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2심판결, 의미와 한계
칼럼/기고 :
2003/11/24 18:39
최근 서울고등법원 민사21부(재판장 김진권 부장판사)는 참여연대 주도로 제기된 삼성전자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한 소액주주들의 주주대표소송에 대해 이건희 회장에 대해 70억원을, 나머지 이사들에 대해서는 120억원 합계 19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1심 판결의 경우 이건희 회장에 대해 75억원, 나머지 이사들의 경우 이천전기 부실인수건과 관련하여 276억여원, 삼성종합화학 주식 저가매각과 관련하여 626억 여원 등 합계 977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한 바 있었으나 위 항소심판결에서는 판결금액이 대폭 감액되었다.
아직 판결문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략 1심 판결에서 인정되었던 75억원의 회사자금 뇌물공여액 중 5억원이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감액된 것으로 보이고, 이천전기 부실인수건은 이사들의 경영판단이 위법한 정도로까지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과 달리 전부 기각되어 276억여원이 감액된 것으로 보이며, 삼성종합화학 주식 저가매각건은 1심 판결과 같이 626억여원의 손실이 발생되었으나 이사들이 삼성전자의 이익창출에 공헌한 공로 등을 감안하여 120억원으로 감액된 것으로 보인다.
감액사유 중 소멸시효 완성 부분은 별 다툼이 없는 부분이나 이천전기 부실인수에 따른 이사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과 삼성종합화학 저가매각에 따른 이사들의 손해배상책임 액수를 대폭 감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을 달리 할 수 있다.
우선 이천전기 부실인수와 관련하여 1심판결의 경우 인수에 있어서 이사들에 의하여 신중히 검토되지 아니하면 안될 제반 사정에 대하여 이사들의 사전 검토를 하지 아니하였고,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된 이사회에서도 자료를 제대로 제시받지도 아니한 채 1시간 동안에 이루어진 토의만으로 비정상적인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는 이천전기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삼성전자의 이익을 위하여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합리적인 통찰력을 다하여 적절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경영판단으로 보호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2심법원은 이사들이 합리적이고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결정한 것이라는 전제하에 경영판단의 법칙에 의한 보호를 준 것이다.
이사들이 회사의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에서 논의를 하여 결정함에 있어 어느 정도까지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합리적인 통찰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법률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으며 통상 법원의 판례를 통해 그러한 기준이 구체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러한 기준은 법원이 이사들의 경영과 관련한 주의의무를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이천전기 인수건의 경우 1심판결과 2심판결이 결론을 달리 한 것은 통상의 이사들에게 요구되는 경영상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주의의무의 기준에 대해 1심판결은 좀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반면 2심판결은 그 보다 낮은 주의의무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주대표소송이 발달한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보자면 1심판결은 어느 정도 글로벌한 기준에 근접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할 수 있는 반면, 2심판결은 한국기업경영의 실제 현실을 참작하여 기준을 낮추어 적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므로 이천전기 건의 경우 법원이 적극적으로 이사들의 주의의무를 강화해나가는 방향으로 사고를 하는가 아니면 과거의 미흡한 경영관행을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사고를 하는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데, 결과를 놓고 보자면 2심판결의 경우 후자의 관점에서 판단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다음으로 삼성종합화학 저가매각과 관련하여서는 2심 법원의 감액에 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사들이 통상의 경영인으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거액의 자산을 저가로 매각함으로써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은 이사가 수임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데 따른 책임이다. 이러한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통상의 손해액이 확정된 상태에서 채무자인 이사가 채권자인 회사에 대하여 지는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근거는 과실상계의 법리를 원용하는 외에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서 회사는 형식적인 법적 실체일 뿐이므로 어떠한 행위에 따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이상하고, 그렇다고 주주들에게 과실을 묻기도 어렵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법으로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법원이 그러한 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배상액을 감액하는 것은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통상 손해액의 80% 이상을 감액하는 것은 그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 점과 관련하여서는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2심 판결은 비록 위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함에 있어서 강행법규를 벗어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이건희 회장이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공여를 함에 있어 삼성전자의 분식회계를 통해 조성된 회사 자금을 이용한 행위에 대해 법원은 설사 그러한 행위가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불법적인 경영행위는 보호해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최근 지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검찰이 국내 유수 재벌기업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법적인 정치자금 제공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의 유착의 매개고리라고 할 수 있는 불법 정치자금의 수수행위는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중의 하나이자, 국내 재벌기업들의 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한국정치의 선진화를 위하여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며, 재벌기업의 이사들 중 분식회계 등을 통해 조성된 소위 비자금을 정치권에 불법정치자금으로 제공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과정에 관여한 자들은 그러한 방법에 의해 유출된 회사의 자금에 상당하는 손해배상금을 자발적으로 회사에 지급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비상장주식을 이용하여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편법적으로 상속을 하는 행위 또는 비상장주식을 이용하여 재벌 총수들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지배권 강화에 필요한 지분을 저가로 취득하는 등의 잘못된 행위들과 관련하여서도 이번 판결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비상장주식거래 배임 문제나 편법상속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재용씨의 삼성에버랜드 주식취득과정에서의 문제 등은 모두 비상장주식의 거래가격이 문제로 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이번 판결의 경우 비상장주식을 적정한 가치 이하로 거래한 이사들의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비상장주식의 적정가치에 대해 논란이 있는 사안들에서 이사들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또는 형사상 배임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련한 사법기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세금부과를 목적으로 규정된 상속세법시행령상의 비상장주식에 대한 보충적 평가방법은 비상장주식의 적정가치를 산정함에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이번 판결은 분명히 하였기 때문에 동일한 방법으로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산정하여 거래한 위와 같은 사안들의 경우에도 이번 판결의 판단기준이 원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심 판결의 경우 이건희 회장에 대해 75억원, 나머지 이사들의 경우 이천전기 부실인수건과 관련하여 276억여원, 삼성종합화학 주식 저가매각과 관련하여 626억 여원 등 합계 977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한 바 있었으나 위 항소심판결에서는 판결금액이 대폭 감액되었다.
