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자에 대한 주식배분 원칙을 권고안이 아닌 상장규정에 담아야

- 상장자문위원 선임의 기준 및 절차도 투명하게 밝혀야

1. 어제(13일) 금감위가 구성한 생명보험사상장자문위원회는 생명보험업계와 시민단체와의 개별 비공개간담회를 마친 후 양측의 주장을 절충한 권고안을 8월말까지 금감위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상장자문위원회가 한편으로는 계약자 몫의 재평가차익 내부유보액이 지급여력비율의 산정에 포함되는 등 회사가치의 증대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계약자에 대한 주식배분 주장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힌 것에 지극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내부유보액이 사실상 자본의 역할을 했음을 인정한다면, 즉 계약자에 대해 준(準)주주적 지위를 인정한다면, 당연히 주식으로 상장차익을 배분하여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경실련 및 함께하는시민행동 등과 함께 생명보험사 상장차익의 주식배분 원칙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밝힌다.

2. 한편, 상장자문위원회가 제시할 권고안의 내용에 못지 않게 참여연대가 우려하는 것은 금융감독위원회의 소극적인 태도이다.

상장자문위원회가 제출한 권고안을 기초로 TV 공개토론 등 국민을 상대로 한 투명한 논의과정을 거친 후 금감위는 그 결과를 수렴하여 증권거래소로 하여금 생명보험사 상장규정을 만들도록 함으로써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금감위의 책임있는 자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증권거래소의 상장규정은 건설업 등 개별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를 담고 있다. 따라서 계약자가 생명보험사의 성장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생명보험산업의 특수성, 특히 주주 몫의 자산재평가차익을 자본잉여금으로 내부유보한 삼성생명 및 교보생명의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를 상장규정에 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물론 상장규정에 주식배분비율 및 배분절차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다 반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부유보된 재평가적립금의 주식배분 원칙'을 상장규정에 담고, 나머지 구체적인 내용은 계약자-주주-감독당국 간의 합의를 기초로 해당회사의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의결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3.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금감위는 상장규정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안만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고안 제시는 상장자문위원회의 역할이다. 금감위가 상장규정 반영 대신 권고안 제시에 그치는 것은 감독당국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금감위의 소극적인 태도는 사실상 상장을 하지 말라는 것이며, 올 연말로 시한이 정해져 있는 재평가차익 법인세 납부만을 다시 연기시켜 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수년째 끌어 온 생보사 상장과 관련한 논란을 비생산적으로 반복할 소지만을 남겨두는 것으로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

자산 70조(삼성생명), 30조(교보생명)에 이르는 대형 생명보험사를 비상장 상태에서 계약자 권익보호 및 경영투명성 감독의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것은 감독당국의 직무유기이다. 금감위는 조속히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상장방안을 도출하여 이를 증권거래소 상장규정에 반영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4. 한편, 금감위가 위촉한 7인의 상장자문위원들이 어떤 기준에 따라 어떤 절차를 거쳐 선임되었는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심지어 위원장인 나동민 박사(KDI 선임연구위원)를 제외한 나머지 6인의 위원들은 소속은 물론 이름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상장자문위원회가 제시할 권고안의 공정성은 위원 구성의 투명성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금감위는 상장자문위원 선임의 기준 및 절차 및 구성원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끝.
경제개혁센터


2003/08/14 11:07 2003/08/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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