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



'수사'만 있을 뿐 알맹이가 빠져버린 반부패정책

국민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할 연이어 터져 나오는 일부벤쳐와 권력층의 유착을 근절할 처방책에 대해 기대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은 반부패정책에 대한 수사만 있을뿐 이를 실현할 알맹이가 빠져버린 기자회견으로 끝나고 말았다.

'권력형 부패'에 대한 대안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제1순위로 제시되어야 할 개혁과제였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는 '특별수사검찰청의 설치'외에 어떠한 내용도 제시되지 않았다. 일련의 벤쳐 '게이트'로부터 우리는 현재의 검찰조직으로는 '권력형 부패'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민단체와 언론, 심지어는 집권당의 정치인들과 검찰 일부도 이 사실을 인정한다. 오직 한사람, 김대통령만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검찰내부의 기구에 불과한 특별수사검찰청을 권력형부패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권력형 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길은 검찰의 치열한 자기반성과 검찰개혁의 제도화에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미 검찰청법 개정,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특검제 상설화, 재정신청대상의 확대의 필요성은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개혁안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언급도 없다.

게다가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고위공직자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는 아예 배제되어 있다.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일련의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윤리불감증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 흐트러진 공직윤리와 도덕적 해이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떡값'의 처벌·이해상충회피의 제도화, 공직자 재산공개제도의 개선, 공직자 주식취득의 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직자 윤리법 개정작업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개혁을 위한 구체적 제도개혁방안 외면

정부가 해야 할 일과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아직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정작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원리에 의해 상시적 기업.금융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다. 과연 현재의 법.제도 환경이 상시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만큼 충분히 정비되었는가? 아니다. 공정거래법, 은행법, 증권투자신탁법 등은 시장원리를 강화하기 보다는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개악되었거나 개악될 예정이며, 증권집단소송제는 도입 자체가 불투명하다. 청와대는 전경련의 개혁후퇴 로비대상이 되어 있는데, 연두기자회견에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일말의 의지도 읽을 수 없다.


특히 은행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영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원칙을 기초로 은행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민영화는 그 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다. 공적자금 회수에만 급급하여 재벌에 은행을 매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민생·복지 분야, 현실은 무시하고 선언만 반복

김대중대통령은 올해 4대 과제중 하나로, 중산층과 서민생활 향상을 약속하고, 이를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4대 보험 중 건강보험은 재정이 바닥나 계속적인 후퇴를 거듭하고 있고, 국민연금 기금의 관리체계 부실로 인해 이에 대한 불신도 날로 커져가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었다고 하나 빈부격차는 더욱 커져가고 있는 데다가,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제대로된 서비스는 아직 멀기만 하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기조이자 사회복지 분야를 이끌어 온 '생산적 복지'는 결국 구호만 남았고, 비효율적인 시스템과 관료행정으로 제도조차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과 노인, 취약계층의 소득보장체계를 바로잡아야 하고, 재정을 이유로 한 건강보험의 후퇴를 개혁의 방향으로 되돌려야 한다. 예산을 늘이고 노력해도 전달체계가 바로잡혀 있지 않아 실업과 복지, 사회보험 문제 해결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한 전달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

주택분야의 정책은 현 정부 출범이후 거듭되는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 대통령이 임기내 주택보급률 100% 달성과 국민주택 20만호 건설, 전월세대출금의 지원등을 약속했지만 지난 시기 정책의 난맥상으로 볼 때 이의 실현여부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정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막연한 약속이 아니리 공공주택건설부문의 예산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 건설부지 확보방안은 무엇인지와 지자체, 주택공사 등 공급주체들과의 실질적인 정책협의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개혁적 인사를 전면배치하는 개각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개각에 대한 고민을 못했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적잖이 실망스럽다. 부패스캔들에 연루된 고위관료들의 인적쇄신을 통해 부패척결의 의지를 보이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특히 대통령 스스로가 양대선거와 정치활동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공언한만큼, 임기말의 국정개혁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개혁적 인사들을 전면배치하는 개각을 통해 새로운 진용을 짜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개혁의 구체적 성과물을 남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방향을 못 잡고 계속 혼선을 빚고 있는 경제정책과 민생복지 관련정책을 책임지는 관료들의 교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02/01/14 16:30 2002/01/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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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대통령 경제정책 기조, 정작 해야할 일 방기

    Tracked from 시민경제위원회 2003/03/15 19:11  삭제

    개혁적 인물로 경제팀을 전면 교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1. 오늘(14일) 오전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올 한해 국정운영의 4대 과제 중 그 첫번째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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