아직 판결문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략 1심 판결에서 인정되었던 75억원의 회사자금 뇌물공여액 중 5억원이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감액된 것으로 보이고, 이천전기 부실인수건은 이사들의 경영판단이 위법한 정도로까지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과 달리 전부 기각되어 276억여원이 감액된 것으로 보이며, 삼성종합화학 주식 저가매각건은 1심 판결과 같이 626억여원의 손실이 발생되었으나 이사들이 삼성전자의 이익창출에 공헌한 공로 등을 감안하여 120억원으로 감액된 것으로 보인다.
감액사유 중 소멸시효 완성 부분은 별 다툼이 없는 부분이나 이천전기 부실인수에 따른 이사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과 삼성종합화학 저가매각에 따른 이사들의 손해배상책임 액수를 대폭 감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을 달리 할 수 있다.
우선 이천전기 부실인수와 관련하여 1심판결의 경우 인수에 있어서 이사들에 의하여 신중히 검토되지 아니하면 안될 제반 사정에 대하여 이사들의 사전 검토를 하지 아니하였고,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된 이사회에서도 자료를 제대로 제시받지도 아니한 채 1시간 동안에 이루어진 토의만으로 비정상적인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는 이천전기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삼성전자의 이익을 위하여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합리적인 통찰력을 다하여 적절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경영판단으로 보호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2심법원은 이사들이 합리적이고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결정한 것이라는 전제하에 경영판단의 법칙에 의한 보호를 준 것이다.
이사들이 회사의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에서 논의를 하여 결정함에 있어 어느 정도까지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합리적인 통찰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법률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으며 통상 법원의 판례를 통해 그러한 기준이 구체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러한 기준은 법원이 이사들의 경영과 관련한 주의의무를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이천전기 인수건의 경우 1심판결과 2심판결이 결론을 달리 한 것은 통상의 이사들에게 요구되는 경영상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주의의무의 기준에 대해 1심판결은 좀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반면 2심판결은 그 보다 낮은 주의의무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주대표소송이 발달한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보자면 1심판결은 어느 정도 글로벌한 기준에 근접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할 수 있는 반면, 2심판결은 한국기업경영의 실제 현실을 참작하여 기준을 낮추어 적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므로 이천전기 건의 경우 법원이 적극적으로 이사들의 주의의무를 강화해나가는 방향으로 사고를 하는가 아니면 과거의 미흡한 경영관행을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사고를 하는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데, 결과를 놓고 보자면 2심판결의 경우 후자의 관점에서 판단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다음으로 삼성종합화학 저가매각과 관련하여서는 2심 법원의 감액에 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사들이 통상의 경영인으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거액의 자산을 저가로 매각함으로써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은 이사가 수임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데 따른 책임이다. 이러한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통상의 손해액이 확정된 상태에서 채무자인 이사가 채권자인 회사에 대하여 지는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근거는 과실상계의 법리를 원용하는 외에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서 회사는 형식적인 법적 실체일 뿐이므로 어떠한 행위에 따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이상하고, 그렇다고 주주들에게 과실을 묻기도 어렵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법으로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법원이 그러한 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배상액을 감액하는 것은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통상 손해액의 80% 이상을 감액하는 것은 그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 점과 관련하여서는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2심 판결은 비록 위와 같은 문제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함에 있어서 강행법규를 벗어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이건희 회장이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공여를 함에 있어 삼성전자의 분식회계를 통해 조성된 회사 자금을 이용한 행위에 대해 법원은 설사 그러한 행위가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불법적인 경영행위는 보호해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최근 지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검찰이 국내 유수 재벌기업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법적인 정치자금 제공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의 유착의 매개고리라고 할 수 있는 불법 정치자금의 수수행위는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중의 하나이자, 국내 재벌기업들의 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한국정치의 선진화를 위하여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며, 재벌기업의 이사들 중 분식회계 등을 통해 조성된 소위 비자금을 정치권에 불법정치자금으로 제공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과정에 관여한 자들은 그러한 방법에 의해 유출된 회사의 자금에 상당하는 손해배상금을 자발적으로 회사에 지급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비상장주식을 이용하여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편법적으로 상속을 하는 행위 또는 비상장주식을 이용하여 재벌 총수들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지배권 강화에 필요한 지분을 저가로 취득하는 등의 잘못된 행위들과 관련하여서도 이번 판결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비상장주식거래 배임 문제나 편법상속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재용씨의 삼성에버랜드 주식취득과정에서의 문제 등은 모두 비상장주식의 거래가격이 문제로 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이번 판결의 경우 비상장주식을 적정한 가치 이하로 거래한 이사들의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기 때문에 비상장주식의 적정가치에 대해 논란이 있는 사안들에서 이사들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또는 형사상 배임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련한 사법기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세금부과를 목적으로 규정된 상속세법시행령상의 비상장주식에 대한 보충적 평가방법은 비상장주식의 적정가치를 산정함에 있어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이번 판결은 분명히 하였기 때문에 동일한 방법으로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산정하여 거래한 위와 같은 사안들의 경우에도 이번 판결의 판단기준이 원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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