전에 발행하지 못하도록 막아야지 발행하고 난 이후에는 아무리 커다란 문제가 있더라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결론이다.
이는 법을 떠나 상식적으로도 전혀 성립할 수 없는 논리이며, 참여연대는 재판부가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함에 있어 법적인 양심에 따르지 않았음을 규탄한다.
이 소송의 발단은 97년 3월 24일 삼성전자가 600억원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 이재용씨가 450억원, 삼성물산이 150억원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이것은 이재용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발행된 것으로, 일반 소액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고 회사의 지배권을 변동시킬 수 있으며, 전환가격 또한 이재용이외의 제3자에게 발행할 때에는 10만원 이상이 발행일의 시가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어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상법에서는 특히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 대해 회사 정관에 금액과 전환의 조건, 전환으로 인해 발행할 주식의 내용, 전환 청구 가능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러한 내용을 추상적인 규정으로 두고 있고 상당부분 이사회 결의로 위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참여연대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재판부는 자금조달의 긴급한 필요시 회사 정관에 나와있는 규정만으로도 사채 발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기 때문에 원고의 주장에 이유없다고 판단하였다. 이것은 지난 삼성SDS의 가처분소송에서 고법이 인용 결정을 내릴 때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관련 정관의 하자를 주요한 근거로 제시한 것과 무척 대조적이다. 재판부 또한, 삼성SDS 건을 의식해서 판결문 요지에 이번 삼성전자 건은 SDS건과 사안이 상당히 다르다며 사족을 달았으나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항소심에서 절차상 하자로 새롭게 밝혀진 것은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이사회가 소집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이사회의사록에는 당시 국외에 체류중인 이사도 마치 참석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어 이사회의사록이 허위임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재판은 비단 재벌의 편법 상속의 문제점이외에 이사회 결의도 없이 이사회의사록만 작성하는 행위의 법적 효력을 묻는 중요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정족수 미달로 이사회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도, "대표이사에 의하여 발행된 이상 무효하고 할 수 없다"라고 판단함으로써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바, 심각한 판단의 잘못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삼성전자의 전환사채발행 건이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며, 이건희씨가 삼성그룹의 지배권, 경영권을 아들 이재용씨에게 승계시키기 위해 제일기획과 삼성중앙개발 등 비상장 주식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해 95년말부터 지속적으로 진행시켜온 승계작업의 일환이다. 이재용씨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8천만원을 증여받아 16억원만 증여세로 물고 4조원대에 이르는 재산 불리기와 경영권을 확보해왔다. 이번 고법 판결로 신주발행의 효력이 발생하여 이재용씨가 삼성전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서 얻은 90만주도 현재 주당 348,500원으로 계산하면 2천6백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재벌 2-3세에게 주주들의 재산을 탈취하여 회사 재산과 경영권을 넘겨주는 행위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무시한 것이며, 정부 정책에도 위배되는 판결로서 다시 한번 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번 결정이 현재 회사측에 의해 항고가 진행중인 상장 및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과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본안소송에 영향이 미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 삼성전자 전환사채발행 관련 소송 일지
97년
- 3월 24일 삼성전자, 사모전환사채 발행하여 이재용 및 삼성물산에 매각
- 6월 24일 참여연대, 삼성전자 전환사채발행무효청구소송 및 처분금지가처분신청
- 9월 25일 전환가능 시작일
- 9월 26일 처분금지가처분 판결 예정일 (재판부 사정으로 연기)
- 9월 29일 삼성전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 9월 30일 수원지법, 전환사채처분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
- 10월 2일 삼성전자, 전환주식 상장 신청
- 10월 6일 참여연대, 삼성의 상장신청을 알게 됨
- 10월 7일 참여연대, 증권거래소에 상장유예 요청서 발송 /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신청, 상장금지 가처분신청
- 10월 8일 참여연대, 신주발행무효소송으로 변경/ 증권거래소에 상장유예 2차 요청서 발송
- 12월 17일 수원지법, 상장 및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 (상대측 항고로 현재 계속 재판 진행 중) / 본안 재판부, 신주발행무효소송 원고측(참여연대) 패소 판결
- 98년 1월 7일 참여연대, 서울고법에 항소
- 99년 2월 12일 판결 예정일 (재판부 선고 연기, 변론 재개)
2000년
- 3월 31일 삼성전자 윤종용부회장 신문 (이재용씨에 대한 증인신청은 거부됨)
- 5월 26일 판결 예정일 (재판부, 선고 연기)
- 6월 23일 서울고법 민사1부,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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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참여연대, 삼성SDS 가처분 항고심 승소
Tracked from 시민경제위원회 2003/03/15 19:11 삭제삼성 이재용씨로의 편법적인 경영권, 재산권 승계에 제동 1. 오늘 서울고등법원 민사12부(재판장 오세빈)는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매각과 관련하여 참여연대가 제기한 신주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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