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 관련 논평
기업별 이슈/삼성그룹 :
2003/10/06 23:51
재벌총수 및 2세와 관련된 거래도 조사하였는지 분명히 밝혀야
1. 오늘(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6대 그룹 22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조사 결과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현대 중공업 등 5개 그룹에서 6,844억원 규모의 지원성 거래를 통해 총 900억원 규모의 부당지원이 이루어진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과징금 315억 1,800만원과 과태료 10억 3,000만원이 부과되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SK그룹을 제외한 여타 그룹의 경우 과거에 비해 부당지원금액이 줄어드는 등 부당내부거래 관행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사실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것이 재벌 지배구조의 실질적 개선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조사대상기간인 2000년 1월 이후에도 재벌총수 및 그 2세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삼성그룹의 이재용씨, SK그룹의 최태원씨,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씨 등), 이번 조사에서 아무런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 재벌총수 및 그 2세와 관련된 거래도 대상에 포함된 것인지, 엄격하게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내부거래가 적발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2. 한편 공정위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지원회사에 대해서만 과징금 등을 부과할 뿐 수혜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조치가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즉 지원주체 기업과 그 소액주주는 부당내부거래가 적발될 경우 거래 자체에 따른 손실에 더하여 과징금 부과라는 이중의 손실을 안게 될 뿐, 이를 보전할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지원회사의 일방적인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마땅히 수혜회사에게도 거래를 원상회복시키는 등의 제재조치를 부과해야 할 것이다.
또 현재 공정위는 부당내부거래 사실만을 밝힐 뿐, 실질적으로 거래를 주도한 임원 등의 의사결정 책임자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실질적 의사결정자에 대한 책임추궁은 주주대표소송 등 민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주주대표소송에서는 부당내부거래의 책임 주체를 밝히는 입증책임이 원고에게 주어져 있어, 실질적 의사결정자에 대한 책임추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례로 참여연대가 제기한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1심에서 중앙일보와 삼성물산 및 삼성중공업에 대한 부당지원이 당시 총수와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지원에 관여했다고 볼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사회 이사 전원에게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공정위 등의 감독당국이 실질적 의사결정자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상법 제401조의2 업무집행지시자(사실상의 이사, shadow director) 개념은 사문화될 뿐이며 재벌의 부당내부거래 관행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공정위는 부당내부거래 사실의 적발뿐만 아니라 거래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책임자를 밝히는데까지 조사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3. 한편 참여연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검토하여 중대한 부당내부거래 사안에 대해서는 주주대표소송 등 부당내부거래의 실질적인 책임자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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