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정기관과 정치인 병역비리 전면 재수사해야
공직윤리 :
2001/05/16 00:00
최근 병역비리 수사와 관련 논평
1. 병역비리에 헌병대, 기무사 등 군 사정기관과 고위권력자들이 개입되어 있다는 국민들의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수사당국은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사건을 은폐, 축소하는 데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군 사정기관과 고위권력자들의 개입여부를 포함해서 병역비리를 전면 재수사해야 한다.
2. 지난 99년 12월 병역비리 수사는 200건 내외의 기무사 관련 병역비리 중 극히 일부만 드러낸 채 수사 종결되었고, 지난 2월 검·군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의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1년간의 수사도 성과 없이 끝난 바 있다. 특히 군검찰은 지난 14일 박노항 원사를 기소하면서 박원사에 대한 헌병대 합조단의 조직적 비호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3. 1999년 12월 28일 국방부는 기무사 등의 병무비리 수사 관련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무사의 수사방해 및 외압이 없었고 수사자료 유출자는 확인할 수 없었으며 수사의 축소·은폐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국방부는 병역비리 혐의를 받고 있었던 기무사가 병역비리 관련 군의관들을 수시로 면담한 것에 대해서도 '기무사의 일상적인 활동' 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병역비리에 연루된 기무사가 역시 이에 개입한 군의관을 면담한 것을 '일상적 활동'이라고 한 국방부의 발표는 설득력이 없다. 당시 국방부 감사과정에서 감사를 받은 한 군의관은 "기무사가 정보제공자인 김모씨와 관련된 허위진술서를 강요하고 'A' 군 검찰부장이 정보제공자 김모씨를 수사팀에서 제거해 줄 것을 기무사에 여러 차례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국방부 감사결과에 이러한 진술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99년 병역비리 특별수사때 기무사 개입 의혹"이라는 기사는 당시의 이러한 감사결과가 국민을 우롱한 한편의 '사기극' 이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4. 2000년 2월‘총선용 편파수사’라는 일부의 반발을 일축하고 검, 군 20명의 수사진으로 구성되었던 합동수사반 역시 전·현직 의원 54명를 포함한 고위층 인사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에 대한 불구속 기소에 그쳐 검찰의 정치인 등 고위권력층 병역비리 수사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국민들은 잘 깨닫게 되었다.
면책을 보장받고 수사에 참여한 군의관들이 밝힌 바에 의하면 군사정기관이 개입한 병역비리는 200여 건에 달하며 이중 상당수는 고위권력자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고위 권력자들의 병역사항은 군사정기관의 특별관리대상이며 이들의 묵인과 방조 없이는 병역비리가 저질러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애초부터 이들 사정기관에 대한 수사 없이 병역비리를 제대로 밝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5. 지난 14일 군검찰이 박노항 원사를 구속 기소하면서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박 원사 도피 방조 의혹에 대해 `개인적 비호'로 종결 처리한 것은 '군검찰의 헌병대 봐주기'라는 의혹이 있다. 특히 박 원사 도피 직후인 1998년 5월26일 당시 합조단 수사관 이아무개 준위 등 3명이 합조단장에게 보고하고 박씨를 만난 것을 `개인적 비호'로 얼버무린 군검찰의 설명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도피한 박원사를 휴가로 처리한 것을 두고 어떻게 '개인적 비호' 라고 할 수 있겠는가.
6. 특히 언론에 따르면, 병역비리에 관한한 박원사의 `스승` 격이라는 헌병대 모 준위 역시 지난 83년부터 93년까지 10년간 수도통합병원의 병역비리를 감시하는 합조단 소속의 파견수사관으로 있으면서 병역비리를 저질러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의 주변에 병역비리에 개입한 헌병대 수사요원들이 더 있다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에 대해 전혀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군검찰이 애초부터 수사의지를 갖고 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7.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수사는 군 사정기관에 대한 의혹을 밝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박노항에 대한 합조단의 조직적 비호 혐의에 대한 재조사는 물론 헌병대, 기무사 요원들의 병역비리 혐의에 대한 재수사가 철저히 진행되고 이와 연계된 정치인 등 고위권력자들에 대한 수사도 성역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것만이 권력층 병역비리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과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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