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부패방지법 논의에 대한 논평



- 독립성, 공익제보자 보호 권한 의문

- 공직자윤리규정, 특별검사제 반드시 포함되어야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는 4월 17일(화) 오전9시, 부패방지법안 관련 여, 야의 쟁점에 대한 논의를 모니터하기 위해 국회 법사위 제1법안심사소위를 방청했다.

이날 법사위 소위는 주로 부패방지법 중 부패방지위원회의 성격과 직무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이는 부패방지법의 핵심 쟁점인 공직자 윤리규정(떡값 처벌 기준 법제화), 특별검사제 도입 등 가장 논쟁적인 쟁점 이외의 쟁점에 대해 먼저 토론하자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간 논의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정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과 부패근절을 담당할 부패방지위원회의 성격과 구성과 관련, 부방위를 민주당 안대로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되 그 임명절차와 구성에 대해서는 객관성과 중립성을 기하기 위해 한나라당 안대로 위원 등을 대통령, 국회, 대법원 등이 추천한 자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잠정 합의.

둘째, 부패 신고사항에 대한 위원회의 조사권 부여와 관련, 신고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형식적 조사권(심사권)을 부여하자는 한나라당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하고, 내부고발자가 내부고발로 인해 불이익을 당했다고 호소할 경우 이에 대한 조사권 내지 사실확인을 할 수 있는 절차를 두는데 잠정 합의.

셋째, 부패행위 신고자에 대한 신분보장과 관련, 이를 국가기관에만 적용할 것인지 민간단체(기업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지는 추후 논의토록 하되, 최소한 시민단체 제안 법안75조 1항이 담고 있는 바 "누구든지 비리를 고발하였거나 하려 한다는 이유로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해고, 정직, 감봉, 전보 등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로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선언적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잠정 합의.

이날 소위 논의에서 부패방지위원회의 소속과 구성에 대해서나마 논의가 시작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패행위 신고자 보호 대책과 관련하여, 부패신고자에 대해 불이익조치가 취해졌다고 신고자가 주장할 경우 이에 대한 입증책임을 신고자가 아니라 해당기관이나 민간단체에 두어 보복조치를 통제하는 문제, 신고자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호소할 경우 이에 대해 위원회가 직접 조사권을 행사하는 문제, 신고자에 대한 포상 및 보상 의무화에 관한 문제 등 위원회의 핵심 임무라 할 수 있는 부패행위 신고자 보호와 관련된 중요한 쟁점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또한 신고자 보호규정을 민간인에게까지 확대할 것인지, 부패방지위원회가 관할하는 범위를 행정기관으로만 한정할 것인지 국회 법원 등 헌법기관 전체로 할 것인지 논란 끝에 합의를 보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부방연대는 오늘의 논의에 대해 다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부패방지위원회를 독립기구로 하여야 한다.

- 소위의 여야 잠정 합의대로 부패방지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했을 경우 활동 대상 기관이 공공행정기관에 한정돼 입법부나 사법부 및 기타 공공기관의 부패문제에 대해서는 다룰 수 없게 돼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둘째, 반부패특별위원회는 비리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행위에 대해서 강력한 조사권을 가져야 하며 일반 비리신고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조사권한을 가져야 한다.

- 여야가 합의한 형식적 조사권이란 매우 모호하여 그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위원회는 피신고 기관에 대해 자료제출 요구 및 실태조사 권한, 이해관계인·참고인 또는 관계 공직자의 출석 및 의견 진술 요구권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권한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위원회는 현재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수준의 민원접수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다.

- 특히 비리신고자에 대해 불이익 조치가 취해졌을 경우에 한해서는 위원회가 직접 조사권을 발동하여 그 진위여부를 직접 가려야 하며 이러한 실질적 권한이 없다면 부패방지위원회는 '공익제보자 보호'라는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불이익)조치와 관련해서는 특별조사국을 두어 직접 조사하고 있다.

셋째, 공익제보자 보호의지를 보다 분명히 해야 하고 보상을 의무화해야 한다.

- 비리신고자에게 신분상의 불이익을 행하거나 위원회의 원상회복 등의 조치요구 사안 위반할 경우에 대한 사법적 처벌조항을 두어야 한다. 또 내부고발자 보호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신분상 불이익 처분'으로 판단되는 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내부고발자 소속기관에 두어야 하며 부패신고에 의한 예산낭비 절감액의 일정비율을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것 역시 의무화해야 한다. 일부 의원들은 이 경우 내부제보의 남발을 우려하고 있으나 한국의 왜곡된 조직문화 속에서 투서가 아닌 실명의 방법으로 조직내부문제를 위원회에 제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조금만 생각한다면 그 같은 걱정은 기우이거나 부작용에 대한 의도적인 과장이라 할 수 있다.

넷째, 공직자윤리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법제화해야 한다.

- 공직자윤리규정과 관련한 사항은 오늘 소위의 논제는 아니었으나 여야당 모두 이를 부패방지법에 포함하지 않고 있어 여야가 합의하여 이를 논의대상에서 제외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부패방지법은 사실상 공직자의 윤리규정을 제대로 법제화하자는 취지의 법이며 현재의 공직자윤리법이 외국으로부터의 선물에 대한 처리와 공직자의 재산등록에 관한 사항만을 담고 있어서 공직사회의 부패통제 장치로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직자윤리규정을 부패방지법에서 제외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섯째, 고위직 부패 사정대책으로서 특별검사제 도입이 필요하다.

- 고위직 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은 부패방지 정책의 핵심이며 이는 독립적 사정기구의 도입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검사제는 회피해서는 안될 반부패대책이다. 특별검사제가 제기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적 사건 또는 고위직 부정부패와 관련된 사건에서 검찰이 중립성을 지키지 못해왔고, 검찰의 기소독점권한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어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력한 법률을 제정하더라도 이를 중립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수사기구가 없다면 그 법률은 실효성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향후 법사위 소위에서 이 문제가 진지하게 다루어지는 지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맑은사회만들기본부
2001/04/17 00:00 200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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