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집단소송법안 처리 무산에 따른 책임 물을 것



1. 지난 7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합의안이 마련된 바 있는 증권집단소송법안은 결국 오늘(29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여 8월 임시국회내 법안제정은 무산되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오늘 법안처리가 무산된 이유가 법안내용에 대한 심각한 이견 때문이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7월 23일 법안심사소위 통과안의 일부 조항(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의 시행시기 문제, 소제기 요건 중 지분율 요건 강화 문제 등)을 수정함에 따른 이른바 개혁후퇴 비난 부담을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서로 상대방에 떠넘기기 위한 치졸한 당리당략의 결과로 보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자민련 김학원 의원이 추가 수정제의한 내용(악의적 소송에 대한 담보제공 명령)은 양당의 암묵적 담합 하에 법안처리를 지연시킨 빌미가 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논리로 계속 법안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 양당 정책위와 법사위들에 대해 국민의 대표로서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으며, 개혁입법을 무산시킨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2. 오늘 오전 법사위 심사소위에서는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후 심사소위 통과안과 2건의 수정안을 놓고 전체회의에서 표결처리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오후에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표결에 관한 논의는 전혀 없이, 김학원 의원이 이미 7월 23일 심사소위에서 합의처리하였던 담보제공 조항 등을 재론하였고, 이에 일부 법사위원들이 동조하여 구체적인 수정조문 제출 후 다시 토론하자고 제안함으로써 법안처리가 무산되었다.

한마디로 한편의 희극이었다. 법사위원 개개인은 물론, 오전에 심사소위에 출석하여 입장표명한 양당 정책위 의장들이나 전체회의에 출석하여 답변한 김진표 부총리에게서 개혁입법의 처리에 대한 의지를 발견하기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오직 하나, 7월 23일 심사소위 통과안의 수정에 따른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기 싫다는 것뿐이었다.

3. 참여연대는 최근 증권집단소송법안에 대한 논의에서 매우 심각한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7월 23일의 심사소위 통과안은 대단한 개혁법안이고, 이후 재계의 로비를 받아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 수정안들은 심각한 개혁후퇴법안인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그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7월 23일의 심사소위 통과안에서도 이미 소액다수 피해자의 구제수단으로서의 실효성은 상당히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증권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된다는 상징적 의미뿐이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회피로 인해 제도도입 자체도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15대 국회에서 회기만료로 증권집단소송법안이 자동폐기되었던 악몽이 16대 국회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참여연대는 아무리 실효성이 적은 법안일지라도 입법화 자체가 무산되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한다. 소액다수 피해자에 대한 사후적 구제수단으로서의 의미는 상실되었지만, 제도도입이 가져올 기업경영에 대한 사전적 규율효과마저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증권집단소송제도의 시행이 확정되어야만 기업이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치졸한 당리당략에 의해 입법을 지연시키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다시 한번 강력히 비판하며, 법안처리가 무산될 시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경제개혁센터


2003/08/29 18:44 2003/08/29 18:44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Economy/trackback/923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